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청소는 정말 ‘하기 싫은’ 목록 중의 하나였다. 얼마나 ‘하기 싫었나?’ 하면 사실 ‘숙제’ 보다도 싫었던 기억이 난다.
커다란 운동장에 가을이 오면 가장 많이 뒹구는 것은 낙엽이었다. 교정 가득 자리 잡은 ‘플라타너스’ 낙엽이 떨어질 때면, 청소는 ‘해도 해도’ 답이 없었다. 요즘 아이들 말로 ‘노답’, ‘핵노답’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교육 현장에서 청소 시간은 어떠한가? 솔직하게 말해서 청소가 즐거운 사람이 어디 그리 흔하겠는가? 누구나 청소 시간은 빨리 흘러가길 바라고, 그 중 일부는 적당히 청소 흉내 내기에 몰두하다가 종회를 들어오는 녀석들도 있다.
교실 청소와 국어실 청소 담당인 나로서는 교실을 점검하고 국어실 청소를 지도해야 한다. 그런데, 거의 매일 매일 교실을 지도하다 보면, 마무리 종이 울린다. 그러니 국어실은 항상 뒷전일 수밖에 없다.
교실 청소를 5명의 학생에게 역할을 주었다. 그리고 학기 초 청소시간교실에 들어가 관찰해보니, 요즘 아이들은 구역을 분담하여 청소에 임하고 있었다. 누구는 1분단, 누구는 2분단, 누구는 3분단, 누구는 칠판과 앞뒤, 누구는 복도, 누구는 쓰레기통 정리 등으로 자체 임무를 분담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한 녀석이 무슨 일이 생기면 청소가 진행되다 만 상황이 그대로 남아 있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은 밀려들어오고,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는다.
그런데, 더욱 황당한 것은 자기 청소 구역을 다 마무리 했다고,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아 있거나 남의 일인 것처럼 바라다보고 있는 아이들을 지도하는 교사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그래서 방법은 교사인 내가 마무리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청소도구를 들고 마무리를 하다보면, 그래도 아직은 착한 심성을 가진 아이들이 많은지, 같이 힘을 모아 청소를 마무리 한다.

참으로 어려운 청소 시간이다.
청소는 어렵다, 어려워, 과거나 현재나 말이다.
박여범 용북중학교 교사(문학박사·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