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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약으로 재미본 제약사들, '코로나 엔데믹'으로 빠진 매출 회복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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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약으로 재미본 제약사들, '코로나 엔데믹'으로 빠진 매출 회복 '비상'

삼일제약·유한양행·대원제약·동화약품 등 수혜
확진자 급증 영향, 감기약 판매 최대 4배 증가
올해 1분기 일부 제품 제외, 하락 국면 이어져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할 당시 제약사들의 감기약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매출도 올랐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 엔데믹(풍토병화)이 시작되면서 대부분의 감기약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할 당시 제약사들의 감기약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매출도 올랐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 엔데믹(풍토병화)이 시작되면서 대부분의 감기약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제약사들의 감기약 매출이 올해 1분기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일부 감기약의 경우 호흡기질환 유행으로 오히려 매출이 증가했지만 일시적 현상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미 감소했거나 감소가 예상되는 부문에서 실적 회복을 위한 새로운 마케팅 발굴에 비상이 걸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코로나19로 감기약 중 하나인 진해거담제나 해열제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제품의 매출이 급증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일부 제품들의 매출이 줄었다. 지난해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기업은 삼일제약, 유한양행, 대원제약, 동화약품 등이 대표적이다.
유한양행에서 코로나19 특수를 톡톡히 누린 제품은 진해거담제인 '코푸시럽'이다. 이 제품은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1.9%밖에 차지하지 않았지만 이전까지는 주요 제품이었던 적이 없었다가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매출이 급증해 주요 제품 리스트에 등재됐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와 엔데믹(풍토병화)이 시작되면서 주요 제품에서 이름을 내렸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할 때 코푸시럽의 판매량이 일시적으로 상승했다"며 "지금도 꾸준히 팔리고는 있지만 코로나19 특수 때보다 감소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삼일제약의 경우 코로나19의 여파로 해열진통소염제인 '부루펜류'의 매출이 급증한 바 있다. 2021년도 1분기에는 부루펜류의 매출이 596억원이었는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던 지난해에는 2004억원으로 4배 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부루펜류의 매출이 1000억원대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는데 이는 유한양행의 코푸시럽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환자 감소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특수를 가장 크게 누렸던 기업은 대원제약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기 전인 2021년 1분기에는 매출이 750억원이었는데 지난해 1분기에는 1170억원으로 폭증했다. 이는 대원제약의 대표 제품인 진해거담제 '코대원'과 해열진통소염제 '펠루비'의 매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2021년 1분기 코대원과 펠루비의 매출을 살펴보면 각각 34억원과 63억원이었는데 지난해에는 133억원과 125억원으로 증가했다.

대원제약의 올해 1분기 주요 제품의 매출을 살펴보면 펠루비는 97억원으로 전년도보다 28억원 감소했다. 반면 코대원의 경우 177억원으로 코로나19 특수가 끝나고도 매출이 증가한 것이다. 이는 올해 1분기에 인플루엔자(독감)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다수의 호흡기 질환이 유행한 결과로 풀이된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올해 1분기에 독감과 같은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면서 코대원의 처방이 늘어났다"며 "펠루비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급증했었다가 다시 돌아오는 추세"라고 말했다.

동화약품의 '판콜' 제품들도 코대원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기 전인 2021년 1분기 판콜의 매출은 87억원이었지만 지난해 1분기는 확진자 증가로 111억원을 찍었다. 이어 올해 1분기에는 146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호흡기 질환까지 연이어 유행한 결과라서 2분기부터는 상승세가 약화되거나 오히려 하락할 수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엔데믹화와 동시에 우연하게 독감과 RSV 등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면서 생긴 일시적 현상"이라며 "이번에 급증했던 제품들의 매출은 결국 2분기부터 점차 원래대로 돌아가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제약사들은 이같은 실적 감소를 우려해 다른 제품 라인업 확장이나 특정 제품 매출 올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원제약은 자사의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장대원'으로 실적 극복을 준비하고 있으며, 다른 제약사들은 시즌에 맞는 제품 수요에 맞춰 새로운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