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10 15:23
지난 9일은 제571돌 한글날이었다. 이번 주제는 '세종대왕과 재즈!'로 잡아 보았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노력으로 과학과 음악을 발달시키고 백성과 군주의 소통을 위한 언어인 한글를 창제하여 조선 문화를 꽃피운 대왕 세종과 그 어떤 것과도 조화를 이루는 엄청난 장점이 있는 매력적인 예술의 한 형식인 재즈. 어떻게 보면 그 둘을 연관시키는 것은 엉뚱하다 못해 감히 무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그 무엇보다도 세종대왕에 대한 깊은 존경심으로, 그리고 한글의 아름다움과 그 존재의 고귀함에 대하여 깊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재즈와 우리 언어의 운명적인 연결 고리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피아노라는 악기는 17세기2017.07.27 17:50
우리나라 실용음악과에서 배출한 수많은 인재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각각의 다양한 음악 분야로 퍼지며 문화를 발전시켰다. 실용음악과는 세계로 퍼져나간다. 특히 어마 어마한 인구를 가진 중국인들의 실용음악 교육을 우리가 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은 아마도 빗나가지 않을 것이다. 중국 대학에 있는 실용음악과를 여기서 쉽게 확인해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수요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금지국가이다. 하지만 불법 다운로드와 다른 경로로의 유통업은 월등히 앞선다. 그 양이 엄청나 무시무시할 정도다. 중국인들은 30년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 실용음악과의 컨셉트와 수준을 10년2017.07.21 15:17
노스 텍사스 주립대학(University of North Texas)은 세계 최초로 대학교 내에 대중음악 커리큐럼 발생지로 나의 모교이기도 하다. 노스 텍사스 주립대학은 1946년 가을 학기부터 재즈 스터디(Jazz Studies Department) 프로그램이 정식 출범했다. 노스 텍사스 주립 대학교내에 대중음악 커리큘럼이 생긴 유래가 참 재미있다. 1942년 당시 음대 학장 윌프레드 베인(Wilfred Bain)은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한 대학원 학생에게 댄스 음악을 전공하는 두 명의 대학생들을 위한 커리큘럼을 석사 논문으로 만들어 보라고 지도했다. 그 때 만들어진 댄스 밴드 전공자를 위한 커리큘럼은 미국 내 재즈 스터디의 롤 모델이 됐고 더 나아가 세계적으로 퍼져2017.07.14 16:51
최근 실용음악과에 대한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의 음악적 커리어에 있어서 많은 영감을 받고 한편으로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실용음악과 입시이다. 실용음악과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고도 충격적인 현상을 나는 가장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다. 2005년부터 매년 빠지지 않고 실용음악과 실기 시험 고사에 전형위원으로 위촉되었던 것. 매년 1~2회, 많게는 5~6회까지 실기 시험 감독으로 거의 1000명의 입시생을 만나왔다. 최근 인구 감소율 등을 감안해도 지난 13년 동안 약 3만~4만 명의 피아노·작곡 입시생의 연주를 들은 셈이다. 