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무루스 보유한 '플루이드크리스탈' 플랫폼 활용해
당뇨 및 비만 치료제 투약 주기 늘리는 것이 목표
펩트론 "일라이 릴리와 진행 중인 기술 평가는 유효"
당뇨 및 비만 치료제 투약 주기 늘리는 것이 목표
펩트론 "일라이 릴리와 진행 중인 기술 평가는 유효"

8일 글로벌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라이 릴리는 스웨덴 제약사 카무루스와 최대 8억7000만 달러(약 1조18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일라이 릴리는 선급금으로 2억9000만 달러(약 3900억원)를 카무루스에 지불했으며 향후 매출이 발생할 경우 5억8000만 달러(약 7800억원)을 수령하게 된다. 이후 글로벌 매출에 따른 로열티도 카무루스는 받게 된다.
카무루스는 장기 지속형 약물 전달 기술인 '플루이드크리스탈'을 보유한 기업이다. 일라이 릴리는 이번 계약을 통해 인슐린 분비 조절 호르몬인 인크레틴 치료제를 공동 개발하고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일라이 릴리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과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는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와 비만치료제 젭바운드를 보유하고 있다.
두 의약품 모두 환자가 직접 일주일에 한 번 주시를 놓아아 하는데 이 불편함 때문에 투약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고 일라이 릴리는 설명했다. 만약 해당 의약품의 투약 주기를 1~3개월에 한번 맞는 것으로 변경하면 복약편의성이 높아진다. 또한 약효 기간이 늘면 투약을 놓치는 경우가 줄어 약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약물이 서서히 방출하거나 분자 구조를 확대해 약효 지속 시간을 늘리는 기술이 필요했는데 일라이 릴리는 카무루스의 기술을 활용하겠다는 것.
플루이드크리스탈은 주사제의 약효를 최대 수개월까지 지속시킬 수 있다. 약이 체내에 주입되면 용액이 젤리 같이 굳어 변하고 이후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분해되면서 약물을 천천히 방출해 약효 기간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이번 계약으로 국내 바이오벤처기업 펩트론과 일라이 릴리의 협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앞서 펩트론은 지난해 10월 일라이 릴리와 기술 평가 계약을 체결했다. 펩트론이 보유한 장기 지속형 약물 전달 플랫폼 '스마트데포'로 일라이 릴리가 보유한 펩타이드 약물에 적용하는 공동 연구를 위한 것이다. 즉 카무루스와 비슷한 방식이기 때문에 개발이 중단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펩트론은 자사 홈페이지에 "일라이 릴리와 카무루스 간 계약에 포함된 약물은 범위가 광범위함에도 불구하고 자사의 기술성 평가 중인 일라이 릴리의 약물은 카무루스와의 라이선스 계약에 따라 선정된 약물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공식 답변을 게재했다.
이어 펩트론은 "일라이 릴리가 공식적으로 밝힌 만큼 펩트론과 일라이 릴리의 기술성 평가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구체적인 논의는 계획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