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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해지는 한진家 경영권 분쟁… 조원태, ‘호텔·레저’ 사업 칼 빼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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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해지는 한진家 경영권 분쟁… 조원태, ‘호텔·레저’ 사업 칼 빼들까?

지분 늘리며 ‘경영참여’ 선언한 반도건설, KCGI에 이은 ‘캐스팅보트’
오는 3월 주총 앞두고 ‘변수’로 작용할 듯…다급하지는 조원태 회장
'호텔·레저' 사업 압박 나서는 KCGI, 연속 적자에 한진 재무구조 부담
조원태-KCGI의 교차점인 ‘호텔레저’, 경영권 분쟁의 ‘핵’으로 부상
안정적 경영권 사수 위한 조 회장 중심의 ‘합종연횡’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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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뉴시스]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갈수록 오리무중에 빠져들고 있다.

반도건설이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지분을 당초 6.28%에서 최근 2%포인트(p) 추가 확보해 8.28%로 끌어올리며 한진칼 3대주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건설이 한진칼에 대한 ‘단순투자’가 아닌 ‘경영참여’를 선언하면서 사실상 한진가(家)를 직접 겨냥해 조원태(45) 한진그룹 회장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한진가 분쟁에 뛰어든 반도건설…또다른 ‘변수’에 다급해진 조원태

반도건설의 경영참여 선언으로 다급해진 것은 조 회장이다. 조 회장 누나인 조현아 전(前) 대한항공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23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조 회장이 아버지 고(故) 조양호 회장의 유훈을 어겼다"며 조 회장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한진 일가의 경영권 다툼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 25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있는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자택을 방문해 이 고문과 언쟁을 벌였다. 조 회장은 이 과정에서 꽃병 등 기물을 파손했다. 이날 이 고문은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조 전 부사장 편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부사장과 이 고문과의 내부 갈등이 극명하게 불거지면서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내부 결집이 불투명하다. 주총이 두 달 가량 남은 시점에서 단일 주주간 합종연횡이 어떤 식으로 전개 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주총이 한진가의 경영권 ‘박탈’ 여부를 사실상 결정하는 것이어서 조 회장 선택지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이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러 변수 가운데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한진 일가의 경영권을 끊임없이 위협해 온 행동주의 토종 사모펀드 KCGI를 꼽을 수 있다.
KCGI는 지난해부터 요구해 온 호텔·레저사업 매각에 대한 조 회장의 ‘움직임’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KCGI는 지난해 1월 주총을 앞두고 ‘국민의 품으로 다시 돌아가는 한진’이라는 공개서신을 통해 한진그룹 기업 가치 극대화를 위한 투자 방안으로 항공업과 시너지가 낮은 사업 부문에 대한 투자 당위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당시 KCGI는 △칼호텔네트워크 △와이키키 리조트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월셔그랜드호텔 △인천 왕산 마리나 △종로구 송현동 호텔부지 △제주도 파라다이스호텔을 거론하며 이들을 매각 처분할 것을 요구했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최근 수년간 경쟁이 치열한 숙박사업에서 차별화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해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지난해 송현동 호텔부지 매각 등을 포함한 ‘한진그룹 비전2030’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진가 경영권 분쟁이 최근 수면 위로 떠오르자 KCGI는 송현동 부지 매각을 다시 거론하며 호텔레저사업 매각 압박에 나서고 있다. 신민석 KCGI 부대표는 지난 7일 유튜브를 통해 “한진그룹이 송현동 부지를 매각하고 국내 호텔 사업 효율성을 높여 부채비율을 395%까지 낮추고 신용등급을 A+로 높이겠다고 했지만 재무구조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대한항공 100% 자회사인 윌셔그랜드 호텔이 여전히 적자인 상황에서 사모펀드 만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진의 ‘호텔레저 사업’은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버리겠다”는 조 회장의 경영 방향과 KCGI 요구가 일치하는 지점이다. 이는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항공 산업에 주력하면서도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서겠다는 게 조 회장의 구상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호텔레저사업 구조조정에 시선이 모아지면서 한진가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한진그룹 경영과 대한항공은 조 회장이, 호텔·레저사업은 조 전 부사장, 저비용항공사(LCC)는 조 회장 여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독자적인 경영에 나설 것으로 관측해 왔다.

◇경영권 분쟁 시발점, ‘호텔·레저사업’…3월 주총 앞두고 조 회장 결단 내릴까

한진그룹의 호텔사업 부문은 한진칼 자회사 칼호텔네트워크와 대한항공 종속회사 한진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HIC)으로 나눠진다. 칼호텔네트워크는 제주 칼호텔과 그랜드하얏트 인천, 파라다이스호텔 제주를 가지고 있다. 칼호텔네트워크는 지난 2014년 이후 연속 적자 행진 중이다. HIC가 보유 중인 미국 LA월셔그랜드센터호텔도 상황은 비슷하다. 객실 수가 900개 규모인 대형호텔 이지만 개관 이후 손실은 1000억 원대에 달한다.

조 전 부사장이 초대 대표이사를 맡았던 왕산레저개발은 대한항공으로선 상당한 부담거리다. 지난 2011년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요트 계류장을 조성할 목적으로 추진된 왕산레저개발에 대한항공이 지난해까지 1500억 원 가량을 투입했지만 매년 적자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대한항공도 지난해 대내외적 악재가 맞물려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최근 대한항공이 무인 발권 시스템 도입,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에 돌입한 가운데 수익이 낮은 호텔레저 사업을 유지하기에는 안팎의 상황이 녹록치 않다.

조 회장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배력 강화를 위한 ‘실탄 확보’,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주주 외연 확대’, 안정적 지분 기반 마련을 위한 ‘우호 세력 확보’ 등이 관건이다. 이처럼 호텔 사업이 경영권 분쟁의 한 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만큼 조 회장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결단을 내릴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호텔레저 사업 구조조정이 현실화 될 경우 조 회장과 반도건설, KCGI 간 ‘협력적 관계’에 물꼬가 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재계 관계자는 “오는 3월 주총을 앞두고 여러 시나리오가 거론되겠지만 조 회장의 실질적 행동이후 주요 주주들과 KCGI, 반도건설도 움직일 것”이라면서 “주주를 다독이기 위한 2030비전과 버금가는 발표를 할 수도 있고 조 회장이 여러 경우의 수를 놓고 고민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