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가스공사 LNG공급 독점 무너지나...석유공사 등 LNG터미널 진출에 긴장

공유
4


가스공사 LNG공급 독점 무너지나...석유공사 등 LNG터미널 진출에 긴장

석유공사, 오일허브 울산에 '석유전용' 저장탱크 절반 LNG탱크로 전환
민간기업 발전용LNG 직도입 증가로 입지 축소...개별요금제 도입도 난관

center
한국가스공사가 직접 탐사, 개발, 생산해 국내로 액화천연가스(LNG)를 들여오고 있는 호주 프렐류드 가스전의 해양 부유식 액화플랜트(FLNG) 모습. 사진=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를 포함해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 임대사업에 뛰어드는 공공·민간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국내 LNG 공급에 독점적 지위를 누려오던 한국가스공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0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동북아오일허브사업'을 통해 기존 원유·석유제품 저장탱크를 건설하려던 계획을 변경해 절반 가량을 LNG 저장탱크로 채울 계획이다.

당초 석유공사는 '세계 4대 오일허브 구축사업'의 하나로 지난 2014년부터 SK가스, 에쓰오일, 울산항만공사 등과 함께 총 6200억 원을 투입해 울산에 990만 배럴 규모의 원유·석유제품 저장탱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사업 시작 이후 국제 원유시장의 환경이 악화돼 사업이 지지부진해지자 석유공사는 LNG 터미널로 눈을 돌렸다.

석유공사 양수영 사장은 지난 15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의 국정감사에서 "당초에는 석유제품만 하기로 했는데 참여사들이 다 빠져나가 이후 반은 석유제품으로 하고 나머지는 LNG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 사장은 "이를 위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시 받고 있다"며 "이달 내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유공사와 같이 LNG 터미널 사업에 눈을 돌리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은 발전사들의 발전용 LNG 직도입 물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1998년부터 개별 기업에게 자체수요를 위한 LNG 직수입을 허용했다.
초기 직수입량은 미미했지만 2010년대 중반 미국의 셰일가스 공급으로 가격이 크게 내려가면서 가스공사가 정하는 평균가격보다 직수입 가격이 10~20% 저렴해 직수입이 급증했다.

LNG 직수입 물량는 2005년 전체 1.4%인 33만톤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3.9%(617만톤)로 급증했고 오는 2025년에는 전체 LNG의 31.4%인 1000만톤 이상이 직수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자위 소속 바른미래당 김삼화 의원(비례대표)에 따르면 몇년 후에는 직수입 물량 비중이 50%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국내 LNG 독점공급업체였던 가스공사로서는입지 위축에 따른 위기 타개책을 모색해야 하는 입장이다.

가스공사가 타개책으로 추진하는 것은 'LNG 개별요금제'다.

기존 '평균요금제'와 달리 개별요금제는 개별 발전사가 가스공사와 계약조건에 따라 각기 다른 가격을 책정하는 방식으로 발전사 입장에서는 LNG를 직수입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으면서도 가스공사의 LNG 저장·공급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개별요금제 도입 시기를 두고 발전사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가스공사로서는 제도 도입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가스공사와 발전사간의 LNG공급계약은 통상 20년 단위의 장기계약이기 때문에 최근에 가스공사와 '평균요금제'로 계약을 체결한 발전사는 수년 내에 '개별요금제'가 도입된다면 새로 '개별요금제'로 계약을 체결한 발전사보다 비싼 값에 가스를 10년 이상 구매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발전사들의 반발이 거세자 산업통상자원부는 당초 지난달 '개별요금제'를 도입하려다 시행 일정을 보류한다고 밝히기도 했었다.

그러나 가스공사 채희봉 사장은 지난 15일 산자위 국정감사에서 "연말까지 LNG 개별요금제 도입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해 앞으로 가스공사와 발전사들간의 기싸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김삼화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소비자가 LNG 직수입과 개별요금제 가격을 비교, 계약할 수 있도록 투명한 정보공개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고 같은 산자위 소속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인천 부평갑)도 "개별요금제를 성급하게 도입할 것이 아니라 이해 관계자를 설득, 이해시키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고 말해 개별요금제 도입까지 가스공사의 여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