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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캘리포니아대, '엘스비어' 학술지 구독 중단...인터넷 발달로 학술지 폐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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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캘리포니아대, '엘스비어' 학술지 구독 중단...인터넷 발달로 학술지 폐간 위기

전세계적으로 학술지 구독료 폭등으로 인해 오픈 액세스 저널 등장

엘스비어(ELSEVIER)는 전 세계 교육 및 전문 과학 분야와 의료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2만여 개의 제품을 제공하는 국제 멀티미디어 출판사이다.사진=엘스비어
엘스비어(ELSEVIER)는 전 세계 교육 및 전문 과학 분야와 의료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2만여 개의 제품을 제공하는 국제 멀티미디어 출판사이다.사진=엘스비어
언론에는 크게 보도되지 않았지만 학계를 뒤흔드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캘리포니아 대학(The University of California)은 더 이상 엘스비어(Elsevier)의 학술지를 구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엘스비어는 학술지 2500여 개를 보유한 최대 출판사로, 다양한 분야의 첨단지식을 갖춘 잡지를 발행한다. 특히 생물학 학술지인 '셀'(Cell)이 유명하며, 혁신연구에 관해서는 최고의 잡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엘스비어는 1880년에 설립돼 고전적인 학문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네덜란드의 작은 출판사에서 전 세계 교육및 전문 과학 분야와 의료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2만여 개의 제품을 제공하는 국제 멀티미디어 출판사이다.

일본 온라인 매체 젠다이(gendai)는 21일(현지시각)에 '학계에 엄청난 지진 발생, 일본과 해외의 연구원들은 비명을 지른다'다는 제목으로 전자저널 급증으로 인해 학술지가 위기에 처하고 있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캘리포니아대가 엘스비어로부터 잡지를 구독하는 것을 중단한 이유는 1년에 약 1129만 달러(약 137억 원)에 달하는 구독료 때문이다.

엘스비어 학술지 구독을 중단하는 것은 캘리포니아대 학생들과 연구자들이 최신 지식에 대한 접근성이 현저히 제한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대학은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주립종합대학군으로 가장 유명한 UCLA가 포함된 10개의 캠퍼스로 구성돼 있다. 캘리포니아대는 현재 23만 명의 학부생과 대학원생, 19만 명의 교직원이 근무하는 엄청난 규모의 대학이다. 150개 학과가 있으며, 600개 석·박사 과정이 운영된다.

학술지 중단은 대학 연구원들과 학생들의 생산성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문제를 야기한다.
학술지 구독료 폭등은 미국에서만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다. 스웨덴과 독일 같은 유럽 국가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캘리포니아대 구독 취소는 가입비를 더 올리려던 엘스비어에 대한 불매운동이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오픈 액세스 저널(open access journal)'이 주목을 받았다. 누구나 자유롭게 연구 결과에 접근할 수 있으며, 더욱이 '무료'이기도 하다. 오픈 액세스 저널의 비즈니스 모델은 일반 학술지의 비즈니스 모델과 다르다. 독자들로부터 구독료를 받는 대신에 연구원들로부터 출판비를 받는다.

그러나 심각한 함정이 있었다. 높은 출판료 대신 실질적인 평가 없이 논문을 발표하는 출판사가 등장했다.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가난한 학술지는 '벌처 저널'(Vulture Journa)이라고 불리는데, 이 뜻은 남의 불행을 이용해 이득을 챙긴다는 뜻이다.

연구원들 간의 경쟁이 치열할수록 논문들을 업적으로 발표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이러한 출판사들은 연구원들에게 거액의 출판료를 요구했다. 물론 객관적인 평가없이 학술지에만 게재할 수 있는 논문의 질은 낮다.

사실 높은 구독료는 사회적 관점에서 보면 작은 비용에 불과하다. 중요한 점은 과학적 결과가 더 이상 공공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잡지 구독료 급증 문제는 기초연구비(기본연구비,배포비)를 누가 부담하느냐는 중요한 문제와도 연관돼 있다.

논문 저자는 연구비 지원을 받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기업들은 당장의 이익창출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에 기초연구에 투자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러나 고부가가치 산업 구축은 매우 중요하다.

이제 누가 어떻게 자금을 댈지 진지하게 생각해 볼 때가 되었다. 만약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 해결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기초 연구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고, 과학분야나 사업에서 미래 성장도 없을 것이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