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지난 18일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후 가장 낮은 2.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4월 전망인 2.5%보다 0.3%포인트 낮춰 잡은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이미 한국 성장률을 2% 안팎으로 대거 낮춰잡고 있다.국제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10일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도 이달 7일 한일 무역 이슈의 함의’ 보고서를 내고 한국의 성장률을 기존 2.2%에서 1.8%로 내렸다.
이 보고서는 "일본의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소재 수출규제로 한국 경제에 새로운 ‘하강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의 해당 소재에 대한 재고는 3개월이 채 되지 않는데, 대체 공급처를 구한다 해도 투입 비용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의 수정 전망치는 우리 정부의 전망치보다도 0.5%포인트 이상 낮은 수치다.
정부와 국매 민간 경제연구소들도 올해 경제성장율 전망치를 잇따라 내리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3일 ‘2019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GDP 성장률을 기존보다 0.2%포인트 내린 2.4~2.5%로 예상했다.
정희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과 설비투자에 대한 한국은행의 우려는 7월 수정경제전망에서도 여실히 나타났다"며"올해 GDP 성장률을 큰 폭 하향 조정한 가운데 조정 폭이 가장 컸던 세부항목이 바로 설비투자와 상품수출이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품수입 증감률(전년동기대비)은 –0.5%로, 상품수출도 0.6%로 그칠 것으로 보인다. 수출은 반도체와 대(對)중국 수출 부진 등 영향으로 작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 품목별로 반도체 수출액이 30.2% 줄었고 석유제품(-15.6%), 선박(-24.0%) 등이 감소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물량 증가율은 1분기 5.5%에 2분기 10.6% 늘었났다”면서도 “우리나라는 반도체 의존도가 심해 일본의 수출제한으로 반도체 생산에 차질 빚어질 경우 한국 경제의 둔화가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한국은행은 내년 성장률이 올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는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의 추경 통과가 끝내 물거품이 되고 7월 임시국회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지면서 실제 경제성장률은 이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 4월 정부는 추경안을 제출하면서 추경이 경제성장률을 0.1%포인트 제고할 것으로 예상했다. 7월에 추경안이 통과될 경우에는 경제성장률이 0.09%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쳐 기존 대비 성장 견인도가 약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보다 더 지연할 경우 경기부양 효과는 더욱 반감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달 들어 일본 정부의 수출제한 조치가 시행되면서 경기전망치는 정부가 추경안을 제출했던 4월보다 떨어진다. 전문가들이 하반기 경기상황에 따라 한은이 다음 경기전망 발표 시점인 11월에 추가로 성장률 전망을 낮출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는 이유다.
한은 관계자는 "한국경제는 요소투입형 위주의 성장 패러다임이 한계를 드러내며 생산성 향상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경제체질과 정책의 틀을 바꿔나가야 인적 자본 등 생산요소의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 협려과 참여 , 신뢰 등 경제 외적인 사회 환경과 더불어 동반성장과 사회 투자확대를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모색할 수 있는데 추경조차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건설과 제조업 장기 부진, 일본과의 무역분쟁 등으로 떨어진 경제성장률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추경편성과 SOC 사업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n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