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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中 깜짝 방문, ‘완전자율주행’ 중국 출시 앞당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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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中 깜짝 방문, ‘완전자율주행’ 중국 출시 앞당기나

28일(현지 시각) 중국을 깜짝 방문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왼쪽)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8일(현지 시각) 중국을 깜짝 방문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왼쪽)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깜짝 중국 방문에 관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로이터,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28일 중국에 도착, 다음 날인 29일 중국 포털업체 바이두와 완전자율주행 기능 적용을 위한 지도 제작(mapping) 및 내비게이션 부문에서 협력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이는 바이두 측이 자사의 중국 공공도로 지도 제작 관련 라이선스에 테슬라가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는 뜻이다. 중국에서는 모든 지능형 운전 시스템이 공공도로에서 작동하려면 지도 제작 자격을 얻어야 한다.

중국 당국도 이날 이와 관련해 테슬라를 포함한 6개 메이커 76종의 스마트카가 전기차 데이터 보안 규정을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테슬라는 이미 4년 전에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자사 전기차용 FSD를 출시 및 서비스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에서 둘째로 큰 시장인 중국에는 이를 출시하지 못했다.

중국 정부가 허가 없이 자국 내에서 수집한 각종 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금지하면서 중국용 FSD 소프트웨어를 훈련 및 개발하기 위한 데이터를 본사가 있는 미국으로 가져올 수 없었기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2021년 이후 중국 현지서 수백만 대 분량에 달하는 자율주행 관련 데이터를 수집했지만, 중국 정부의 규제로 해당 데이터를 고스란히 중국에 보관 중이다. 머스크는 해당 데이터를 미국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인가를 받음으로써 중국 내 FSD 소프트웨어 출시를 서두른다는 계획이다.
머스크가 중국 내 FSD 출시에 공을 들이는 것은 중국 시장을 발판으로 악화한 실적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는 전기차 사업 초창기 때부터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공을 들여왔다. 지금까지 중국에서 170만 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했으며, 테슬라 최대 규모의 생산량을 자랑하는 가장 큰 ‘기가팩토리’도 중국 상하이에 있다. 실제로 상하이 기가팩토리는 미국 외 현지 공장이 없는 지역에 테슬라 전기차를 공급하는 핵심 시설로 꼽힌다.

하지만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순식간에 중국 내수시장이 포화하면서 테슬라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4일 블룸버그는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의 자료를 인용해 테슬라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1분기 10.5%에서 4분기 6.7%로 축소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비야디(BYD) 등 중국 현지 전기차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판매량에서 테슬라를 앞지른 데 따른 결과다. 최근에는 테슬라가 우위에 있었던 완성도나 각종 편의 기능, 소프트웨어, 성능 등에서도 격차를 줄이면서 테슬라의 위기감을 부추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세계적인 소비 위축과 정부 보조금 축소, 수요 급감 등으로 전기차 판매가 부진하면서 테슬라의 실적은 크게 악화됐다. 올해에만 테슬라 주가는 연초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머스크는 FSD 출시를 통해 중국에서 고전하는 테슬라 전기차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국 브랜드와의 격차를 벌린다는 계획이다. 중국 브랜드들의 기술력도 일취월장 성장하고 있지만, 이미 4년 전에 관련 서비스를 출시해 제공하고 있는 만큼 기술적 완성도나 노하우 등에서 한발 앞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머스크의 방중에 맞춰 중국 당국은 테슬라가 중국 내에서 생산·판매 중인 전기차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데이터 안전성 검사에서 해외 기업 최초로 ‘적합’ 판정을 내렸다. 현지 언론들은 중국 내 FSD 소프트웨어 출시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물론 테슬라가 데이터 반출 인허가를 받아 최종적으로 FSD를 중국에 정식 출시하더라도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이 반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줄어든 보조금과 비싼 금리, 부족한 충전 인프라 등으로 전기차 수요가 급감한 북미 시장보다는, 포화 상태이긴 해도 전기차 관련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잘 갖춰져 있고, 소비자들의 선호도 및 시장 트렌드가 거의 전기차로 넘어간 중국 시장에서 실적을 만회하는 것이 테슬라 입장에서는 훨씬 해볼 만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