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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기, 소형이 낫다"…청약시장 판도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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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기, 소형이 낫다"…청약시장 판도 바뀌나

대출 규제 등 여파…상대적 부담 적은 소규모 선호
소형 59㎡ 평균 경쟁률 22.5대 1…중형 84㎡ 제쳐

아파트 대출 규제 등의 여파로 소형 오피스텔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사진은 고양시 한 오피스텔 모습. 사t진=글로벌이코노믹DB이미지 확대보기
아파트 대출 규제 등의 여파로 소형 오피스텔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사진은 고양시 한 오피스텔 모습. 사t진=글로벌이코노믹DB
대출규제 강화·금리인상 부담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관망세 확산에 따른 전반적인 침체기가 이어지고있다.

이런 가운데 현장에서는 소형 아파트·소형 오피스텔 등 소형 주택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집값이나 세금 등에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이유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서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올해 전국 청약 평균 경쟁률을 보면 전용면적 59㎡는 863세대 모집에 무려 1만9420명이 청약해 평균 22.5대의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전용 84㎡주택형은 총 1만3607세대 모집에 총 18만1193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 13.3대 1에 그쳤다.
분양 때마다 이른바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 인기가 치솟았다. 하지만 이런 수요가 소형 아파트로 옮겨가고 있음이 자료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업계 한 전문가는 “대출 규제 등으로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처음부터 중형급을 마련하기 보다는 입지 좋은 소형 규모로 시작해 상황에 따라 '평수 갈아타기' 방식이 바람직하다”며 “굳이 아파트를 고집하기 보다 규제 적용을 적은 소형 주거용 오피스텔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들어 여러 현상이 맞물리면서 중대형→소형·아파트→오피스텔로 변화하는 추세를 보이는 등 아파트 청약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들어 전용면적의 변화가 먼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용면적의 경우 84㎡ 규모는 청약 시장에서 사실상 독보적이라고 할 만큼 많은 인기를 누렸다.

지난해 전용 84㎡는 총 8만2122세대 모집에 무려 149만3179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 18.2대1를 보였다. 그런데 같은 기간 전용 59㎡는 2만5797세대 모집에 총 23만7277명이 청약했다. 평균 경쟁률은 9.2대 1로 전용 84㎡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 규제가 많은 아파트 보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소형 오피스텔이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한 오피스텔·상가 공사 현장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이미지 확대보기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 규제가 많은 아파트 보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소형 오피스텔이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한 오피스텔·상가 공사 현장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하지만 올들어 서울 청약 시장에서 소형선호 현상이 두드러졌다. 실제 지난달 분양한 '북서울자이폴라리스'는 1순위 청약 결과 평균 경쟁률 34.43대1을 기록했는데 전용 59㎡A가 9세대 모집에 2174명이 청약해 241.56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어 전용 59㎡B가 199대 1·전용 59㎡C 166대 1·전용 59㎡D 133.5대 1·전용 51㎡A 104.75대 1 순으로 소형이 강세를 보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부동산 하락기에는 상대적으로 금액 부담이 덜한 소형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다"면서 "특히 최근 공급되는 아파트는 소형도 평면이 개선돼 좁은 느낌이 없어 주거만족도가 높은 것도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더구나 올해부터 분양 단지는 잔금대출을 할 경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적용돼 계약자의 총대출액이 2억원을 넘을 경우 원리금이 연간 소득의 40%를 초과하면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자금마련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대출이 아닌 자금을 미리 확보해야 되는 부담에 가격이 높은 중형 보다는 비율을 맞추기 용이한 소형을 선호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소형 선호 현상 영향인 듯 주거 형태도 아파트에서 오피스텔로 변화되는 현상 역시 감지되고 있다.

아파트에 대한 대출규제 여파도 크지만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이른바 ‘1인 세대’가 늘어나면서 소형 오피스텔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전국 1인 세대 수는 940만907세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2341만5533세대 중 40.14%에 달한다. 전체 10세대 중 1세대는 1인 세대인 셈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추세에 따라 부동산 대책에 상대적으로 규제 영향이 덜한 주거용 오피스텔로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경제활동인구 확대에 따라 1~2인 세대가 증가하고 있으며, 주거비 부담에 따라 중소형 오피스텔 선호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중소형 규모 집중 현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서울 집값 급등으로 인한 탈서울 현상에 따라 오피스텔 역시 수도권에서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서울로 연결되는 역세권 인근 소형 오피스텔의 경우 경쟁률이 치열하다.

고양시에 위치한 한 부동산중개사무소의 공인중개사는 "경기 고양시는 서울과 인접해 있어 거리상으로 가까우며, 특히 지하철 3호선·경의중앙선 등 철도 연결망이 좋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면서 "이런 연장선상에서 고양시를 거치는 경기 파주 지역의 경우도 동일한 노선의 철도가 연결돼 역세권 소형오피스텔의 경쟁률이 상당히 높다"고 밝혔다.


최환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gcho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