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 보면, 이번 채권 발행 성공으로 사우디의 회복이 상당히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10월 터키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발생한 기자 살해에 관여한 혐의로 사우디는 국제 사회의 공격 대상이 되었다. 이후 글로벌 은행들이 왕세자가 주최한 투자 포럼의 참석을 보류했는데, 불과 반년 만에 넌지시 상황이 바뀌었다.
심지어 JP모건은 신흥국 채권 지수에 사우디 등 걸프 국가의 채권과 아람코의 채권을 편입시키는 것 외에 FTSE 러셀과 MSCI 주가지수에 사우디 기업을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는 걸프 국가의 채권 시장과 사우디 주식 시장에 각각 600억 달러(약 67조9860억 원)가 유입되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6개월 만에 호전된 이러한 상황을 배경으로 사우디에 대한 국제 사회의 보이콧이 완전히 끝났다는 해석이 따르게 된 것이다.
하지만 국제적인 상황을 보다 세밀하게 장기적인 안목으로 관찰해보면, 사우디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여전히 침체된 상태 그대로 머물러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사우디에 대한 FDI는 국내총생산(GDP)의 1%에도 못 미쳤다. 게다가 2012∼2016년 평균 90억 달러에 비하면 3분의 1 정도에 그쳤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사우디 경제의 석유 의존도 탈피를 부르짖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외국 기업 및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여전히 진전이 매우 둔하다는 사실은 "무함마드 왕세자의 오명은 여전히 탈출하지 못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즉 국제 사회의 보이콧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록 기자 살해 사건의 직접적인 악영향은 지금으로서는 경미한 상태로 보이고 아람코의 채권 발행은 큰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단지 이 사실 만으로 무함마드 왕세자가 곤경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오히려 국제 사회의 따가운 시선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으며, 무함마드 왕세자가 꿈꾸는 석유 의존도 탈피 목표는 "제 스스로 판 무덤에 빠진 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