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ESG 경영 강화에 나서는 추세다. 친환경 요소를 강화하고 ESG 관련 전담 위원회를 만드는 등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해 저마다의 방식을 취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공익재단인 유한재단을 통해 매년 장학사업, 교육지원사업 등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히 진행 중이고 임직원들도 봉사와 나눔 활동에 집중하며 사회공헌 기업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한국표준협회가 발표한 '2020 대한민국 지속가능성 지수'에서 제약기업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주관으로 비재무적 영역에 대한 지속가능경영시스템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인 'ESG 등급'에서는 통합 A등급을 받았다.
실제로 회사는 지난 2017년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위원회를 신설하고 매년 CSR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지속 가능 경영에 매진하고 있다.
2019년에는 'hEHS위원회'를 발족해 친환경·안전경영 실천 의지를 알렸다. 온실가스 배출, 에너지 목표 관리, 환경오염 저감활동 등 친환경 경영을 위한 여러 실천 방안과 임직원들의 안전한 작업환경 구현을 위해 힘쓰고 있다.
또한 40여 년간 이어져온 '사랑의 헌혈' 캠페인을 비롯해 복지포인트 기부, 임직원 봉사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며 지역사회와의 상생에 집중하고 있다.
JW그룹은 1990년대 말 환경호르몬이 검출되는 PVC백 대신 업계 최초로 non-PVC 수액용기를 도입하는 등 일찍이 친환경 경영의 흐름을 선도했다.
JW당진생산단지는 역삼투막정수장치를 통해 주사액 제조 과정에서 발생되는 농축수 일부를 지역 농가에 공급하는 사업을 꾸준히 전개 중이다. 이를 통해 폐수 배출량을 줄이는 동시에 가뭄 때 농업용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공장 인근 주민들의 시름도 덜어준다.
JW그룹 공익재단인 중외학술복지재단은 '성천상' 시상을 비롯해 장애미술인을 대상으로 하는 'JW 아트어워즈' 등 각종 사회공헌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회사는 2018년 사회공헌커미티를 신설해 사회공헌 활동을 그룹 차원의 체계적 활동으로 발전시켰다.
동아제약은 지난해 사회적가치위원회를 출범했다. 최호진 사장이 위원장을 맡아 지배구조, 사회, 이해관계자, 소비자, 임직원 등을 위한 사회적 가치 창출과 책임 이행의 미션을 총괄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27년간 박카스 홍보를 위해 약국에 공급하던 비닐봉투를 전부 친환경 종이봉투로 교체했다. 제작비용이 3배가량 높지만 환경을 생각하며 비용 부담을 감수하고 있다.
구강청결제 가그린의 용기는 무색·투명으로 바꿨다. 유색 용기는 재활용 업체에서 분류가 어려워 매립되거나 소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품 표면에도 수분리성 점착식 라벨을 사용해 재활용 과정에서 쉽게 제거될 수 있도록 했다.
바이오 기업들도 ESG 경영 확대에 집중하는 추세다. 마크로젠은 최근 ESG 경영을 추진하기 위해 'ESG 위원회'를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위원회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지속가능경영 전략의 방향성을 점검하고 정책 수립하며, 성과 및 문제점과 관련해 관리·감독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에이치엘비는 잠재적 경영 위험 요인을 분석하고 대내외적인 경영환경 변화를 감지해 그룹의 ESG 등급을 상향하기 위해 최근 ESG 경영팀을 신설했다.
특히 대성그룹에서 다년간 재무관리를 맡고 약 20년간 코스닥협회에서 1400여 개 회원사의 중장기 성장과 투명성 확립을 도모해온 김홍철 박사를 팀장 겸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김 부사장을 필두로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 경영 전반에서 친환경 및 사회적 기여도의 기준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ESG 경영은 산업군을 막론하고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면서 "특히 공유가치 창출을 기반으로 하는 제약업의 특성상 기업들이 점점 더 체계적으로 ESG 경영에 시동을 걸 것”이라고 말했다.
이하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a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