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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칙입찰’ 판치는 소규모 정비사업장…중소건설사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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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칙입찰’ 판치는 소규모 정비사업장…중소건설사 ‘울상’

조합, 시공사 현장설명회 참석 시 수십억대 보증금 요구
경쟁입찰 취지 무색…자금력 없는 지역‧중소 건설사 고사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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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청 나라장터에 게시된 소규모정비사업 시공사 입찰공고 중 입찰참가 자격 내용. 편집=김하수 기자
최근 시공사 선정을 앞둔 소규모 정비사업지에서 ‘변칙입찰’이 성행하고 있다.

조합이 건설사를 대상으로 현장설명회(현설) 참석 시 ‘현설 보증금(입찰보증금 일부)’을 현금으로 납부하도록 강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설 참여 보증금 납부 사례는 지난해 초 대형 재건축·재개발사업장을 중심으로 종종 있었지만, 최근에는 소규모 정비사업장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소규모 정비사업조합들이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에 이르는 현설 보증금을 요구하면서 자금동원 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건설업계는 한숨만 내쉬는 형국이다.

21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끼리 수주전이 치열한 대형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을 중심으로 시공사 현장설명회 이전 입찰보증금 납부를 강제하는 입찰 공고가 잇따르고 있다.

대표사례가 지난해 시공사 입찰 절차를 밟은 서울 은평구 갈현1구역과 용산구 한남3구역이다.

갈현1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해 시공사 입찰공고를 통해 현장설명회 참여업체에 입찰보증금 1300억 원 중 50억 원을 선납하도록 강제하면서 과도한 '현설보증금' 논란을 빚었다. 이후 은평구청은 입찰보증금 내용과 관련해 조합에 재검토를 권고했고, 조합은 현설보증금을 5억 원으로 낮췄다.

서울 매머드급 재개발사업으로 꼽히는 한남3구역도 지난해 현설 보증금으로 25억 원을 책정하는 등 입찰 자격조건을 강화했다.

최근 들어서는 가로주택, 미니재건축 등 규모가 작은 소규모 정비사업지에서도 현설 보증금 강제 조항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1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따르면, 대구 북구 침산1 소규모재건축조합은 입찰보증금 10억 원 중 5억 원을 조합에 납입하는 업체에 한해 현장설명회 참여 자격을 부여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98번지 가로주택정비조합도 현장설명회 참여 자격으로 입찰보증금 20억 원 중 10억 원을 납부토록 했으며, 서울 성북구 장위15-1구역 가로주택정비조합 역시 시공사들로부터 현장설명회에 참석하기 전 보증금 3억 원을 선납하도록 했다.

현설 보증금 납부를 입찰 참여 조건으로 내건 조합들은 사업을 제대로 추진할 의지가 있는 건설사를 가려내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라고 설명한다.

조합의 ‘현설 보증금 납부 강제’ 지침이 소규모 정비사업장 전반으로 번지자 중소건설사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조합이 입찰 참여 조건으로 많게는 수십억 원의 현금을 현장설명회 전까지 납부하라고 강제하는 것은 사실상 대형 건설사에만 사업 참여 길을 열어준 것과 다름없다는 항변이다.

현장설명회는 입찰공고일 기준 통상 7~10일 이후에 열린다. 때문에 대형건설사보다 자금동원 능력이 부족한 중소건설사들은 이 기간 동안 수억~수십 억 상당의 보증금을 조합에 납부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한다.

한 중소건설사 관계자는 “수억 원의 자금을 동원하기 위해서는 회사 내부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정확한 사업조건도 공개가 안 된 상황에서 수억 원의 보증금을, 그것도 현금으로 마련하기는 힘들다”고 토로했다.

소규모 정비사업조합들이 과도한 현설 보증금으로 입찰 문턱을 높이면서 지역건설사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대구 지역건설업체 관계자는 “정비사업 물량난이 극심하다 보니 지방 소규모 사업지에 대형사들이 몰리는 상황에서 조합이 현설보증금까지 요구하면서 지역업체들은 아사 직전에 놓인 상황”이라고 전하며, “조합의 현설 보증금 요구는 ‘일반경쟁입찰’ 제도에서 벗어나는 행위로 관련 제도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