피아노 외에 다른 파트의 입시생 심사까지 감안한다면 한해2017.07.07 16:41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탄생한 스마트폰은 어떻게 보면 개인 비서나 도우미를 옆에 항상 휴대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고 혹은 핵폭탄을 바로 옆에 끼고 사는 것과 같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통하여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까지 보고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쉬리, 빅스비로 대변되는 인공지능(AI)이 탑재되면서 우리가 지금 상상하는 그 이상의 일들이 일어날 수도 있다. 유학시절 겪었던 미국의 빌 클린턴 전대통령과 모니카 르윈스키의 스캔들, 한국 오양 비디오 사건이야 말로 인터넷의 발달과정에 있어 아주 커다란 희생양이 아니었던가 싶다. 인터넷이 없었다면 결코 그렇게 널리 퍼지는 사건들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20세기 말2017.05.16 17:07
배장은 트리오는 한때 캐나다 토론토 재즈 페스티발을 나갈 만큼 야심이 컸다. 캐나다 정부로부터 모든 지원과 나쁘지 않은 공연비를 받아 미국의 색소폰 거장 그렉 오스비 (Greg Osby)를 초청해 연주했다. 그는 나의 미국 레코드 레이블의 대표님이기도 하다. 일본, 중국, 홍콩, 말레이지아, 심지어 뉴욕까지 야심차게 활동도 하였지만 투어의 과정은 쉽지만은 않았다. 많은 분들이 어쩌면 ‘에게게’ 하실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하나의 자존심이 있었으니, 반드시 합당한 공연비를 받고 사비를 들이지 않고 투어를 한다는 철칙을 세웠는데 나름 성공적이었다. 밀어주는 단체도 없었고 기사도 한줄 나가지 않았다. 신기한 것은 어디를 가든2017.05.01 10:30
철저히 혼자가 되어 본 적이 있는가. 배장은 트리오는 세상을 향해 열정을 가지고 걸어 나가는 혼자된 이들의 삼합이다. 시간과 공간 안에 지도를 가지고 있는 기본이 충실한 베이시스트와 그 안에 온갖 구조물들을 만들며 색채를 입히는 드러머, 그 둘을 감싸 안고 어우르는 피아노 소리, 숨소리, 그리고 허공에서 울리는 조화의 소리! 그 안에서 꽃 피는 멜로디와 하모니. 이것은 바로 사랑이다. 그들은 시간과 공간을 공유한다. 그 시간에 그 공간에서 그 만남을 갖는 자들만의 이야기. 그 이야기를 목격하고 함께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과 그 음악을 통해 움직여진 마음, 그리고 그들이 전하는 감동과 감흥. 이 순간의 공연은 절대 어2017.04.10 13:18
바야흐로 벚꽃 시즌이다. 찬란하게 아름다운 벚꽃 시기는 그 기간 또한 아쉬운 일주일에서 길게는 이주일이다. 그래서인지 벚꽃이 피는 요즘의 느낌은 각별하고 향기롭다. 그리고 설레인다. 소나기가 내린 흔적에 그 아까운 그리고 아름다운 벚꽃잎들이 흘러 내렸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마음의 준비도 채 안되었는데 주말엔 벚꽃이 만개했다. 뒷산도 벚꽃, 온 나라가 벚꽃으로 그야말로 축제 도가니다. 우리 마음도 혼란한 이때 벚꽃 좀 제대로 즐기겠다는데 날씨가 협조하지 않는다. 뿌연 미세 먼지가 묻은 꽃잎들도 가련해 보인다. 하지만 비가 온 탓인지 그 먼지가 씻겨 내려간 느낌 또한 나쁘지는 않다.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2017.04.03 07:56
