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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톱스타 양미 왕이보 등 연예인 30명, H&M 나이키 등과 계약 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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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톱스타 양미 왕이보 등 연예인 30명, H&M 나이키 등과 계약 해지

신장 면화 정책 관련 중국 정부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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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 이미지(연합)
중국 톱스타 양미(34), 왕이보(23), 대만 출신 배우 오우양나나(20) 등 30명 이상의 연예인들이 신장 면화 정책에 반발한 나이키, 아디다스 등의 다국적 기업과 계약을 잇따라 해지하고 있다.

CNN은 최근 중국 연예인들이 글로벌 브랜드와의 관계를 끊고 베이징의 신장 정책을 옹호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면서 30명 이상의 중국 연예인들이 H&M, 나이키, 아디다스, 푸마, 캘빈클라인 등 신장 지역에서 생산된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브랜드들과 관계를 끊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중국 연예인들은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신장 면화와 관련해 문제가 된 유명 브랜드와 계약을 해지한 스타로는 A급 여배우 양미(Yang Mi), 팝 아이돌 왕이보, 위구르족 출신 여배우 딜라바 딜무라트(Dilraba Dilmurat), 홍콩 영화배우 겸 팝가수 천이쉰(陳奕迅, Eason Chan), 대만 배우 겸 첼리스트 오우양나나(Ouyang Nana) 등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연예인들의 이탈 규모는 전례가 없는 것으로 중국 SNS에서는 3월 25일을 중국 연예계 사이에서 '계약 해지일'로 불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만 첼리스트 겸 배우 오우양나나.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이미지 확대보기
대만 첼리스트 겸 배우 오우양나나.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이 매체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중국의 엄격한 제한 때문에, 중국의 스타 대부분은 외견상으로는 정치적이었다. 그러나 중국 집권 공산당이 추진하고 관영 매체가 증폭하는 명백한 민족주의의 새로운 물결을 수용함에 따라 침묵을 지키는 것은 더 이상 실행 가능한 선택이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부 글로벌 의류 브랜드들이 강제징용 우려와 서부 지역에서 생산되는 면화 사용을 거부한 데 대해 민족주의적인 반발이 일자 지난 3월 24~25일 이틀동안 중국 배우와 가수, 모델들이 일제히 중국 정부의 신장 정책을 옹호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인권단체들은 중국 정부가 신장 전역의 국제수용소에 위구르족과 다른 이슬람 소수민족 집단을 감금하고 강제 노동에 이용했다고 비난했는데, 직간접적으로 세계 기술 및 소매 공급망의 일부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신장에 대한 미국과 다른 서방 국가들의 제재로 인해 중국 정부는 이 캠프를 테러와 종교적 극단주의를 퇴치하기 위해 고안된 '직업 훈련소(직업기능 교육훈련소)'라고 부르고 있다. 중국은 수용소 내 강제노동에 대한 비난을 거듭 강력하게 부인했다.

지난 12월 미국 정부는 "현재 존재하는 가장 끔찍한 인권 침해 중 일부로 노예 노동자들에 의해 만들어졌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신장에서 생산된 면화의 수입을 금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당 청년단체인 공산당 청년동맹이 지난달 24일 H&M이 신장에 대해 오래전에 발표한 성명을 웨이보에 올린 이후 일어났다. 세계 2위의 의류유통업체인 H&M은 2020년 9월 발표한 성명에서 신장 면화 생산과 강제 노역에 대해 "심각한 우려"라며 "지역 재배농가들의 면화 구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중국 공산당청년동맹은 웨이보 게시물에서 "중국에서 이윤을 남기려다가 신장면화를 보이콧하려는 소문을 퍼뜨리고 있나요?"라며 H&M의 입장을 비난했다.

웨이보에서 비난이 일자 지난 4월부터 H&M 브랜드 홍보대사로 활동했던 배우 황쉬안(36)이 곧바로 H&M과 더 이상 함께 일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또 다른 H&M 홍보대사인 한국 걸그룹 f(x) 출신 송치안(빅토리아·34)도 비슷한 발표를 했다.

그러나 대중의 분노는 H&M에서 그치지 않았다.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나이키에서 약 1년 전 발표한 "신장에 강제노역 신고와 관련이 있다"는 성명을 발견하면서 불매 운동이 일어났다.

대중들의 분노가 나이키까지 번지자 브랜드 홍보대사 왕이보는 당장 회사와의 관계를 끊지 않아 비난을 받았다. 그의 침묵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그의 소속사는 결국 지난달 25일 아침 왕이보가 스포츠 의류 브랜드와의 모든 협력을 끝냈다고 발표했다. 소속사는 성명서를 통해 "우리 소속사와 왕이보는 중국을 자극하는 어떤 언행도 단호히 반대한다. 국가의 존엄성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모국의 이익을 단호히 보호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하루 종일, 중국의 점점 더 많은 유명인사들이 그 뒤를 따랐고, 제네바와 런던에 본부를 둔 비영리 단체인 BCI(Better Cotton Initiative)와 연계된 패션 브랜드들과 관계를 끊었다. 지속 가능한 면화의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BCI는 인권 문제를 이유로 지난해 10월 신장에서 조달한 면화의 승인을 중단한다고 말했다.


김성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de.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