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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들, 러시아 결제 어려움에 직면… 지하 금융 채널 활용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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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들, 러시아 결제 어려움에 직면… 지하 금융 채널 활용 증가

중국 은행, 미국 제재 우려로 러시아 거래 중단 잇따라

중국 기업들이 러시아 결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3년 8월 베이징 중심업무지구의 고층 빌딩 근처 육교 위를 보행자들이 걷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기업들이 러시아 결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3년 8월 베이징 중심업무지구의 고층 빌딩 근처 육교 위를 보행자들이 걷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남부의 한 가전제품 제조업체는 가제트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중국의 대형 은행들이 미국의 제재를 우려해 해당 거래에 대한 지불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로 제품을 배송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광둥성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전기 제품에 대한 대금을 결제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 국경을 따라 활동하는 환전 브로커를 이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회사 설립자인 왕은 익명을 요구하며 로이터통신에 29일(현지시각) 전했다.
미국은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와 러시아 기업에 대해 다양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제 미국이 모스크바의 전쟁 노력을 '지원'했다고 비난하는 중국의 은행에 대한 위협은 중국과 러시아 간의 비군사적 무역에 윤활유 역할을 하는 금융을 위축시키고 있다.

지하 금융 채널 활용 증가


로이터통신이 인용한 7명의 무역 및 은행 소식통에 따르면, 이는 소규모 중국 수출업체들에게 점점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의 대형 은행들이 러시아 관련 거래에 대한 자금 조달을 중단함에 따라 일부 중국 기업들은 국경의 소규모 은행과 자금 중개인과 같은 지하 금융 채널(심지어 금지된 암호화폐)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다른 업체들은 러시아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왕은 "공식 채널로는 제대로 된 비즈니스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형 은행이 러시아에서 결제를 처리하는 데 며칠이 아닌 몇 달이 걸리기 때문에 비공식 결제 채널을 이용하거나 사업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왕이 이전에 이용했던 대형 국유 은행의 한 관리자는 대출 기관이 러시아 거래에 대한 미국의 제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왕은 전했다.

중국의 4대 국영 은행 중 한 곳의 은행가는 제재 위험을 피하기 위해 러시아 관련 사업에 대한 조사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은행원은 "가장 큰 이유는 불필요한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중국 은행들은 미국 제재의 표적이 되지 않기 위해 러시아 관련 거래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거나 아예 거래를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러시아 무역 지하로 이동


러시아에 이해관계를 가진 중국 기업을 대표하는 남동부 지방의 무역 단체 책임자는 "중국과 러시아 간의 거래는 점점 더 지하 채널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며 "하지만 이러한 방법에는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모스크바에 본사를 둔 한 러시아 은행가는 "크든 작든 중국 은행에서 KYC(고객알기제도)를 통과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2021년부터 중국에서 금지된 암호화폐로 결제하는 것이 유일한 옵션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 장관은 금요일 베이징에서 왕이 외교부장을 5시간 30분 동안 만난 후 "중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잔인한 침략 전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