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10여명의 사람을 태운 배가 있다. 선쪼으기 그림으로는 고래그림 위쪽 좌측으로 그물에 걸린 짐승과 그 아래에 꼬리가 긴 짐승이 묘사되어 있다. 면쪼으기 고래그림 아래 오른쪽에는 79㎝ 크기의 대형 고래 한 마리가 앞서 고래들과는 달리 배를 위로한 채 머리를 아래로 향해 그려져 있다.
셋째 군은 전체 그림의 가운데 부분으로 면쪼으기와 선쪼으기 기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면쪼으기로 세겨진 것은 오른쪽 상단에 10여 명을 태운 배 모양의 그림과 그 아래에 물개로 추정되는 좌·우의 바다짐승, 위를 향해 헤엄치는 큰고래, 가늘고 긴 목과 불룩한 배를 가진 사슴모양의 짐승, 이들 사이에 흩어져 있는 개로 보이는 작은 짐승, 성기를 내민 상태로 춤 추는 듯한 사람, 악기를 들고 있는 듯한 사람, 성기를 드러낸 채 한 손을 허리에 갖다댄 사람 등이 있다.
선쪼으기로 새겨진 그림으로는 셋째 군 상단 왼쪽에 위아래로 나란히 그린 두 마리의 호랑이가 교미하는 듯한 형상으로 묘사되어 있고, 그 아래 좌측에는 바로 선 자세의 호랑이 그림이 있다. 그 아래에는 X-ray 화법으로 그린 멧돼지 그림으로 몸통 안의 내장부분이 묘사되어 있는 듯하다.
넷째 군에서는 면쪼으기 그림으로 상부 오른 쪽에 교미하는 듯한 육상짐승 2마리와 이 보다 작게 그린 아래로 향해 헤엄치는 고래 2마리, 그 아래 왼쪽으로 위아래로 배치된 꼬리 긴 짐승, 왼쪽 위를 향해 헤엄치는 고래 1마리, 짐승들 사이에 작게 그려진 사람 등이 묘사되어 있다. 선쪼으기 수법으로는 넷째 군 상단 왼쪽에 꼬리가 긴 줄 무늬의 짐승 1마리, 가로·세로로 줄무늬가 있는 사슴, 다시 그 아래에 수직으로 선 짐승류와 사슴류 각 1마리가 그려져 있다. 하단 오른쪽에 역삼각형의 윤곽에 눈, 코, 입이 그려진 사람 얼굴과 몸에 여러 줄이 그려진 고래가 있다.
김경상 다큐멘터리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