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적의 적은 친구'…삼성전자, 대만 '앙숙' 中과 손잡고 TSMC 잡는다

공유
1

'적의 적은 친구'…삼성전자, 대만 '앙숙' 中과 손잡고 TSMC 잡는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1위' 목표 위해 바이두·웰맥스 등 中 기업과 잇따라 협력관계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 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 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메모리를 넘어 비(非)메모리 영역까지 진정한 종합반도체 정상 도약을 꿈꾸고 있는 삼성전자가 최근 잇따라 非메모리 분야에서 중국과 손을 맞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18일 중국을 대표하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바이두와 협력을 맺고 내년 초 인공지능(AI) 반도체 '쿤룬(KUNLUN)'을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바이두 'KUNLUN(818-300, 818-100)'은 클라우드부터 엣지컴퓨팅(분산형 컴퓨팅 기술)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는 칩이다. 이를 휘해 삼성전자는 바이두의 자체 아키텍처 'XPU'와 삼성전자의 14나노 공정, I-Cube(Interposer-Cube) 패키징 기술을 적용해 고성능을 구현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에 최적화된 파운드리 솔루션을 적용해 기존 솔루션 대비 전력(PI, Power Integrity)과 전기 신호(SI, Signal Integrity) 품질을 50% 이상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쿤룬' 양산은 삼성전자와 바이두와의 첫 파운드리 협력으로 양사는 제품 양산부터 생산까지 긴밀하게 협조했다.

어우양젠 바이두 수석아키텍트는 "쿤룬은 높은 성능과 신뢰성을 목표로 하는 도전적인 프로젝트"라며 "삼성의 컴퓨터(HPC)용 파운드리 솔루션을 통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조명기업 '웰맥스 라이트'와 프리미엄 발광다이오드(LED) 제품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웰맥스는 최근 주목 받고 있는 글로벌 조명기업이다. 이 업체는 제품 기술을 획기적으로 개발해 글로벌 전구 수출 시장에서 매년 30% 이상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이 이처럼 비메모리 분야에서 잇따라 중국과의 접촉을 늘리는 것은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최정상인 대만 TSMC를 잡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해석된다.

즉, TSMC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대만과 정치·경제적으로 앙숙 관계인 중국을 이용하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 이후 비메모리 강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선두 TSMC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 4분기 삼성전자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전분기(18.5%)보다 소폭 낮아진 17.8%를 기록할 전망이다. 반면 TSMC 점유율은 지난 3분기(50.5%)보다 약 2% 포인트 더 늘어난 52.7%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쟁쟁한 경쟁자를 꺾기 위해 그의 적(敵)을 적절히 활용하는 사례를 감안할 때 삼성이 'TSMC 추월'이라는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만의 적인 중국을 활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