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위스에서 개최된 다보스 포럼에서 각국의 경제 지도자들이 지목한 것처럼 지난 해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다양한 분쟁 유발에 글로벌 경제는 성장 정체 위협에 빠졌다. 여기에 미 연준도 마치 자국 우선주의에 빠진 것처럼 글로벌 경제 상황은 아랑곳하지 않고 미 경제의 성장과 물가 상승, 실업률 지표의 견고함을 내세워 금리인상을 지속했다.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인상으로 아르헨티나, 터키 등의 신흥국이 큰 곤란을 겪었다.
결국 2018년 12월 FOMC에서는 2019년 금리 인상 전망이 기존 4회에서 2회로 줄어드는 등 완화적인 금리 정책의 가능성을 보였다. 또한 12월 FOMC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통화 공급을 위해 4.5조 달러까지 매입한 보유자산의 축소를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이었으나, 지난 금요일에는 1월 FOMC에서 보유자산 축소도 중단 할 것을 검토한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다.
미 연준의 완화된 통화긴축 입장이 시작된 이후 뉴욕증시는 상승해서 지난해 12월 24일 전 저점부터 금요일까지 연초부터 S&P500은 +13% 이상 반등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이자율선물시장에 반영된, 미 연준이 금리를 2.25~2.5% 이상으로 상승시킬 확률은 약 20% 수준이다. 이것은 1월에 FOMC에서 미 연준이 금리 동결의 가능성이 큰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는 것이다. 2015년 12월 첫 금리 인상 이후 9회 금리를 인상한 미 연준은 두 번째와 세 번째 금리 인상 사이에는1년이 경과했고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사이에는 6개월이 경과했었다.
한편 미국 중앙은행은 2015년 12월부터 상당 폭 금리를 인상시킨 후 통화 정책 정상화를 검토하고 있으나 유럽과 일본 등 주요 중앙은행들은 어려운 입장에 있다. 경제 상황도 미국은 연착륙, 유럽과 일본은 이륙도 못하고 경착륙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통화정책 정상화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 부양과 금융시스템 유지를 위하여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이 거의 같이 금리인하, 자산 매입을 통한 유동성공급이라는 통화 팽창정책을 해왔으나 경제가 안정화되면 이것을 다시 되돌린다 것으로 2018년 상반기 만해도 대부분 중앙은행이 2019년에 추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2018년 하반기 부터 세계경제가 둔화되면서 미국 이외에는 경제성장, 물가상승, 실업률 하락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한 곳이 거의 없었다. 급격한 통화 팽창 정책으로 무제한 공급한 통화를 회수하겠다는 것이 통화정상화 정책인데 정책 지표들의 불안정으로 시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된 것이다.
통화 정상화가 불가능한 유럽과 일본의 문제는 0% 금리와 무제한 통화 공급상태에서 중앙은행이 경제를 살릴 방법이 더 이상 없다는 것이다. IMF도 그렇지만 다양한 글로벌 전문가들은 미국의 글로벌 분쟁 전략 여파로 세계경제가 둔화 국면에 접어 들 것이라는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유럽과 일본 1분기 경제 지표에서도 경기 둔화가 반영되고 있으며 특히 중국 경제의 침체가 더욱 확장될 경우 이들 국가는 무방비 상태로 충격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금리를 올리는 등 통화 긴축을 할 경우 이들 국가 산업은 완전히 불황에 빠질 우려가 있다.
현재 중국의 정책 금리는 4.35%, 미국은 2.5% 수준에 있다. 그러나유럽은 0%, 일본은-0.1%다. 한편 한국은 지난 번 금리인상 후 1.75%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무역분쟁 전략에 수출과 산업여건이 악화되면서 대부분 국가에서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중앙은행이 경제 성장 둔화를 막고 디플레이션을 방지하기 위해 금리 인하정책을 펼 수 없는 입장이 되면서 특히 정책금리 0% 대 중앙은행들은 미 행정부가 무역분쟁을 잠재우고 경기가살아나기 만을 기다려야 하는 안타까운 입장이다.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주요 국가 경제리더들이 이구동성으로 미국 무역 분쟁 전략을 지탄하는 이유다. 다음주 미-중 워싱턴 무역협상의 진전은 글로벌 산업 교역의문제를 넘어 글로벌 금융 교착을 푸는 데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조수연 전문위원 tiger6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