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 박인웅 기자] LG생활건강(LG생건)이 지난 2007년 코카콜라를 인수해 시장 지배자가 되면서 콜라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LG생건은 물류비 인상 등 시장 여건 때문에 가격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저성장과 저물가로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런 설명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생건이 코카콜라를 인수한 지난 2007년 600mL 제품 용량을 500mL로 줄였지만 가격은 그대로 1300원을 받았다. 단위당 가격을 15% 인상한 것. 인수 당시 주요 대형마트의 1.5L 콜라 가격은 1490원이었다. 이후 몇 차례 가격이 올라 현재 판매가는 2590원에 달한다. 무려 73%나 인상됐다.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은 14%에 불과했다. 도시 2인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같은 기간 22%(약 65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코카콜라는 지난 2011년 이후 콜라 값을 6~9%씩 거의 매해 올렸다. 2011년 1월 8%, 2011년 11월 8.5%, 2012년 8월 9%, 2014년 1월 6.5%, 2014년 11월 5.8%를 각각 인상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5%를 기록하는 등 최근 저물가 추세가 굳어진 것을 감안하면 콜라 값만 나홀로 고공행진을 한 셈이다.
이런 가격 인상에 힘입어 코카콜라는 크게 성장했다. 2007년 인수 직후 영업손실 74억원에서 지난 2013년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951억원이었다. 코카콜라의 이런 눈부신 실적에는 '가격 조정'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식품업체가 이익을 내기 가장 쉬운 방법 가운데 하나는 '가격 인상'이기 때문이다.
코카콜라는 가격을 올릴 때마다 "물류관리비, 인건비 인상 등 사업 환경의 변화에 따른 영향으로 제품 출고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코카콜라가 독점적 시장 지배력을 등에 업고 지나치게 자주 가격을 올리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실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았는데도 부담을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인웅 기자 parkiu7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