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산책] 송설(국립무용단 단원)
심리연기, 디테일이 풍부하고
유리알처럼 빛나는 너른 마음
자금성 메인 공연무대에 올라
송설(宋卨, Song Seol)은 아버지 송영태, 어머니 김금선 사이에서 1985년 2남 중 장남으로 포항에서 태어났다. 두 분 모두 공무원인 부모 밑에서 조용한 유년시절을 보낸 그는 자신의 주변에 예술을 하는 친척들은 전혀 없었다. 그는 포항 동부초등학교, 대도 중학교, 영일고등학교를 졸업한 순수 경상도 혈통이다. 투박한 사투리에 건장한 청년 송설은 커다란 눈망울에 친교력이 있고, ‘밭가는 황소’ 이미지이며 노력형이다.
거친 바닷바람을 벗 삼아 비린내 나는 부두를 헤집으며 꿈을 키우던 송설은 거대하게 용솟음치는 바다의 등줄기를 보면서, 뜨겁고 솟아오르는 아침 해의 열정과 밤새 고기잡이에서 돌아오는 어부들의 삶을 보면서, 함부로 남의 아류에 빠지지 않을 자신감과 직선과 곡선의 배합에서 오는 여유로움으로 균형감을 습득한다. 송설의 춤의 뿌리는 바다의 유희에서 온다. 기자가 송설과 그의 춤을 기억해내는 것은 그가 대학에 입학하고 부터이다.
이미지 확대보기대학재학시, 우이동 깊숙한 산에서 『태양새, 고원을 다시날다』의 영상을 찍으며 만났던 그는 지금의 그가 아닌 미래에 대한 불안을 동반한, 지시에 잘 따르는 춤 수행길의 어린 도반이었다. 넓은 바다와 깊은 산, 그리고 자신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무대공간에서 순응자의 삶을 살아온 그가 성장하지 못할 성공인자는 없었다. 그의 춤은 최승희의 춤 줄기를 타고, 송범, 국수호의 대장정을 이어받을 재목으로 성장하는 동일선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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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너른 바다를 든든한 후원자로 두고 늘 긍정적 마인드로 세상을 걷는 그는 ‘믿는 만큼 이루어진다’라는 신념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인공광의 빛 속에서 갇히지 않고, 큰 소리로 외쳐도 끄덕 않는 파도의 기질을 받아 거침없이 질주하는 송설은 산기슭의 작은 집에서도 견뎌내고, 며칠을 눈과 비로 내려도 흔들리지 않을 산이며 바다다. 파장과 켤레가 맞지 않아도 웃어넘길 수 있는 유리알처럼 빛나는 너른 마음의 춤꾼이다.
대학 졸업 후, 우연히 관람하였던 『고구려』는 그를 개안시킬 정도로 커다란 감명을 주었다. 가슴이 뛰는 감동이 사라지기 전에 그는 안무가 국수호를 찾아가 가르침을 받겠다고 결심하고 디딤 무용단을 향하게 된다. 이렇게 맺은 인연은 국수호의 문하생으로서 남성 춤의 뿌리를 익히는 계기가 된다. 충실, 우애, 정조의 상징인 석류석을 닮은 송설은 상설공연을 비롯해, 국수호 선생의 다양한 작품에서 춤 표현법, 춤 사랑, 춤꾼의 생존법을 익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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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송설은 시든 꽃이나 마른 나뭇가지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오방색이 그를 감싸며 찾아온 행운들은 안개밭을 헤치며 찾아온 영광의 빛줄기였다. 송설은 늘 행운을 몰고 오는 야광주(夜光珠)란 생각이 든다. 밤을 밝히며 빛나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빛을 나눠줄 수 있는 사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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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그는 강미선 안무의 『페드라』, 남수정 안무의 『닥』, 『천년지설』, 국수호 안무의 춤극 『낙랑공주』 , 베이징올림픽의 『천무』, 『월인』, 『달의 사람들』, 『이화』, 인천시립무용단 『풍속화첩』, 『춘향』, 울산시립무용단 『처용랑』, 조남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