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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대구까지” 배움을 향한 끝없는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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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대구까지” 배움을 향한 끝없는 열정

대구대 평생교육대학에 입학한 임윤정 씨

대구대 평생교육대학 지역평생교육학과에 재학 중인 임윤정 씨. 대구대=제공이미지 확대보기
대구대 평생교육대학 지역평생교육학과에 재학 중인 임윤정 씨. 대구대=제공
[글로벌이코노믹 서성훈 기자] 지난 3월 대구대학교 평생교육대학 지역평생교육학과에 새로 입학한 임윤정(38·여) 씨는 등교를 위해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공항으로 향한다. 현재 살고 있는 제주도에서 학교가 있는 대구로 가기 위해서다.

그의 통학 길은 험난하다. 매주 수요일 오후가 되면 일하고 있는 복지관에 연가를 내고 급히 제주공항으로 발길을 옮긴다. 약 1시간의 비행시간을 거쳐 대구 공항에 도착한 그는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경북 경산에 있는 대구대로 향한다.
그는 수업이 시작되는 오후 6시에 빠듯하게 강의실에 도착해 3시간 동안 진행되는 수업을 듣는다. 수업이 끝나는 시각은 오후 9시. 대구에서 제주도로 가는 비행기는 이미 끊긴 시각이다. 그는 대구의 한 찜질방에서 밤을 보낸 후 출근을 위해 제주도로 향하는 첫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입학한 지 한 달 반이 지난 지금까지 그는 이러한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

그는 “그나마 지난달에 새벽 6시경에 대구에서 제주도로 가는 첫 비행기가 생겨 수업 다음날 출근을 위해 서울 김포공항까지 가야하는 수고로움을 덜었다”면서 “하늘이 돕는지 공부를 하려고 마음먹으니 하늘 길도 열리는 것 같다”고 밝게 웃었다.

제주도의 한 장애인 종합복지관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는 그는 인생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사회복지사로 다년간의 경험을 쌓았지만, 더 전문적인 배움에 대한 갈증이 커져갔기 때문이다.

그는 “제가 살고 있는 제주도의 한 대학에도 평생교육 단과대학이 있지만 원하는 학과가 없었다”며 “대구에 아무런 연고도 없지만 오로지 배움을 위해 대구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일과 공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먼 길을 오가는 그의 일과는 한마디로 ‘강행군’이다. 복지관에서는 팀장으로 일하며 장애인, 노인을 위한 프로그램 기획해 추진하는 일을 하고 있다. 사회복지사 직업 특성상 야근도 잦고 신경 써야 할 일도 많다.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진행되는 오프라인 수업 외에도 2개의 온라인 강의와 영어 수업까지 들어야 한다. 중간고사가 있는 요즘은 몸이 서너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하지만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를 가진 그는 학과 동기들 사이에서 큰 자극제가 되고 있다. 많은 학과 동기들이 일과 공부를 병행하고 있는데, 아무리 힘들어도 윤정 씨만큼 힘들겠냐며 서로 위로한다는 것이다.
윤정 씨는 “학과 동기 단톡방(단체 카카오톡방)에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다는 글들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지만, 그럴 때마다 서로 의지하며 함께 이겨내고 있다”면서 “한마디로 ‘동기’들이 ‘동기부여’를 하고 있는 셈이다”고 했다.

임 씨는 배움의 이유를 ‘사람’에 두고 있다. 그는 “배운다는 것은 사람을 알고, 서로 다른 사람들이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을 나누고, 그러면서 함께 성장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지금 대구대에서 공부하지 않았다면 제가 어떻게 이 좋은 사람들을 알 수 있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금 제주도와 대구를 오가는 생활이 두 달이 다 돼가지만, 마치 일 년이 지난 것처럼 쉽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는데, 4년을 무사히 마치고 영광의 졸업장을 받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다”면서 “지금의 ‘무모한 도전’을 ‘무한도전’으로 꼭 만들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올해 3월 처음 문을 연 대구대 평생교육대학에는 △지역평생교육학과 △사회적기업·창업학과 △실버복지·상담학과 △도시농업학과 △재활특수교육학과 △정보기술응용학과 등 6개 학과가 있으며, 총 57명의 학생이 공부하고 있다.

서성훈 기자 00489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