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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치료의 신세계 줄기세포(16)] 힘줄 질환의 줄기세포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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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치료의 신세계 줄기세포(16)] 힘줄 질환의 줄기세포 치료

힘줄은 견고하고 유연하지만 탄력성이 없는 섬유성 조직으로, 힘줄이 손상되면 건염, 건초염 등이 발생하기 쉽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힘줄은 견고하고 유연하지만 탄력성이 없는 섬유성 조직으로, 힘줄이 손상되면 건염, 건초염 등이 발생하기 쉽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힘줄(건·腱)은 근육과 뼈를 연결하고 근육의 수축을 통해 뼈를 움직이는 역할을 한다. 수시로 움직이기 때문에 활액막 구조를 갖고 있고 점액질을 분비하기도 한다.

힘줄은 근육처럼 결이 있으나 세포 실질보다 결체 조직의 함량이 높아 매우 견고하고 유연하지만 탄력성은 거의 없는 섬유성 조직이다.
근육은 뼈에 직접 부착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힘줄을 통해 붙는다. 힘줄은 근육과 뼈에 부착되는 위치에 따라 얇은 원통형에서 넓은 판형까지 다양한 형태를 가진다.

힘줄은 뼈의 겉막뿐만 아니라 관절막에 붙기도 한다. 또한 겉막을 뚫고 뼈의 실질이나 연골에 이어지기도 한다.

근육을 뼈와 연결하는 단순하고 물리적인 연결고리 역할만이 아니라 힘줄에는 신경이 많이 분포해 있어 길이가 늘어나는 것을 민감하게 감지한다. 이러한 감각 자극은 근육의 긴장도를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힘줄이 손상되면 건염, 건초염, 건 손상, 건 박리 등 염증성 질환과 외상성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신체가 회복되는 과정은 국소적으로 보면 상당히 유사하다. 손상이 발생한 후 염증 물질 분비, 염증 증가 및 혈관 확장, 혈관 신생, 세포 유입, 세포 증식, 세포 분화를 거쳐 콜라겐(collagen) 등 기질이 생성된다. 이후 신생 혈관이 정착되고 콜라겐 분해효소 분비, 리모델링, 안정화 단계를 거친다.

이러한 과정은 놀랍게도 서로 다른 기관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이 과정에서 원래 해당 부위에 존재하지 않던 세포도 나타나기 때문에 줄기세포를 연구하다 보면 모두 인체의 신비로움에 대해 공감하게 된다.

기질들이 분비되고 형태를 갖추어 갈 때는 주변 환경을 그대로 모방하는 습성까지 있어 회복 과정에서 지지체와 미세 환경의 물리적 특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힘줄과 인대 역시 동일한 신체 회복 메커니즘을 따른다. 그러나 주변 혈관 상태와 유핵 세포의 빈도, 특히 변신 가능한 줄기세포 특성을 지닌 세포의 밀도는 조금 다를 수 있다.

연골 내의 연골 세포는 전체 중량의 2~3%에 불과하고 뼈 속의 골세포는 그보다도 더 적다.

이처럼 이미 구조체를 완성한 조직에서는 가용할 수 있는 유핵세포인 줄기세포의 농도가 낮은 것은 당연하다. 힘줄과 인대 또한 견고한 콜라겐 다발들의 중첩 지역이므로 사이 사이 세포가 많이 있을 수 없다.

힘줄은 관형 구조로 여러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반면 인대는 그에 비해 결이 두드러지지 않아서 연골과 유사한 구조를 가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콜라겐 섬유가 주된 기능적 구조인 것은 유사하지만 기능적 특성으로는 연골, 인대, 근막, 힘줄 순서로 결이 존재하고 근막은 힘줄에 가깝지만 힘줄처럼 방향성이 뚜렷하지는 않다는 점에서 약간 다르다.

각각의 기능도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명칭이 모두 다르게 붙어 있다는 점은 의미 있는 일이다.

전공의, 공중보건의 시절에는 7년 동안 손의 손상을 많이 다뤘던 경험이 있다. 해당 대학에서는 모든 분야가 분주하다 보니 정형외과의 업무가 성형외과로 넘어가는 경우가 흔했다.

