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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장은의 재즈 다이어리(1)] 한국 재즈 대중화는 차인표의 색소폰 연주…"신애라도, 나도, 우리 모두 뿅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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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장은의 재즈 다이어리(1)] 한국 재즈 대중화는 차인표의 색소폰 연주…"신애라도, 나도, 우리 모두 뿅갔다"

EBS 스페이스 공감 '현진영X배장은의 컬래버레이션. 이미지 확대보기
EBS 스페이스 공감 '현진영X배장은의 컬래버레이션.
나는 재즈를 정말로 좋아한다. 아니 사랑한다. 그 열정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깊어지고 넓어진다.

나에게 있어 재즈의 미학이라 함은 심장은 격렬하게 요동치고 있지만 그 안에서 흘러나오는 주옥같은 아름다운 프레이즈들,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오는 논리적인 정반합의 멜로디들, 어느 때는 예상할 수 있는 선율의 여정을 그리고, 또 어느 때는 나 자신 까지도 놀라워지는 새로운 세계로의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참 추상적인 글이다.) 재즈는 연주자나 청자의 느낌이자 경험이다. 재즈로의 입문이 특히 중요한 것은 각각의 사람들의 사연이 고스란히 담긴 추억의 책장과도 같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중은 이제 재즈 뮤지션의 삶을 다루는 '위플래쉬'와 '라라랜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감동했다. 영화는 다른 나라와는 이례적으로 흥행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었다. 나 역시 '위플래쉬'에 나오는 그런 극한 교수님까지는 아니지만 약간이나마 경험해 본 바도 있고 연습의 살벌함과 치열함, 그리고 친우들과 항상 함께 음악을 만들고 서로 돕지만 한편으로는 아이러니하게 살떨리는 경쟁도 많이 경험 해보았다. '라라랜드'에서 나오는 남자 주인공이 음악의 한 소절을 갖기 위해서 자동차 카셋트를 돌리고 또 돌리고 그리고 집에 와서 녹음기에서 듣고 또 듣고 그것을 피아노에서 연습하는 장면을 기억한다면 나 역시 그 장면을 기억하고 아직도 그러고 살고 있다는 것에 웃지 않을 수가 없다. 누가 보면 참 미친 사람 같으리라.

요즈음 실용음악과의 경쟁률은 사상 초유의 숫자를 기록한다. 물론 그것이 재즈의 대중화와 절대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까지의 실용음악과의 입시 경향은 재즈의 교육 커리큘럼의 결과물로 인한 산물이다. 많은 부작용을 낳은 것도 사실이다.
재즈의 접근은 우선 대중적인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루마, 김광민의 달콤하고도 멋진 피아노 선율, 케니지의 부드러운 소프라노 색소폰은 비주얼로도 멋지다. 아직도 40~50대 초 중반의 보통사람들은 차인표씨가 극중 색소폰을 열정적으로 불며 신애라씨를 뿅가게 하는 장면을 기억하시리라 믿는다. 신애라씨도 뿅가고 나도 뿅가고 우리 모두가 뿅갔다. 그 붐에 재즈를 배우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폭팔적으로 늘었는지 심지어 클래식 전공자들 중에서도, 음악에 꿈을 갖은 다양한 직업과 음악 전공과 관련 없는 학교를 다니던 많은 사람들이 실용음악으로 재즈로 전향했다.

많은 분들이 대한민국의 재즈 역사에 길을 활짝 열게 된 것이 언제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연코 그 모든 것을 차인표씨에게 돌릴 것이다. 사실 음악 자체에서 재즈란 음악에 매료되기엔 우리 모두가 문화적으로 많이 깨어 있지는 않았다고 본다. 우선은 유행을 타고 대중성을 가져야 뭔가가 시도된다. 어쨋든 나 역시 그들 중 하나 였고 언제나 피아니스트의 꿈을 가지고 있는 어린 학생이었다.

나는 언제나 무엇에 쓰이는 피아니스트가 될것 인가? 방황, 방황, 피아노, 방황, 방황, 공부... 이런 방황에 종지부를 찍고 나에게 "너의 길은 이 길이다"라고 지평을 열어준 것은 서울예대의 입학 후 신입생 환영회 공연이었다. 정말 부끄럽게도 난 그때까지 라이브 밴드가 연주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우아! 지징~~쟝쟝쟝…. 저게 기타구나, 두둥~ 빠! 쿵빠, 쿵쿵빠…. 이런 것이 드럼소리구나, 오 저 아련한 현악기 그리고 오케스트라 같은 소리가 키보드에서 나오는 구나, 그리고 번쩍번쩍한 색소폰! 저렇게 생겼구나.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보컬하시는 선배님은 휘트니 휴스톤의 'I Have Nothing'이란 곡을 부르셨는데. 밴드와의 공연이라는 게 이런거라니…. 정말 멋있다. 나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러고 나서 정말 열심히 이 알파벳이 의미하는 코드라는 음악적 용어들을 하나 둘씩 익혀 나갔다. 나의 동기들 중 몇몇은 아무것도 모르는 이 손가락만 잘 굴러가는 꼬맹이를 희안하게 보기도 했다.
배장은 서경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