졸업, 입학, 새학기 시즌에 우연하게 보이후드(Boyhood)한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이 영화는 한 소년, 소녀의 성장기를 12년에 걸쳐 만든 놀라운 작품이었다. 아, 이렇게 아이들이 자라는 것이고 우리가 이렇게 자라온 것이구나. 나도 이렇게 자랐겠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만든 영화였다. 내성적인 소년이 청년으로 성장하는 과정도 인상적이었지만 그 안에 나오는 아이들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성장(?) 혹은 발전 과정도 상당히 흥미로웠다. 철모르는 어린 시절 결혼을 하여 아이들을 낳아 길렀으니 얼마나 많은 일들을 겪었을까. 음악을 좋아하고 철없고 생활력 없는 아버지를 견디지 못한 어머니는 결국은 헤어지게 되었고 두 아이들은2017.03.07 08:01
영화 '라라 랜드'는 역시 흥미로웠다. '라라랜드'를 보러온 수많은 관객들을 향해 무언으로 외치고 싶었다. "저도 재즈해요!!" 웃기라고 하는 소리 맞다. 나는 '라라랜드'의 열풍이 한풀 꺾이고 최근에 이 영화를 봤는데 평이 좋다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 영화 역시 '위플래쉬'의 과장과 처절한 예술혼 어쩌구 저쩌구 재즈에 관한 것인가 했지만, 첫인상은 달랐다. 샤방샤방한 할리우드라는 배경과 재즈라는 음악과의 조화로 이루어진 뮤지컬이 왠지 모를 비현실적인 세계를 암시하는 듯했다. 남자의 직업은 인기있는 대중 음악을 하는 사람도 아니었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그런 한량도 아니었으며 단지 현실 감각이 없는 진실된 마음을 갖고 최고의 재즈 음악인을 꿈꾸는 세바스찬. 자존심과 자부심은 대단하지만 본인이 사랑하고 연마한 음악에 대한 믿음과 진정한 재즈를 몰라주는 현실의 사이에서 힘들어한다.'그래, 그게 바로 나야!! 나!!' 아마도 우리 세계에서 재즈인들이 겪는 공감되는 점들이 아닐까 싶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징글벨을 연주하라는 클럽의 매니저를 무시한 채 자기가 연주하고 싶은 연주를 화려하게 하고는 해고 당한다. 온갖 열정을 다하여 연주를 하고 난 후 썰렁한 분위기를 온몸으로 체험에 본 자만이 아는 그 싸함…. 가끔 친절한 웨이터나 웨이트리스들이 박수를 쳐주기도 한다. 그리고 해고. 그 장면에 내 눈길을 사로 잡은 것은 피아노 위에 올려 놓은 팁자(Tip Jar). 나도 항상 연주하기 전에 매니저에게 둥근 어항이나 통이 큰 유리 병을 받아 피아노 위에 올려 놓곤 하였다.아무것도 안 들어 있으면 정말 아무도 팁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내 지갑에서 1달러나 혹은 5달러, 어떤 고급스러운 곳에서는 10달러, 20달러 짜리라도 마구 집어 넣어서 고객들의 팁을 유도 한다. 어쨋든 그 장면을 보고 예전의 추억이 떠올랐다. 뮤지션들의 성공은 (재즈 뮤지션들 포함) 바로 계속해서 음반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이 주어지면 그 음악과 함께 관객들과 소통하는 투어를 다니면서 공연을 하는 것이2017.02.27 08:26
와! 재즈 공연이다. 밴드가 다 같이 연주하는 것을 보면 짐작컨대 무엇인가 공통점이 분명하다. 악보가 있더라도 달랑 한 장이다. 하지만 계속 다른 연주를 하고 있다. 글쎄 요즘에는 재즈 연주자들 중에 휴대폰을 보면서 연주하는 사람도 있다. 무례하게!! 밴드 리더가 무슨 무슨 곡을 연주합시다, 하면 황급히 휴대폰을 꺼내서 무엇인가 열심히 찾는다. 지인 중 건너 건너 아는 사람인데, 뉴욕에 사는 재즈 베이시스트가 고안해서 만든 '아이 리얼 북(I Real Book 혹은 Irealb)'이란 기가 막힌 앱 어플은 수천가지의 재즈 스탠더드 곡을 담고 있다. 단, 멜로디는 그려져 있지 않고 코드 진행 만이 담겨져 있지만 드럼, 베이스, 피아노의 반주가 담겨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양한 템포와 조성과 리듬 스타일로 연주를 해주니 참으로 기특한 어플이다. 예전만 해도 상상도 할 수도 없는 일이다. 