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상의 한반도 삼한시대를 가다(323)]

암각화는 무덤을 축조하는 과정에서 자연 암벽의 일부가 채석되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암각화는 대개 동굴 벽이나 자연 암벽에 여러 가지 기하학적인 무늬 또는 동물상 등을 그리거나 새겨 놓은 그림을 말하는데, 부산 복천동 고분군이나 도항리 고분군처럼 벽석에 그림을 새긴 경우가 있다. 이런 바위그림에는 선사 시대의 생활 모습과 신앙을 보여 주는 여러 형상들이 새겨져 있고, 주제는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는 주술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다.
부산 복천동 고분군은 마안산(419m) 남서쪽으로 길게 뻗은 구릉에 있는데, 암각화가 확인된 79호분은 해발 45m 구릉 능선부에 위치한다.
그림이 새겨진 돌은 길이 48㎝, 너비 18㎝, 두께 19㎝ 장방형의 각진 형태이며, 석재는 안산암이다. 그림이 새겨진 면은 비교적 판판한 자연면으로 색조는 붉은색을 포함한 옅은 노란색이며 표면은 다소 거친 편이다. 돌의 가장자리에는 정(釘)을 사용하여 채석한 흔적이 6곳에서 관찰된다. 이 떼어낸 흔적은 암각화가 새겨진 자연면과 구분되어 암각화의 조각과 같은 시기의 것이 아니라 석곽에 사용하기 위해 다듬은 흔적으로 추정된다.
김경상 다큐멘터리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