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는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치)이 연율 1.6%로 집계됐다고 25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는 작년 4분기(3.4%)와 비교할 때 절반 수준이고, 2022년 2분기의 -0.6% 성장률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또 올해 1분기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3.4% 증가하면서 작년 4분기의 1.8%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작년 1분기의 4.2% 증가 이후 가장 큰 상승이다. 특히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가 1분기에 3.7% 증가했다.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주로 참고하는 물가 지표인 근원 PCE 가격지수는 작년 3분기와 4분기에는 증가율이 각각 2.0%였다.
블룸버그는 이날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거의 2년 사이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고, 물가는 불편할 수준으로 올라갔다”고 지적했다. 이 통신은 수요 감소와 물가 상승 압박으로 인해 소프트 랜딩에 대한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올해 초에 경제가 놀라울 정도로 강한 성장세를 보였으나 이제 그런 모멘텀이 사라졌다는 경제 지표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이 통신은 “연준이 30, 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개최하면 금리 인하 시점을 더 연기하거나 아니면 금리 인상을 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연준이 물가를 잡으려는 상황에서 경제 성장률 둔화를 꼭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NYT는 고금리가 물가를 낮추지 못하고 경제활동만 위축시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경제분석업체 매크로폴리시 퍼스펙티브의 경제학자인 콘스턴스 헌터는 NYT에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뜻밖이었고, 미국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 (WSJ)은 최근 나온 경제 지표를 보면 미국 경제가 지난 23년 사이에 가장 높은 금리 사태 속에서도 순항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보통 기대 이하의 성장률은 연준이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희망을 키운다"면서도 "하지만 계속되는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인해 그런 전망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미국의 물가가 계속해서 내려갈 것이라며 낙관론을 폈다. 옐런 장관은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내려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연준이 앞으로 몇 달 안에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나온 GDP와 PCE 가격지수에 대해 “다소 통계적 신기루에 불과하다”면서 “주택 임대 계약은 시장 여건의 변화에 상당한 시차를 두고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택 매입이 단일 구성 요소 중 인플레이션에 가장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고, 신규 월세 계약이나 단독주택 월세 시장을 보면 월세가 안정되고 있고, 일부에서는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요소들이 인플레이션 상승을 통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