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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전기차가 노동자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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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전기차가 노동자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이유는?

전기자동차는 자동차 산업의 미래지만 업계 종사자들에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전기자동차에 필요한 부품이 전통의 내연 기관 자동차에 비해 적어 자동차 제조 과정에 필요한 일자리의 상당수가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전기차 보급확대로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공장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경고음이 잇따라 울리고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 메르세데스 벤츠 공장에서 직원들이 차량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CNN 이미지 확대보기
전기차 보급확대로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공장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경고음이 잇따라 울리고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 메르세데스 벤츠 공장에서 직원들이 차량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CNN

전기차에서 동력을 공급하는 전기 모터는 내연 엔진·변속기와 비교해 필요한 부품이 훨씬 적다. 전통적인 동력 전달 장치를 만드는 것은 자동차 제조에서 가장 노동집약적 부문이기도 하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전기차를 만드는 데 필요한 노동력은 가솔린 자동차보다 30% 적은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가솔린 엔진은 차량의 성능을 다른 차량과 차별화하는 핵심 요소로서 완성차 업체들이 피스톤과 연료 분사 시스템에 대한 설계에 심혈을 기울여 만든다. 또한 바퀴에 동력을 전달하는 데 필요한 복잡한 변속기 또한 내연기관 자동차에겐 필수다.

전기차는 엔진이랄 것도 없는 전기 모터와 기존 변속기와는 비교가 안될만큼 단순한 고정식 단일 기어 박스로 구성돼 있다. 기존 자동차엔 라디에이터와 배기 시스템 등 전기차에 필요하지 않은 다른 많은 부품도 있다.

이 때문에 이 같은 내연기관차의 핵심 부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겐 실직의 위험이 이미 닥친 현실이 됐다. 전기차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자동차 판매가 줄어나는 상황에서 보급이 늘면서 내연 기관 자동차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6일 CNN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는 올해 3개 공장을 폐쇄하면서 이에 따른 절감된 비용을 신차 연구·개발에 투입할 방침을 세웠다. 독일의 자동차 명가 메르세데스벤츠 는 지난주 일자리 1만개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독일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그룹의 아우디도 오는 2025년까지 6년간 전체 일자리의 약 10%인 7500개를 단계별로 감축하는 계획을 지난주 발표했다.
앞서 미국 포드와 일본 닛산도 지난 5월과 6월 각각 수천개와 1만2500개의 일자리를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해 미국에서 엔진, 변속기와 차축 제조분야에 약 15만명이 종사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자동차 노동자들이 대부분인 독일 금속노조(IG Metall)는 엔진과 변속기를 구축하는 7만5000개의 일자리가 2030년까지 사라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때문에 노조는 회사와 정부가 퇴직과 재교육을 통해 일자리 축소에 따른 노동자들의 피해를 관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독일금속노조와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최근 낸 성명에서 전기차 전환이 대세라는 점을 인정하면서 문제는 속도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전기차 전환이 자동차 업체들에겐 새로운 투자 기회를 낳을 것으로 보고 전기차 관련 고품질 일자리 창출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노조측은 특히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부품 생산을 저비용, 저임금의 공급 업체에 맡기려는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UAW는 GM과포드와 전기 및 자율주행차에 대한 아웃소싱 작업을 하지 않기로 최근 합의했다. 그러나 효력은 4년으로 정했다.

자동차 업계는 내연기관차의 경우 완성차업체가 엔진과 변속기 등을 자체 개발하는 데 역점을 둘 수 밖에 없었지만 전기차는 전기 모터, 배터리 등 많은 부품들을 완성차 업체가 만들기 보다는 저비용의 외부업체에 생산을 맡기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