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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탈원전 이어 '탈석탄'...한전 전기요금 인상에 '약될까 독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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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탈원전 이어 '탈석탄'...한전 전기요금 인상에 '약될까 독될까'

국회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요금 토론회, 산업부 "노후 석탄발전소 LNG로 교체 내용 담을 것"
한전·학계 "정책비용 반영 요금 현실화" 한목소리, 독립된 요금관리 에너지규제기관 설립 제안도
에너지전환 따른 한전 경영 악화에 "회사는 배임행위, 정부엔 국제소송 피소 가능성" 심각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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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김삼화 의원과 전력포럼 공동주최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전기요금토론회-에너지정책, 우리가 가야할 길'에서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전력,학계 등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김철훈 기자
올해 말 제9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수립을 앞두고 '뜨거운 감자'인 전기요금 체계 개편, 즉 요금조정 방안에서 한국전력과 전문가들은 에너지기업의 적자 해소를 위해 '요금인상의 불가피성'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에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9차 기본계획에 기존 탈원전을 넘어 '탈석탄' 계획 추진을 밝혀 발전사의 비용 추가부담 가능성을 시사해 전기요금 인상을 둘러싼 한전·학계와 정부 간 견해차가 더 극명하게 갈렸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김삼화 의원과 전력포럼이 공동주최한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전기요금토론회-에너지정책, 우리가 가야할 길'에서 한전 토론자로 나온 임낙송 영업계획처장은 "연료비 연동제 등 원가기반 요금체계를 9차 계획에 담아 지속가능한 요금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한전 김종갑 사장이 강조해 온 '시장원리에 기반한 전기요금 현실화' 입장을 재확인했다.

임 처장은 "서울 강남구 한전 사옥 매각 때처럼 재정이 넉넉할 때는 요금을 내리기보다 그 수익을 설비투자, 복지확대 등 국민에 환원했다"고 소개하며 "(회사의) 재정이 어려울 때는 전기요금을 다소 올릴 필요가 있다"며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함을 강조했다.

다만, 이달 말까지 한전이 마련하기로 한 자체 전기요금체계 개편안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라고 언급하며 요금인상 폭에는 말을 아꼈다.

그러나 정부쪽 패널로 참석한 산업부 관계자는 '전기요금 인상'에는 함구한 채 9차 기본계획에 기존 '탈원전'을 넘어 '탈석탄' 계획을 담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산업부 전력산업과 김동환 서기관은 "최근 석탄발전 감축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9차 기본계획에는 석탄발전을 대체할 LNG발전 확대 계획을 구체적으로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제3차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를 열어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6기를 예정보다 1년 앞당겨 오는 2021년 조기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김 서기관은 조기 폐쇄 예정인 석탄발전소 부지에 LNG발전소를 지을 것인지, 다른 부지에 건설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답변을 회피했다.

'탈원전' 정책 효과성과 탈원전에 따른 '한전의 재정 적자' 등을 놓고 정치권과 발전업계, 학계에서 찬반 논쟁이 치열하게 진행 중인 가운데 정부가 '탈석탄' 아젠다를 정부 전력 기본계획에 반영하겠다고 공식화해 에너지전환정책 공방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날 발제와 토론에 나선 전문가들도 모두 전기요금 인상의 불가피성과 전기요금체계 개편의 필요성에 공감을 나타냈다.

발제자인 서울대 전력연구소 노동석 박사는 "지난해 기준 용도별 전기요금의 원가 회수율은 주택용과 산업용이 70%, 농업용이 30%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전기생산원가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전기(공급)요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노 박사는 "현재의 에너지전환 정책이 유지된다면 오는 2030년 원전 가동률이 75%까지 떨어질 것이며, 이 경우 전기요금은 현재보다 25%, 2040년 40%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해 전기요금 인상은 시간문제임을 지적했다.

또 노 박사는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도전적인 수요관리 목표를 수립했지만 수요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검증이 없었다. 이번 9차 기본계획에서는 이를 실증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토론에 나선 박종배 건국대 교수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등 해외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전기요금과 전력수급계획이 논쟁거리"라며 "이는 시장원리에 따라 전기요금이 결정되는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소비자의 에너지 선택권이 없고, 모든 정책이 톱-다운(Top-Down·하향식) 방식을 띠고 있어 갈등이 극대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국내 전기요금체계에서 시장원리에 따른 결정이 필요하고 여기에 더해 장기적으로 독립적인 에너지규제기관의 설립과 이를 통한 요금 규제, 에너지믹스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유승훈 교수는 "국내 상위 10대 기업 중 5개 기업이 에너지기업으로, 이들이 적자에 허덕이면 에너지산업 전체 생태계가 위태로워지고 에너지산업이 더이상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이같은 정책비용까지 감안해 전기요금을 책정해야 한다"고 요금조정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삼정 KPMG 에너지부문 장현국 상무이사 역시 "언제부턴가 전기요금이 원가보다는 여론에 결정되는 것 같다. 특히, 향후 몇년간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는 등 정부의 선제적 선언은 적절하지 않다"고 여론에 편승한 정부의 전기요금 정책을 꼬집었다.

이날 토론회에 방청객으로 참석한 한 변호사는 한전의 경영 악화를 언급하면서 "한전이 (정부 에너지전환에 따른 적자) 책임을 떠안으면 배임 혐의 등으로 민형사상 책임을 질 것이고, 한전이 책임을 정부에 넘기면 정부는 ISD(투자자국가소송제) 등 국제소송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하며 "정부는 현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삼화 의원은 "기존 요금과 시장제도를 그대로 둔 채 전력믹스만 바꾸는 에너지전환은 부작용만 가져올 뿐"이라고 지적한 뒤 "9차 기본계획에서는 수요전망부터 전기요금, 온실가스 배출목표 등 8차 계획 전반을 손봐야 한다. 특히, 현행 전기요금체계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전기요금체계 개펀을 서둘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종구 위원장(자유한국당)은 토론회 축사에서 "한전은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9000억 원이 넘는다. 미국 증시에도 상장돼 있는 민간기업을 정부가 마음대로 해서는 안된다. 이대로라면 앞으로 엄청난 규모의 국제소송이 벌어질 것"이라며 한전 적자 해소의 특단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