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일본 자동차 제조사 혼다가 시장 예상치에서 완전히 어긋난 거액의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그동안 추진하고 있던 ‘엔진 탈피’계획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정했다.
12일 혼다는 2026년 3월기 연결 최종(당기) 손익이 최대 6900억 엔의 적자에 달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온라인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미베 토시히로 사장은 손실 계상의 주인이 되는 전기차(EV) 전략 재검토에 대해 “간이 찢어지는 마음으로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지지통신은 이 장면에 대해 “미베 사장이 추진해 온 대담한 ‘탈엔진’ 계획의 오산을 인정한 것으로, 경영 방침이 급변할 가능성이 커졌다”라고 전했다.
미베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2020년대 후반까지 각국에서 엄격한 환경 규제가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기 때문에 지난 몇 년간 다가올 EV 보급기에 대비해 꾸준히 준비해왔다”라며 "2040년까지 EV와 연료전지차(FCV) 판매 비율을 100%로 만들겠다"는 혼다의 경영 전략을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엔진 탈피라는 목표는 포기하지 않겠지만, 2040년까지 달성할 것이라는 것은 약속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북미용 다목적 스포츠카와 세단 등 3개 차종의 개발 및 판매 중단 결정에 대해 미부 사장은 “(개발 중인 차량을) 사업 성립이 어려운 상태로 시장에 내놓는 것은 고객에게 걱정과 불편을 끼칠 가능성이 있으며, 회사의 미래를 위해서도 최선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혼다의 적자는 전기차 시장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EV시장은 역풍을 맞고 있다. 조 바이든 전 행정부가 주력 정책으로 내세웠던 EV 핀매 보조금을 2025년 9월에 종료하고 2026년 2월에는 온실가스가 인체 건강에 해롭다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발표를 취소하며 배기가스 규제 또한 폐지할 방침을 밝혔다.
그동안 장거리 운전이 많은 미국에서는 주행 거리나 충전 시설 보급 등의 문제로 EV가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으로 제너럴 모터스(GM), 포드 등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도 EV 투자 분야에서 막대한 손실을 기록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추진 중이다.
문제는 혼다의 EV 전략이 중국 시장에서도 통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자율주행 기술이나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현지 제조사뿐만 아니라 다른 일본계 제조사들보다도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계 자동차 대기업 3사의 2월 신차 판매 대수는 토요타자동차, 닛산자동차를 포함한 3사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였지만 토요타와 닛산이 2개월 만의 마이너스였던 데 비해 혼다는 2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시장용 신차 투입이 진전되지 않은 것이 주된 원인이다.
이에 따라 혼다는 향후 북미와 일본 시장을 대상으로 하이브리드차 라인업을 강화하고, 중국에서도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EV신차를 투입해 수익 개선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나카니시 자동차 산업 리서치 나카니시 다카키 대표 애널리스트는 혼다의 거액 손실 계상에 대해 “현실을 직시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라며 “그러나 기술적 시각에 대한 괴리가 큰 만큼 세계에서 통용되는 비용 경쟁력과 운전자가 직접 편리함을 느낄 수 있는 환경 조성,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