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통학 길은 험난하다. 매주 수요일 오후가 되면 일하고 있는 복지관에 연가를 내고 급히 제주공항으로 발길을 옮긴다. 약 1시간의 비행시간을 거쳐 대구 공항에 도착한 그는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경북 경산에 있는 대구대로 향한다.
그는 “그나마 지난달에 새벽 6시경에 대구에서 제주도로 가는 첫 비행기가 생겨 수업 다음날 출근을 위해 서울 김포공항까지 가야하는 수고로움을 덜었다”면서 “하늘이 돕는지 공부를 하려고 마음먹으니 하늘 길도 열리는 것 같다”고 밝게 웃었다.
제주도의 한 장애인 종합복지관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는 그는 인생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사회복지사로 다년간의 경험을 쌓았지만, 더 전문적인 배움에 대한 갈증이 커져갔기 때문이다.
그는 “제가 살고 있는 제주도의 한 대학에도 평생교육 단과대학이 있지만 원하는 학과가 없었다”며 “대구에 아무런 연고도 없지만 오로지 배움을 위해 대구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일과 공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먼 길을 오가는 그의 일과는 한마디로 ‘강행군’이다. 복지관에서는 팀장으로 일하며 장애인, 노인을 위한 프로그램 기획해 추진하는 일을 하고 있다. 사회복지사 직업 특성상 야근도 잦고 신경 써야 할 일도 많다.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진행되는 오프라인 수업 외에도 2개의 온라인 강의와 영어 수업까지 들어야 한다. 중간고사가 있는 요즘은 몸이 서너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하지만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를 가진 그는 학과 동기들 사이에서 큰 자극제가 되고 있다. 많은 학과 동기들이 일과 공부를 병행하고 있는데, 아무리 힘들어도 윤정 씨만큼 힘들겠냐며 서로 위로한다는 것이다.
임 씨는 배움의 이유를 ‘사람’에 두고 있다. 그는 “배운다는 것은 사람을 알고, 서로 다른 사람들이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을 나누고, 그러면서 함께 성장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지금 대구대에서 공부하지 않았다면 제가 어떻게 이 좋은 사람들을 알 수 있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금 제주도와 대구를 오가는 생활이 두 달이 다 돼가지만, 마치 일 년이 지난 것처럼 쉽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는데, 4년을 무사히 마치고 영광의 졸업장을 받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다”면서 “지금의 ‘무모한 도전’을 ‘무한도전’으로 꼭 만들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올해 3월 처음 문을 연 대구대 평생교육대학에는 △지역평생교육학과 △사회적기업·창업학과 △실버복지·상담학과 △도시농업학과 △재활특수교육학과 △정보기술응용학과 등 6개 학과가 있으며, 총 57명의 학생이 공부하고 있다.
서성훈 기자 00489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