내가 재즈공부를 시작했을 땐 제이미 에버솔드 라는 재즈 교육가가 플레이 얼롱 씨디(Play a long CD: 유명한 연주자가 반주를 녹음하여둔 음원)와 악보를 제작해 판매했는데 당시 같이 학교를 다니고 있던 모든 학생들이 열댓 권이 있을 정도로 보편화된 교재였다. 그 씨디엔 항상 연주할 수있는 템포 박자를 세어주는 유일한 목소리가 있는데 획일화된 맹꽁이 같은 목소리가 웃긴다. "아 원, 아 투, 아 원 투우 뜨리 포~" 요즘 아이리얼비(IrealB)의 탬포 박자를 세어주는 소리는 거의가 멍청한 카우벨 같은 소리 "텅 텅 텅 텅~~~ " 하고는 곡이 시작된다. 멍청한 카운트 세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머리가 멍청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요즘은 수준 높은 재즈 연주자의 연령층이 많이 낮아진 것도 사실이다. 물론 지극히 주관적인 나의 생각이긴 하지만 즉흥 연주를 실제로 하고 있는 학생들의 공연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탄복을 하게 된다. 아! 너의 언어가 되었구나. 기특하다. 많이 어려웠을 텐데…. 하지만 도대체 평가가 좋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학생은 버벅2017.02.22 11:07
즉흥 환상곡. 어? 어디서 많이 들어본 곡인데? 쇼팽이 작곡한 많은 곡들은 즉흥으로 연주되고 후에 악보로 기록되었다.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천재 모차르트가 오선지에 거침없이 작곡을 하고 있는 모습이 상상되신다면? 모차르트가 어린 시절 연주했던 즉흥 연주를 그의 아버지가 남김없이 받아 적어 그 기록을 남긴 일화는 유명하다. 바하 역시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즉흥 연주자다. 바하의 악보는 거꾸로 돌려서 연주를 해봐도 바하 같다. 어떻게 그런 음악을 만들 수 있는 걸까? 훌륭한 즉흥 연주는 창의적 예술이다. 이런 말하면 혹시 '노(No)'하는 클래식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클래식계의 재즈 피아니스트는 쇼팽이다. 천부적인 재능, 아름다운 선율과 화성에서 나오는 화려한 프레이즈들…. 이건 비밀은 아니지만 나도 쇼팽이 연주한 프레이즈를 응용하여 즉흥연주를 할 때 쓰곤 한다. 그 시대에 쓴 비밥(bebop) 라인이라니…. 역시 시대를 초월한 범인의 예술적 감각! 어느 시대에도 통하는 것이리라. 즉흥 연주와 작곡의 차이는 무엇인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문제 일 수 있는데, 그 대답은 아마도 시간에서 찾을 수 있다. 즉흥 연주는 찰나에 만들어지는 곡으로, 한번 연주하면 공간으로 사라진다. 녹음을 하거나 악보로 바로 받아 적지 않는 이상 그 결과물은 남지 않는다. 그렇다면 작곡은 단시간 혹은 장시간에 걸쳐 만들어지는 즉흥적인 창작의 산물이 정리되고 수정되는 여과의 시간을 거치기도 한다. 결과물이 남는다. 이 두 가지 과제는 긴밀한 연관성을 갖는다. 재즈는 즉흥연주다. 즉흥연주는 무엇인가? 즉흥연주가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면 일단 임기응변과 능력 그리고 경험의 조화라고 보심은 어떠실지…. 즉흥연주야말로 음악인으로서 가지고 있는 실력과 능력이고 난황 속에서 길을 찾는 지혜를 갖는 임기응변이고 또 그곳에서 쌓인 경험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자산이다. 임기응변이라 하여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으나 주어진 어떠한 상황 안에서 즉흥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이2017.02.09 06:00
