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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화가는 외로워야 좋은 작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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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는 외로워야 좋은 작품 나온다"

'설악산 화가' 김종학, 희수 맞아 갤러리현대서 개인전
[글로벌이코노믹=노정용기자] '설악산 화가' 김종학 화백이 일흔일곱 희수(喜壽)를 맞아 개인전을 개최한다. 지난 30여년 간 설악산에 살며 설악의 풍경을 화폭에 담아온 그는 오는 12일부터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 본관과 신관, 그리고 두가헌갤러리에서 '진정(眞情)-김종학 희수전'을 선보인다.

▲'설악산화가'김종학이미지 확대보기
▲'설악산화가'김종학
이번 전시에는 폭 2~5m에 이르는 대작을 비롯해 1970년대 초창기 작업을 엿볼 수 있는 판화와 목판 원본, 1980~1990년대 인물화 등 60여점이 나온다. 김종학 화백이 수집한 전통 농기구도 등장한다.

작가는 30여년을 설악의 자연과 함께 해왔지만 설악의 모습을 보이는대로 그리지 않았다. 자연을 바라보고 관찰하고 기억한 다음 마음속으로 취사선택하고 재구성했다.

화면 속 자연의 기운은 생동한다. 들풀이나 야생화 등이 많은 이유는 빼어나게 아름다운 조형미 때문이다. 작품에서는 색과 형태를 중요시한다.
외딴곳에서 홀로 작업하는 외로움을 작업에 쏟아 붓는다. 작가는 "어릴 적부터 혼자 있는 것을 좋아했다"며 "특히 화가는 외로워야 움직이고 작업에도 열중한다"고 말했다.

50세가 될 때까지 그림 한 점 못 팔았지만 단 한 번도 화가 이외의 직업을 부러워한 적은 없다. "무명 시절은 힘들었지만, 작품을 하는 동안 '몰아' '몰입'의 순간이 주는 기쁨이 어려움을 이기게 해 준 것 같다"고 전했다.

▲김종학작'총석정'이미지 확대보기
▲김종학작'총석정'
그의 화면에는 다양한 원색이 등장한다. 원색 사용은 위험하기도 하지만, 자꾸 대담하게 써 봐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이혼하고 설악에 들어가 하고 싶은대로 하자고 마음먹고 나서 색을 사용하는 데 자유로워진 것 같다"는 설명이다.

갤러리현대 신관 1층에 전시된 전통 농기구는 30대 초반부터 수집한 것들이다. 김 화백은 그동안 목가구, 보자기, 수저집 등 민예품은 등을 모아 왔다. "당시 부르는 값을 다 주고 샀다. 주위에서는 '김종학이 속아서 샀다'고도 했는데 신경 쓰지 않았다'며 웃었다. 1987년 목기를 중심으로 300여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시인이었던 할아버지가 '화가는 육십이 넘어야 하고, 시인은 칠십이 넘어야 예술가가 된다'고 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할아버지 말씀이 다 맞다"며 "여기서 주저하지 않고 죽을 때까지 작업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전시회는 7월 7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