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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먹는 코로나 치료제' 연내 출시…한국 상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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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먹는 코로나 치료제' 연내 출시…한국 상황은?

美 머크 '몰누피라비르', 입원·사망 비율 절반으로 낮춘 임상 3상 결과 발표
올 말까지 약 1000만 명분의 몰누피라비르 생산 계획… 각 국 구매 논의 중
대웅·신풍·진원생명과학 등 약물재창출 방식 경구용 치료제 개발 뛰어들어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2년 가까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르면 올해 안으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코로나19 치료제로는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와 단일클론항체 등이 쓰이지만 이들 주사를 맞으려면 병원에 입원해야 하고 증상이 심한 중증 환자만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먹는 약이 상용화하면 코로나19에 확진되더라도 집에서 환자 스스로 간편하게 약을 복용할 수 있고 지금과 같은 확산세도 차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진정시킬 이른바 '게임체인저'로 주목 받는 이유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웅제약, 신풍제약, 진원생명과학 등 국내 제약사들도 초기 임상단계지만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힘쓰고 있다.

미국 제약사 머크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가 이르면 올해 안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제약사 머크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가 이르면 올해 안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로이터

◇ 머크 '몰누피라비르', 감염자 입원·사망 비율 절반으로 줄여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제약사 머크(MSD)는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가 감염자의 입원, 사망 비율을 50% 수준으로 줄인다는 임상시험 3상 중간결과를 지난 1일 발표했다.

몰누피라비르는 리보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는 경구용 항바이러스 후보물질이다.

머크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된 지 5일이 지나지 않은 성인 환자 775명에게 약을 투여했더니 29일 후 입원치료를 받은 비율이 7.3%였고 위약을 복용한 환자는 14.1%가 입원치료를 받았다.
또 몰누피라비르를 먹은 환자 중 29일 안에 사망한 사람은 0명이었지만 위약을 먹은 환자는 8명이 숨졌다.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군을 분석한 결과 델타, 감마 등 변이 코로나19에 대해서도 비슷한 효능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MSD는 2주 안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승인 신청서를 낼 계획이다. 이르면 올해 말 승인받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렇게 되면 몰누피라비르는 세계 최초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가 된다.

머크는 올해 말까지 약 1000만 명분의 몰누피라비르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사진=머크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머크는 올해 말까지 약 1000만 명분의 몰누피라비르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사진=머크 홈페이지

◇ 정부, "선구매 협의 중…고위험군 조기 투여"


머크는 올해 말까지 약 1000만 명분의 몰누피라비르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회사는 전 세계 정부와 구매 계약을 논의 중이다.

미국 정부는 이미 지난 6월 170만 명분의 선구매 계약을 맺었고 영국도 비공개 선구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백신에 이어 이제는 먹는 약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도 선구매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3일 머크로부터 중간 임상결과를 통보 받았다며 "(몰누피라비르) 선구매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투약은 고위험군 위주로 우선 이뤄질 전망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4일 브리핑에서 "머크 외에 화이자, 로슈가 치료제를 개발 중이고 국내 기업도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선구매 등 필요한 부분에 대해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구매가 확정되면 허가 범위 내에서 사용할 것이고 중증, 사망 우려가 높은 고위험군에 조기 투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1인당 치료제 구매가는 최소 90만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는 이를 전액 부담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168억 원과 내년 예산안에 책정된 별도 예산 194억 원을 먹는 치료제 확보를 위해 책정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가 상용화하더라도 백신 접종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가 상용화하더라도 백신 접종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사진=로이터


◇ 앤서니 파우치, 먹는 약 승인 임박에도 '백신 접종' 강조


다만 코로나19 종식을 위해서는 치료보다 예방이 최선이기에 먹는 치료제에 기대기보다는 백신 접종이 필수라는 의견이 미국에서 나왔다.

미국 백악관 최고 의료 자문역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지난 3일(현지 시간) ABC방송에서 '치료제가 승인되면 백신은 필요 없나'라는 질문에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입원과 사망을 피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애초에 감염되지 않는 것"이라며 "이제 약이 있으니 백신을 안 맞아도 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FDA 국장을 역임한 스콧 고틀립 화이자 이사 또한 "먹는 치료제는 예방 접종의 대안이 아니다"라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국내에서는 대웅제약, 신풍제약 등이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사진은 대웅제약 연구진의 모습. 사진=대웅제약이미지 확대보기
국내에서는 대웅제약, 신풍제약 등이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사진은 대웅제약 연구진의 모습. 사진=대웅제약

◇ 국내에선 대웅제약·신풍제약 등 개발 한창


한편 국내 제약사도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힘쓰고 있으나 속도가 나지는 않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주로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개발이 이뤄진다. 이는 이미 질병 치료에 사용되는 약에서 효과를 찾는 방식이라 시간과 비용이 절약된다는 장점이 있다.

대웅제약은 만성 췌장염 치료제 '코비블록', 신풍제약은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 진원생명과학은 면역억제제로 개발 중인 'GLS-1027'의 약물재창출을 통해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밖에 엔지켐생명과학, 크리스탈지노믹스, 녹십자웰빙 등도 뛰어들었다.

부광약품은 자체개발 의약품 '레보비르'를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었지만 추가 임상 2상인 ‘CLV-203’에서도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개발을 포기했다.


이하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a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