‘도대체 재즈는 정말 어렵다’ 하는 분들을 위한 일종의 오지랖. 우선 재즈 공연을 보고 ‘멋있다’란 느낌을 받은 분들은 분명 재즈와 가깝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 무언가에 빠지는 것은 항상 계기가 있게 마련이니까. 연주자가 멋있어서, 분위기가 좋아서, 같이 관람한 사람이 좋아서, 혹은 저건 뭐지 궁굼해서…. 클래식 공연에서 악장 중간 중간에, 정적에 혹시 불편하신 적은 없으셨는지, ‘여기가 박수 칠 때 아닌데’, 조금 기다려 보니 연주자가 인사를 하네, 이제 박수를 친다. “짝짝짝” 그렇다면 재즈 공연에는 언제 박수를 치면 좋은가? 우선, 재즈 공연을 볼 때, 주된 연주 주자가 바뀌는 순간, 즉 각각의 연주가 끝나면 박수를 친다. 뭔가 우주를 떠도는 순간이 끝나고 아까 곡이 시작될 때 들었던 멜로디가 다시 들리면 박수 쳐도 아주 좋다. 문화인!!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삼각지인지 아무리 봐도 모르겠으면 중간 박수는 걱정하지 말고 곡이 끝나면 큰 박수를 치면 만사가 형통하다. 재즈 연주자들은 많은 분들이 수줍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곡이 끝나도 청중들에게 박수를 유도하는 듯한 정중한 인사를 자주 하지는 않는다. 어떨 때는 곡과 곡을 자유스러운 즉흥 연주를 하며 이어가기도 한다. 요즘 들어 많은 연주자들이 곡과 곡사이에 청중들을 위한 멘트가 활성화 되기도 했다. 이때 밴드 소개라든가, 연주곡에 대한 이야기를 친절하게 설명해 주기도 한다. 대부분 다음 곡을 무엇을 하는지 밴드 멤버들과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자유로운 광경을 엿볼 수 있다. 그런 자유스러움을 쳐다보는 것도 재즈 공연을 관람하는 재미이기도 하다. 나는 요즘 들어 공연을 하면 관객들의 반응을 살피는 재미가 생겼다. 박수가 많다. 우리를 쳐다보는 관객들의 눈이 반짝 반짝 빛이 난다. 박수가 없다. 왜일까? 연주하는 사람과 그 곳에 있는 관객이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 아무리 애를 써도 음악을 전달할 수 없다. 값비싼 재즈 클럽에 중요한 고객들과 혹은 사랑하는 그녀를 모시고 온다. 조용한 곡을 연주하면2017.02.02 06:00
갓 스물 세 살이 되던 해 1월의 차가운 날, 나는 떠났다. 큰 가방 두 개를 들고 기내에도 한 개 들고 탔다. 어머니가 정성껏 얼려서 싸주신 한달치 보약을 들고... 그것이 녹으면서 터지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오우 마이 갓!! 김치도 싸주신 것이다. 보약 옆에 둔 김치도 터진 모양이다. 승객들은 고맙게도 아무런 불평을 안했다. 그러나 나는 너무 당황하여 계속 화장실로 도망다녔다. 지금 생각해 보니 너무 죄송스럽다. 당시에 비염을 앓고 있어서 냄새를 잘 맡지 못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처음 가는 지역에 아는 사람도 없고 학교 근처 호텔 주소만 달랑 가지고 어떻게 하면 이 짐들을 무사히 들고 도착하는냐, 도대체 그 땅에 떨어져서 나는 어떻게 될것인가가 너무 너무 걱정되었다. 옆에 앉아계시던 아주 친절한 동포 아주머니의 손을 붙잡고 내가 뭐가 아쉬워서 이렇게 떠나는가? 차라리 유학을 가지 말고 그 돈으로 빨간색 스포츠카를 샀어야 했어! 라고 통곡을 했던 것 같다. 통곡이었는지, 하소연이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어쨌든 유학은 늘 나에게 동경의 대상이자 꿈이었다. 나는 운이 좋아 학교를 졸업하고 많은 세션과 일을 했다. 돈을 모았고 그 돈으로 차를 살지, 유학을 갈지 아주 심각하게 고민했다. 난 즉흥적이고 단순하다. 원래 무식한 자가 용감하다고 하지 않던가. 그래 유학을 가자! 떠나서 난 최고가 될 것이다. 으하하! 고마우신 아주머니는 나에게 공항에 내려서 택시를 타는 곳, 그리고 그 동네에 가려면 기사에게 팁은 어느 정도 줘야하는지 등등을 알려주셨다. 비행기가 달라스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밤 12시. 으슥하고 엄청나게 큰 공항이었다. 아주머니는 가시고 나는 택시 타는 곳으로 가서 택시를 잡았다. 운전사 아저씨는 고맙게도 나와 그 어마어마한 짐 보따리와 터진 보약을 안전하게 학교 앞 호텔에 데려다 주셨다. 고마움을 더 표현하고 싶었지만 영어가 서툴러 그러지도 못했다. 다음날 아침, 나는 씩씩하게 학교를 향해 걸어갔다. 원래는 바로 기숙사로 들어가야 했지만2017.01.31 13:50
