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도 그만인 상식] 고래와 용생구자
[글로벌이코노믹=김성욱 기자] 오는 3일부터 6일까지 울산광역시 장생포와 태화강 일원에서 ‘울산고래축제’가 개최된다. 울산의 대표 축제인 울산고래축제는 올해로 20년을 맞아 풍성한 볼거리로 관광객을 맞이한다. 고래축제를 울산에서 하는 이유는 울산이 고래잡이의 ‘메카’였기 때문이다. 지금은 상업 포경(고래잡이)을 할 수 없지만 말이다.고래는 물에 사는 포유물이며 멸종위기의 동물이다. 그리고 고래는 현존하는 가장 큰 동물이기도 하다. 여기까지는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이야기다.
그런데 전설 속 고래는 용의 자식도 무서워한 동물이다. 전설에 의하면 용에게는 아홉명의 자식이 있다. 이를 용생구자(龍生九子)라 한다. 이중 셋째인 포뢰(蒲牢)가 무서워한 동물이 바로 고래다. 전설 속 고래는 엄청난 덩치를 가졌으며, 머리 위로는 분수처럼 물보라를 내뿜었다. 포뢰는 이 동물을 무서워해 보기만 하면 산천이 떠나가도록 울었다.
원래 포뢰가 무서워한 동물의 이름은 ‘고뢰(叩牢)’다. ‘포뢰를 두들겨 울린다’는 의미다. 믿거나 말거나 한 얘기로는 사람들이 바다에 있는 엄청난 덩치의 물고기(지금의 고래)를 보고 포뢰가 무서워 한 고뢰라고 생각했고, 그 이름이 지금의 고래로 바뀐 것이라고 한다.

첫째는 비희(贔屭)다. 비희는 거북을 닮았고 무거운 것을 짊어지는 것을 좋아한다. 흔히 유적지 등에 가면 만나볼 수 있는 거대한 비석 밑에 있는 동물이 바로 비희다.
둘째는 이문(螭吻)이다. 이문은 높은 곳에서 멀리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고 불을 예방하는 능력이 있다. 그래서 궁이나 절 등의 건물 용마루 양쪽 끝에 위치하고 있다.
셋째는 포뢰이고, 넷째는 폐안(蒲牢)이다. 호랑이를 닮은 폐안은 정의의 수호자다. 정의를 지키는 것을 좋아해 감옥이나 법정으로 들어가는 문에 새긴다. 범죄자로 하여금 경외감을 느끼게 하기 위함이다.
다섯째는 도철(饕餮)로 놀고 먹는 것을 좋아한다. 모습은 늑대를 닮았고, 악수(惡獸)로 불린다. 정(鼎)이나 종에 모습을 새겨 넣어 식욕과 탐욕을 경계함에 쓰인다.
여섯째는 공복(蚣蝮)으로 물을 좋아한다. 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주로 다리의 기둥에 새겨진다.

아홉째 산예(狻猊)는 불과 연기를 좋아해서 주로 향로의 몸통이나 다리에 새겨진다. 산예는 전설 속 동물 ‘사자’다. 산예는 또 앉아있는 것을 좋아하고 부처님을 좋아해서 불좌에 앉아있기도 한다.
마지막 초도(椒圖)의 성격은 닫는 것을 좋아한다. 이러한 성격으로 방문의 문고리로 새겨 넣는다.
이처럼 용의 아홉 자식은 우리의 생활 속이 깊숙이 자리 잡아 우리를 지키고 있다. 유적지나 박물관에서 용의 아홉 자식을 찾아보는 것도 또 다른 관광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한편 용은 거북, 봉황, 기린과 함께 사령(四靈)이라 하며, 상서로운 동물로 인식되고 있다. 여기서 기린(麒麟)은 동물원에서 볼 수 있는 그 기린이 아니다. 기린은 오색 찬란 화려한 빛깔의 털을 가지고 이마에는 기다란 뿔이 하나 있는 상상 속의 동물이다. 사슴의 몸에 소의 꼬리, 말과 비슷한 발굽과 갈기를 갖고 있다고 한다.
왕의 궁중의식 때 입는 옷은 흉배(조선 시대 임금과 왕세자 및 종친이나 관료들의 평상 복장의 가슴과 등에 붙이던 장식용 헝겊 조각)에 따라 품계를 알 수 있다. 왕이 입는 곤룡포에는 용이 그려져 있고, 대군 이상이 입는 옷에 그려진 동물이 기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