당시 학계에서는 손가락 재접합 미세수술을 성형외과에서 최초로 성공시켜 큰 관심과 인기를 끌었다. 8권의 교과서 중 1권 전체가 손의 손상과 질환에 관한 것이었고 손가락 절단 복원이나 힘줄 수술에 대한 경험도 무수히 많이 했다.

손과 발은 유사 기관이다 보니 엄지발가락을 떼어내 엄지 손가락으로 만드는 수술도 흔한 시절이었다.

응급실에서 일하다 보면 어떤 날에는 발을 다친 환자를 포함해 여러 가지 상황을 대처해야 하는 날도 있었다. 그래도 이러한 경험 덕분에 이 주제에 대해 전문성을 바탕으로 논의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힘줄을 다시 연결하는 것은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 다양한 봉합법과 소재가 존재하나 원래 혈관도 적고 힘도 많이 받아서 단순한 봉합만으로는 원래 상태로 회복되기 어렵다.

줄기세포 주사 여부가 중요하기보다는 당시에는 정석대로 수술을 하더라도 비틀림이나 불완전 치유는 흔한 현상이었다.

그럼에도 여러 경험을 통해 깨우친 것은 힘줄을 봉합할 때는 힘을 주어 꽉 묶는 것보다는 적당한 힘으로 살살 여러 겹으로 연결하되 충분한 중첩과 주변의 혈관 상황이 손상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술 후에는 해당 관절과 다음관절까지 제대로 고정해서 회복 중에 과도한 부하를 주지 않는 것이 수술 자체보다도 더 중요하다.

제대로 고정하지 않으면 도로 끊어져 손상이 재발하기 쉽고 재수술시 조직들이 물러져 있어서 단단히 고정하기 어렵다.

그래서 현미경까지 보면서 손을 벌벌 떨면서 수술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이러한 복잡한 과정을 거치면서 당시에 줄기세포를 알았더라면 큰 도움이 되었을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

구글에 ‘건 손상을 위한 줄기세포(stem cells for tendon injury)’라는 주제로 검색을 해 보면 국소 주사로 힘줄에 줄기세포를 주입하면 치유 효과가 증가하고 기존 치료법의 효과를 증대시킨다는 연구 결과들을 확인할 수 있다.

학술적 정보를 찾을 때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 견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구글을 자주 이용한다. 최근에는 페이지 서두에 요약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추세로 하단에는 자주 묻는 질문과 관련 논문들이 중요도 순서대로 나열된다.

논문을 살펴보면 혈소판 농축 혈장도 일정한 효과가 있어 많이 쓰인다고 한다.

고농도 포도당 주사인 ‘프롤로’ 치료는 한국에서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시술이다. 신체 어느 부위든 직접 주사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자극이 주어지면 혈관이 증식하면서 자연적 복구 과정이 진행된다. 단순한 바늘 자극만으로도 이런 반응이 나타나는데 줄기세포를 추가로 주입하면 그 효과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의 일부 논문에서는 이에 반대하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한국 유명 대학병원에서 발표한 논문에서는 힘줄 손상 부위에 줄기세포를 주입한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무작위 사례 수집을 통해 분석한 결과 효과가 미미하다고 밝혔다. 실패 사례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없는 논문들이 많아 공평하지 않은 예측을 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2020년에 발표된 스포츠 의학 분야의 논문도 이와 유사한 결론을 도출했다. 이 논문은 힘줄 손상 부위에 줄기세포를 직접 주사하는 것은 효과가 좋을 수도 있으나 간혹 뒤틀림 현상이 발생하거나 치유가 불완전할 수 있어 충분한 해부학적 근거가 없다면 줄기세포를 직접 손상부위에 주입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그러나 대부분 최신 연구들이 칭찬 일색이어서 다소 부담스러움을 느낄 수도 있다.

과학은 항상 하나의 결론만을 내리지 않는다. 다수결과 같이 서로 상반되는 의견들이 충돌하다가 결국 한쪽으로 기울어 대세가 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다시 방향이 바뀌기도 하는데 이는 의학에서는 드문 현상이다.

그러다 보니 일반적인 의견과 반대되는 논문이 발표되면 예상치 못한 주목을 받을 수도 있다. 논문 심사자들도 관심있게 들여다보고 논리적 오류가 없다면 출간을 승인할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의학에서 중요한 것은 논문의 출판 여부보다 그 뒤에 숨겨진 집필자의 의도이다.

