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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서울신문 사장 탈락 이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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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서울신문 사장 탈락 이유 있었다

낙점해 놓고 사장 공모, 나머지는 들러리라는 사실 드러나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그렇다. 서울신문 사장도 정부가 낙점한 사람을 뽑는다. 기재부 사무관 출신 신재민씨가 30일 이같은 내용을 폭로했다. 나도 서울신문 사장에 지원한 바 있다. 공공연한 사실이지만 이번 폭로를 통해 입증됐다. 이전 정부와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나는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에서 3번 지원했다. 2012년, 2015년, 2018년. 모두 탈락했다. 찍어 놓고 진행하는 사장 공모. 그 벽을 깨기 위해 도전했지만 잇따라 실패했다. 2021년에도 도전할 생각은 갖고 있다. 4전 5기의 기적을 만들기 위해.

첫 번째 도전은 2012년. 내 나이 53살이었다. 그해 2월 7일 국장 사표를 내고 사장에 도전했다. 이명박 정부 때다. 정말 순수한 마음에서 서울신문 분위기를 바꿔 놓고 싶었다. 당시 서울신문은 패배주의에 젖어 있었고, 파벌이 심했다. 그것부터 깨는 것이 필요했다. 노조위원장 경험도 있었던 만큼 잘 할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내 꿈을 이룰 수 없었다. 1차 서류심사에서 탈락시켰다. 당시 서울신문은 현직의 경우 사표를 내야 사장에 출마할 수 있었다. 기자 가운데 나만 사표를 내고 출사표를 띄웠다. 주위에서도 깜짝 놀랐다. 청와대 측과 다 얘기가 됐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다. 그럴 리 없다. 그런 성역을 깨려고 출마했는데 사전에 접촉을 했겠는가.

2012년 서울신문 사장은 청와대 고위관계자와 가까운 인척이 됐다. 그런 사람과 붙었으니 될 리 만무했다. 나 역시 청와대 수석 등 여러 명과 친분도 있었다. 그래서 물어 보았다. 대답은 똑같았다. “오 국장은 나이도 있으니 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나 듣기 좋으라고 한 말이었다. 이미 내정해 놓고 공모를 진행했던 것이다.

두 번째 도전은 2015년. 그 때도 마찬가지였다. 특정인의 내정설이 흘러 나왔다. 그 사람도 청와대 측과 긴밀하다는 소문이 돌았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 그 사람이 됐다. 그러려면 공모를 할 필요도 없었다. 사람을 찍어 놓고 하는 공모가 무슨 공모인가. 당시 임원진 인사도 웃음을 샀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

이번에 문제가 된 2018년에도 도전했다. 세 번째 도전이었다. 현재 고광헌 사장이다. 고 씨는 한겨레신문 사장 출신이다. 공모 마감 전 갑자기 원서를 냈다. 누가 보더라도 청와대 측과 사전에 조율했을 것이라는 인상을 풍겼다. 고씨는 그 사실도 인정했다. 신재민씨의 폭로를 통해 사실임이 밝혀졌다.

비단 서울신문 뿐이랴. 정부가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KBS MBC YTN 연합뉴스 모두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정부 입맛에 맞는 기사가 양산된다. 비극이 아닐 수 없다. 나는 그런 것을 막기 위해 사장이 되려고 했다. 하루를 하더라도 사장이다. 언론사의 낙하산 사장. 이것은 정말 아니다. 그럼 언론의 자유가 영영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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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