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전망은 기대 인플레이션이 반등하며 각국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줄며 추가 금리인하보다 동결이나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 수준을 반영하는 손익분기물가(BEI·10년 만기 국채 기준)는 지난 17일 현재 1.75%로 지난해 10월 말(1.54%) 대비 0.21%포인트 올랐다.
손익분기물가란 만기가 같은 명목 국채와 물가연동국채의 수익률 차이로, 시장이 평가하는 기대 인플레이션 수준을 반영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중 1단계 무역합의와 경기침체 진입 우려가 약화한 데다 유가와 관련되는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험이 커진 게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물가상승률도 올랐다. 14일 발표된 미국의 2019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로, 2011년 이후로 8년 만의 최대 상승폭을 나타내기도 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완화 기조를 중단하고, 다시 긴축 기조로 전환할 채비를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준이 연내 금리를 동결하거나 인상할 채비를 한다면 한국은행으로선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여지가 좁아진다.
현재 연준의 정책금리는 연 1.50∼1.75%로 한은 기준금리(연 1.25%)보다 높다.
한국도 손익분기물가가 새해 들어 반등하는 모습이다. 10년 만기 국고채의 손익분기물가는 17일 현재 0.68%로, 여전히 0%대에 머물고 있지만 한 달 전인 지난달 17일(0.56%)과 비교해선 0.12%포인트 올랐다.
손익분기물가가 여전히 1%를 밑도는 낮은 수준이지만 추가 하락을 멈추고 상승으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작년 8∼9월 마이너스 물가로 촉발됐던 디플레이션 우려는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작년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0.7%로 반등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를 더는 데 일조했다.
미국 등 주요국과 한국의 기대 인플레이션 반등은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디플레이션으로 실질금리가 높아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게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의 논거였지만, 주요국과 한국의 물가 기대가 높아지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감소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중 합의로 대외 불확실성이 감소하고 물가, 경기도 향후 개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가계부채, 부동산 등 금융안정 이슈가 강조될수록 기준금리 동결로 시장 기대치(컨센서스)가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