때로는 치료 기술력의 차이가 다른 연구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기 때문에 반대 의견을 내는 것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해당 논문을 철저히 검토해본 결과 통계적 오류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집필 시작부터 결론을 주도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실패하기 쉽고 실패하면 더욱 문제가 되는 특성을 가진 수술에서는 줄기세포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실패율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두 편의 ‘반대의견’ 논문에서는 사례를 무작위로 비교했기 때문에 사건의 심각도에 대한 분류가 철저하지 않았고 줄기세포를 어떻게 주입했는지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다.

줄기세포를 주사할 때 봉합한 힘줄 한가운데 주사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봉합사를 아슬아슬하게 걸쳐 놓았는데 그 자리를 수압으로 망가뜨릴 수 있다.

또한 줄기세포 특성상 힘줄을 원래의 상태로 다시 복원하려면 일정 기간의 세포 훈련(cell training)이 필요하다.

그러나 너무 빠른 혈관화가 일어나면 분비된 콜라겐 섬유가 배향성을 갖기도 전에 상처가 아물면서 피부의 상처처럼 딱딱하고 비후된 조직만을 남기고 더 이상의 치유 기전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힘줄의 복잡한 구조의 기능을 이해하는 의사라면 중심보다는 그 주변에 근접해 주사할 것이다. 염증성 질환에서도 힘줄 자체보다는 주변의 문제를 회복시키는 것을 우선시하고 아직 완전히 알려지지 않은 ‘힘줄치유’기전에 의해 치료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의사의 수준도 고려하지 않고 시술의 특성도 구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얼핏 보기에 객관적 통계를 사용한 것처럼 보이는 표면적인 연구일 뿐이다.

의견의 다양성은 인정하지만 신 의학의 풍부한 연구 근거를 무시하고 단순히 비교만 하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지만 핵심을 잘못 짚어 잘못 활용하거나 무관심한 시술을 방치하는 것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의학 논문은 전문 검증자가 없으면 아무도 검증할 수 없는 것이 종종 문제로 작용한다. 따라서 학술적 당위성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다소 의도된 ‘진보’만이 모든 환자를 이롭게 하는 방향이 맞다. 따라서 학술적 당위성만 중시할 것이 아니라 환자의 복지를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변화 후 이점을 알아차리기 전에 먼저 변화의 방향성으로 가닥을 잡아 놓으면 반만 성공하더라도 절반의 퇴보를 상쇄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

최근 인기를 더해가는 스포츠 의학과 스포츠 스타들을 생각해보면 이 주제는 다른 분야보다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영역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특히 최근에는 좋아하는 한 야구 선수의 부상으로 안타까웠는데 문득 줄기세포가 힘줄 치료에 있어 가장 큰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줄기세포 치료는 힘줄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분야에서 논란이 일어나곤 한다. 오랜 경험을 필요로 하는 의학에서 새로운 이론이 자리를 잡게 되면 기존의 치료 방법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의사가 마치 전문가가 아닌 듯한 인식을 받을 때가 있다.

필자 역시 여러 번 경험을 통해 감정적인 동요를 겪기도 했다. 때로는 후회하고 분노하기도 하고, 반성하기도 하며 잠도 오지 않고 가슴 속의 새로운 학문적 열정을 당기기도 한다.

결국에는 환자의 이익이 최우선이라는 원초적 직업의식으로 돌아오고 다시 차분하고 객관적인 자세로 학문에 임하게 된다.

줄기세포 영역에서는 ‘혈관화’라는 확실한 이론이 있다. 입증이 쉽고 추론도 쉬워서 이제는 더 이상 혼란스럽게 느끼지 않지만 다른 의사들은 어떨지 모르겠다.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 이희영은 누구?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은 1991년 성형외과 전문의로 의료계에 발을 내디딘 후 지방 성형을 자주 접하면서 당시에는 흔하지 않던 대량 지방이식을 시작했다. 특히 전문의로서 지방조직을 연구하던 중 의대에서 배운 것과는 다소 다른 지방이식에 관한 시각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줄기세포치료의 발전과 보급을 위해 2007년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를 설립, 동료 의사들과 함께 활발한 학술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