서울예술대학을 졸업할 즈음이다. 아마도 지금 재즈 연주활동을 하는 몇몇 중엔 일요일 이태원 '올댓재즈 공연'에 환상이 있을 것이다. 나에게도 그러했다.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그 세계. 나는 그 곳에 가서 교수님들의 공연을 넋 놓고 봤다. 어떻게 멜로디와 코드만 가지고 저렇게 열정적인 연주를 할 수 있을까? 저런 빠른 템포에서 말도 안 되는 속사포처럼 안정적이게 나오는 저 끊임없는 음들은 뭐지? 걷잡을 수없는 혼란, 그리고 나도 해보고 싶다는 욕구, 그런데 무섭다는 마음. 그러던 중 공석인 피아노에 코드 좀 읽고 피아노 조금 친다는 이유로 그 자리에 앉게 되었다. 에라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 막 쳤다. 완전 후렸다. 그런데, 어라? 뭐지? 박수를 받네!!! 흥이 났다. 와~~ 이게 내가 잘하는 건가봐…. 너무 신났다. 이런 멋진 연주자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이지 완벽한 축복이었다. 그리고 다음곡 체로키(Cherokee). 트럼펫 주자 클리포드 브라운의 동생인 리치 브라운의 인트로를 연주해 보라고 한다. 알리가 없다. 연주전에 '이러 이러한 거야'라고 말씀해 주셨다. 하지만 피아노만 나오는 인트로를 엉망으로 치고 나니 머리가 멍해지고 온몸이 나무토막같이 굳어져 버리고 그 다음부터 펼쳐지는 속주는 '오 마이 갓!!!'. 머리로 세고 발로 구르고 별 짓을 다해봐도 도대체가 내가 어디에 있는지, 어디가 어디인지 모르겠는 거다. 신이 가혹하셔서 이런 벌을 내리시는 구나. 나는 그런 혹독한 망신을 당하고 연습을 하고 또 연주를 하러가서 망신을 당하고 박수 받고 실패하고를 반복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그 클럽의 사장님이 나를 부르시더니 다음 주 부터는 나오지 말라고 하신다. 그렇다. 짤린거다. 그렇게 스물두살의 어린 마음은 이태원의 밤거리에서 통곡을 하며 사장님을 미워하며 집에 돌아갔다. 지금 생각하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절로 미소가 나온다. 그런 그 소녀는 재즈를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유학길에 오른다. 멋진 재즈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란 간절1
美 잠수함 부대, 북극해 빙하 아래서 '100번째' 임무 완수…우주만큼 거친 극지 정복
2
엔비디아, 공급계약 앞두고 삼성 등 협력사에 ‘이례적 혹평’
3
웨스팅하우스·미쓰비시 손잡고 원전 149조 원 베팅… 한국은 어디에
4
2나노 '수율의 벽'…테슬라 AI6, 2028년 전 차량 탑재 '사실상 불가'
5
“NATO 무기고가 한국으로 이동한다”…K-방산, 세계 군수 질서를 바꾸는 6개의 신호
6
트럼프 행정부, ‘원전 르네상스’ 위해 한국에 러브콜… 웨스팅하우스 독점 깨지나
7
삼성·SK하이닉스 'HBM 독주'에 균열 오나…대만 난야, 'AI 메모리' 판 흔드는 승부수
8
1,000달러 투자한다면 비트코인일까 리플일까… 3년 뒤 웃게 될 승자는 누구?
9
이란 석유 생명줄 하르그섬 강타... 트럼프 긴급 성명 "국제유가 끝내 오일쇼크 폭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