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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환, 예민한 감수성으로 詩의 城 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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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환, 예민한 감수성으로 詩의 城 쌓고 있다"

[예술가탐방] 올해의 '최우수예술가' 상 수상한 이시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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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최우수예술가' 상을 수상한 이시환 시인.
작가 이시환(李是煥, 62)에게서 평론과 여행기와 종교적 에세이집과 명상법 등을 빼어버리고 오로지 시(詩)만을 가지고 얘기하자 해도 대단히 복잡하다. 1980년도에 개인시집 『그 빈자리』를 펴낸 이후 산문시집 『안암동 일기』, 『백운대에 올라서서』, 『바람서설』, 『숯』, 『追伸(추신)』, 『바람소리에 귀를 묻고』, 『우는 여자』, 『상선암 가는 길』, 『백년환주를 마시며』, 『애인여래』, 『눈물모순』, 『몽산포 밤바다』, 『여백의 진실』, 『솔잎 끝에 매달린 빗방울 불 밝히다』, 『빈 그릇 속의 메아리』등 15권의 시집을 펴냈으며, 그동안 많은 변화를 거듭해왔기 때문이다.

이시환 시인의 작품세계를 전적으로 분석 탐구한 심종숙 문학평론가는 자신의 저서 『니르바나와 케노시스에 이르는 길』에서 “그의 시는 속세를 버리고 이들 대상(자연 구성물 일체)과 소통과 친교를 나누기 위해 떠나는 수도사들처럼 묵상(黙想)과 관상(觀想)의 생활에 침잠하여 그것들과의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에서 창출됐다”고 전제한다.

이어 그녀는 “불교적 사상의 토대 위에서 우주의 이법과 자연과 사물들과 하늘에서 깨달았다. 우주만유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중에 그는 현실적으로 부조리와 모순에 가득 찬 세상을 등졌던 자신의 생활을 성찰했고, 그 속에서 받은 고통스런 번뇌들을 묵상과 관상의 여정을 통해서 정화(淨化)와 재생(再生)을 이루어내었다. 그리하여 심전(心田)을 일구기 위해서 자신을 비워야 함을 깨달았고, 그런 그의 묵상과 관상의 여정이 그로 하여금 자신을 비우고 지우는 내적 작업이 되었다”고 정리한다.

그렇다고 이시환 시인의 작품세계를 온전히 말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특히 올해(2019)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에서는 제39회 ‘올해의 최우수예술인상’ 문학 부문으로 이시환의 시집 『빈 그릇 속의 메아리』를 선정했는데, 이 시집이 발행된 후 집필된 이신현, 김관식 문학평론가의 평론에서는 조금 다른 시각에서 깊게 논해졌다.

이신현 교수(성결신학대 겸임교수)는 「아버지와의 이별과 위로 걷기의 미학」이란 평론에서 “직접적인 고백이 비움과 낮아짐으로 나타나고, 시의 내용들도 사물에 대한 새로운 시선과 발견으로 이어지며, 시를 구조(構造)하는 이야기들이 긴장상태에서 해방됨으로써 자유로워 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잊혀져가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 작아 보이는 것들의 소중함, 영안(靈眼)이 열린 듯한 환상들이 시의 감동원을 조성하는, 다양한 소재와 이미지들이 새롭게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김관식 문학평론가는 「참 문인의 존재가치 실현을 위한 몸부림」이란 평론에서 “시가 마음을 담는 그릇으로 소유보다는 존재가치의 성찰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면서 “참 문인의 길을 외롭게 걷는 시인”으로 평가했다.

김준경 시인 겸 문학평론가의 3악장으로 구성된 시 「시인 소나타」로 시인 이시환에 대한 인상을 작시(作詩)한다. 그 제1악장을 살펴본다.

「타고난 시인, 예민한 감수성으로,

시(詩)의 성(城)을 높고도 크게 쌓았다네.
그 누구도 쉬이 넘볼 수 없는, 폭 넓고 골 깊은,

아름답고도 강력한 시세계.

종교 탐구가요, 여행가요, 문학평론가로서

이미 일가견을 이룬,

자신만의 문도(文道)를 성취한

이 시대 큰 그릇.

면밀하고 분석적인 이성은 얼음처럼 차갑지만

그의 시심은 깨끗하기 그지없다네.

기독교와 불교 경전을 탐독하고 보란 듯이 연구서를 펴낸,

종교사상가로서 그 이름이 더욱 빛나리라.」

세상 사람들이 이를 보면 ‘무슨 소린가’ 하고 의아스럽게 생각하겠지만 김준경 시인은 이시환 시인의 시집과 여행기와 종교적 에세이집 등을 탐독해온 애독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이미 시에 관한 평론도 여러 편을 썼던 사람이다. 그런 그가 때를 맞춘 듯 이시환 시인을 찬미하는 시를 써 보냈던 것이다.

대중적 인기를 누리는 시인은 아닌 것 같은데(?) 이시환의 저서(著書)들을 읽고 평문을 쓴 시인, 문학평론가, 애독자들이 많아 이미 단행본 책으로 엮어 펴냈는데 그것이 바로 이시환 시문학 읽기・1, 2, 3이다. 곧, 『이시환 시문학 읽기・1 : 바람 사막 꽃 바다』(400쪽), 『영성의 시인 이시환 시문학 읽기・2 : 니르바나와 케노시스에 이르는 길』(576쪽), 『이시환 문학 읽기・3 : 그래도 풀꽃을 피우는 박토』(360쪽) 등이 그것이다.

여하튼, 문학평론가로서는 그동안 네 차례나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지만 시인으로서는 이번에 처음 받는다며 기쁨을 숨기지 않는 이시환 시인의 ‘올해의 최우수예술가’상 수상을 축하하며, 앞으로 명시(名詩)들을 많이 창작해 주기를 기원해 마지않는다.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