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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무거운 짐 내려놓고(46)] 제5장 섹스와 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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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무거운 짐 내려놓고(46)] 제5장 섹스와 道

(46)

하지만 그녀는 처음부터 깨어있었다. 일부러 자는 척하면서 최철민의 손길에 몸을 달구고 있던 중이라 그 구렁 안은 이미 뜨거운 물기로 가득 차있었다. 그러다가 최철민의 손끝이 구렁 속으로 잠겨들 때 더는 못 참고는 그제야 잠에서 깨어난 듯 몸을 꿈틀대 그의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이제 깼어?”
최철민은 한문옥의 귓가에 입술을 바싹대고는 뜨거운 숨을 불어넣으며 속삭였다. 그러면서 애무의 손길을 쉬지 않았다. 목덜미와 등을 쓸어가다가 엉덩이를 스치듯 애무해갔다가는 다시 쓸어내리기를 반복해 그녀의 몸이 더 달아오르도록 정성을 다했다.

“으응.......지금!”

한문옥은 정말 이제야 깨어난 것처럼 코 먹은 소리로 대답하고는 몸을 뒤척여 반듯하게 돌아누웠다. 더 격렬한 애무를 기다리는 자세였다. 그 순간을 기다려온 최철민은 옷을 훌훌 벗어 침대 밑으로 밀쳐냈다. 마치 손으로 빚어낸 마네킹처럼, 굴곡진 몸매와 가지런히 쭉 뻗은 다리, 그리고 그 가운데 소담스러운 음모가 창을 넘어온 아침 햇살에 눈부시게 드러났다.

그러자 부러질 듯 힘차게 뻗친 아랫도리가 곧바로 공격하고 싶은 충동이 폭풍처럼 일어났다. 그러나 탄트라 여신(女神)에게 경배하듯 의식(儀式)을 치르라는 요기의 가르침을 떠올리고는, 부드러운 애무의 손길을 이번에는 좀 거칠게 움직였다. 그러다가 호흡을 가다듬어 몸을 포개 그녀의 이마에 가만히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코끝을 거쳐 입술을 더듬어 오래 키스하고는, 귀와 목덜미를 입술로 애무하고 두 젖가슴에 잠시 머물렀다가 배를 지나 음모를 스쳐지나가서 그 구렁진 곳에 한참을 머물러 혀끝으로 애무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기어이 그녀는 못 참을 신음을 토해냈다. 그러나 최철민은 그녀가 신음의 톤을 높일수록 묘한 쾌감이 느껴져 좀 더 거칠게 입술을 허벅지와 다리를 문지르고 발등을 거쳐 발끝을 자근자근 깨물었다. 그러다가 발바닥 용천에 키스하고 다시 다리를 거슬러 타고 올라 또 한 번 구렁진 곳에 머물러 한참을 애무했다.

한문옥은 더는 못 참아 두 손으로 최철민의 머리를 감싸 쥐더니 두 다리를 들어 허리를 끌어안았다. 빨리 몸속으로 들어오라는 몸부림이었다. 하지만 최철민은 요기의 가르침을 연상하며 그녀의 구렁진 그곳에 깊숙이 혀끝을 밀어 넣어 애무했다.

그러다가 물큰하게 고인 뜨거운 물을 혓바닥으로 받아서 배꼽으로 가져가 문질러놓고 복부를 지나 양 젖가슴으로 옮겨갔다. 그리고 목덜미를 거쳐 격렬한 키스로 그녀의 타액을 삼켜 단전으로 내려 보냈다.

그때까지 최철민의 의지는 수련의 정법을 따르고 있었다. 힌문옥이 정염의 불꽃에 온 몸을 불태우고 의식을 잃을 때까지 공격하고 싶은 욕망을 인내하며 몸을 뒤집어 바로 누워서는 그녀가 자신을 애무하게 했다. 그녀는 벌써 행법을 숙지했던 터라 능숙하게 그리고 허겁지겁 격렬하게 순서를 밟아 애무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불덩이처럼 뜨거운 열기로 빳빳이 뻗은 그것이 그녀의 입속으로 몇 차례 들어가고 나올 때 최철민의 의지의 한계가 서서히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창조의 천지본성을 내림받은 음양합일의 순수성은 망각당하고 그 자리에 쾌락만이 타올랐다. 정염의 불꽃에 몸을 태우기라도 하려는 듯 미친 듯이 덤벼들어 그녀의 귓가에 사랑을 속삭였다. 맑은 의식으로는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그 말은, 진심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날뛰는 음욕의 혀 놀림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귀는 영혼의 울림으로 받아들여서 환희에 빠져들게 했다.

“사랑해요! 사랑해요!”

울부짖듯 신음으로 토해내는 그녀의 말 역시 이때만은 진심이었다. 그가 주지 않아도 자신은 서운함을 모르고 오직 한 마음으로 주고, 주고 또 주어도 더 주고 싶은 무위(無爲)의 도의 소리라 착각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