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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 주식, 기관은 매도·개미는 보유…고평가 논란 속 사흘째 주가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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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 주식, 기관은 매도·개미는 보유…고평가 논란 속 사흘째 주가 폭락

팔란티어가 6일(현지시각) 사흘째 폭락한 가운데 기관 투자가들과 개미 투자자들은 각각 순매도, 보유 지속으로 엇갈린 행태를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팔란티어가 6일(현지시각) 사흘째 폭락한 가운데 기관 투자가들과 개미 투자자들은 각각 순매도, 보유 지속으로 엇갈린 행태를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데이터분석 업체이자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로 시장을 휩쓸고 있는 팔란티어가 6일(현지시각) 다시 폭락했다.

팔란티어는 지난 3일 207.18달러로 종가 기준 사상 최고 주가 기록을 세운 뒤 탄탄한 분기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6일까지 사흘 내리 주가가 급락했다. 이 기간 주가 낙폭은 15% 안팎에 이른다.

단 3일 만에 주가가 심각한 조정을 겪는 가운데 기관투자가들과 개미투자자들 간 세력 다툼 양상도 빚어지고 있다.

팔란티어 전망에 대한 각기 다른 기대 속에 기관과 개미들의 세 대결이 빚어지고 있다.
이날 팔란티어는 6.84% 급락해 175.05달러로 마감했다.

기관, 순매도


기관 투자가들은 최근 팔란티어 매도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팔란티어가 3일 장 마감 뒤 탄탄한 실적을 공개하기는 했지만 가파른 주가 상승과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정도의 성적은 아니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팔란티어는 기록적인 매출과 기대 이상의 순익으로 투자자들을 유혹해 올해 주가가 약 165% 폭등했다.

그러나 주가수익배율(PER)이 401배에 이르는 등 지나치게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인해 일부 대형 기관 투자가들은 차익 실현과 위험 관리 속에 팔란티어 보유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의아크 인베스트, 억만장자 투자자 스탠리 드러큰밀러 등이 비중을 축소하는 대표적인 기관 투자가들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기관 투자가들은 여전히 팔란티어 지분 약 46%를 갖고 있지만 최근 주식 일부를 매각하며 보유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

개미, 끝까지 간다


반면 개미 투자자들은 여전히 팔란티어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있다. 보유 비중도 거의 변화가 없다.

시장 지표에 따르면 개미 투자자들 가운데 단 0.1%만이 지난 1주일 동안 팔란티어 포지션을 조정했다. 기간을 한 달로 늘려도 팔란티어 보유 비중을 조정한 개미 투자자는 불과 1% 안팎에 그친다.

개미 투자자들은 팔란티어가 AI 소프트웨어 시장의 주도주라는 점, 성장 잠재력이 여전히 막강하다는 점을 의심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고평가


팔란티어는 결코 고평가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빅쇼트’ 주인공 마이클 버리가 팔란티어 주가 하락에 베팅해 500만주 풋옵션을 걸었다는 공시가 주가 폭락의 방아쇠가 됐다. 팔란티어의 가파른 주가 상승에 불안감을 갖고 있던 투자자들이 이를 계기로 대규모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다.

팔란티어의 선행(포워드) PER은 200배가 넘고, EBITDA(부채, 이자, 세금, 감가상각 차감 전 이익) 기준으로는 151배에 이른다.

팔란티어 주가가 이익 성장에 비해 적정한지를 평가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PEG 역시 팔란티어가 지나치게 고평가 돼 있음을 가리킨다.

PER을 주당순이익(EPS) 증가율로 나눈 PEG는 1을 기준으로 평가가 달라진다.

PEG가 1에 가까우면 주가가 이익 성장을 감안할 때 적정하다는 뜻이다. 1보다 낮으면 이익 성장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됐음을 시사한다. 1을 웃돌면 고평가 됐다고 본다.

팔란티어는 이 PEG 값이 무려 ‘8’에 이른다. 이익이 성장하는 것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 됐음을 시사한다.

40의 법칙


그렇지만 낙관론자들은 여전히 기대감이 높다.

이들이 주목하는 것은 우선 이른바 ‘40의 법칙(Rule of 40)’이다.

40의 법칙이란 팔란티어 같은 소프트웨어 서비스기업(SaaS, Software as a Service)의 성장과 수익성 균형 잣대다.

매출성장률(%)과 수익성마진율(%)의 합이 40% 이상이면 회사가 성장과 수익성 간 건강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가령 매출 성장률이 40% 이상이지만 수익성 마진율은 ‘마이너스(-)’로 손실을 보고 있어도 합계가 40 이상이면 문제가 없다. 높은 성장을 위해 수익을 희생해도 괜찮다고 해석이 가능하다.

매출 성장률과 수익성 마진이 각각 20%를 기록해 합계 40%가 되면 성장과 수익 창출이 균형 잡힌 업체라고 볼 수 있다.

매출 성장률은 ‘제로’이지만 수익성 마진율이 40% 이상인 경우에도 괜찮다. 성장이 둔화됐지만 높은 수익성으로 이 단점을 만회했기 때문이다.

팔란티어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40의 법칙 점수가 114%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온톨로지


‘존재론’이라는 철학 용어에서 비롯된 팔란티어의 자체 플랫폼인 ‘온톨로지(Ontology)’ 역시 낙관 전망의 핵심 근거 가운데 하나다.

일반적인 AI와 기계학습(ML)과 달리 팔란티어의 온톨로지는 복잡한 ‘지식 구조’나 ‘현실 세계의 맥락’을 파악해 일종의 가상 세계를 구축한다.

온톨로지는 조직의 ‘디지털 쌍둥이’를 구축해 의사 결정을 돕도록 해 고객사들의 사업 가치를 극대화한다.

고객사들은 온톨로지를 통해 AI 예측과 실행으로 운영 효율성을 개선하고, 비용을 줄인다. 일관된 맥락에서 의사 결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오판으로 인한 손실도 줄일 수 있다.

팔란티어는 온톨로지 기반 AIP(AI 플랫폼)를 도입해 3분기 미 상업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121% 폭증했다.

온톨로지는 팔란티어의 영업마진 51%의 핵심으로 높은 마진과 확장성을 갖고 있다.

또 팔란티어는 이 온톨로지를 마치 성곽처럼 활용해 경쟁사들이 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막고 있다. 특히 기존 고객들이 다른 경쟁사로 옮기려면 플랫폼을 뜯어내야 한다. 막대한 돈과 시간이 필요한 번거로운 작업이어서 팔란티어는 고객사들을 경쟁사에 여간해서는 빼앗기지 않을 수 있다.

팔란티어의 ‘40의 법칙 점수 114%’ ‘51% 영업마진’이라는 두 마리 토끼 핵심이 바로 온톨로지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