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니아 양식은 대표적으로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에페소스(Ephesus)의 아르테미스(Artemis) 신전이나 올림픽 성화의 채화지 이기도 한 사모스(Samos)의 헤라(Hera) 신전처럼 화려한 건축미를 자랑한다.

건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이오니아 양식이 산업디자인에 적용된 사례는 많지 않다. 그중 양식 그대로의 콘셉트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가구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이오니아 양식의 대표적인 신전 기둥을 모티브로 디자인 된 구프람(Gufram, Italy)의 카피텔로 암체어(Capitello Armchair)는 스튜디오 65(Studio 65)의 1971년 작품이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영구 보존된 카피텔로는 형태 그대로 이오니아 양식의 기둥을 과감히 사선으로 자른 위트(wit)를 느낄 수 있다.
구프람의 디자인은 상식을 파괴하는 크리에이티브와 때로는 극단적인 콘셉트도 엿보이며 어느 것 하나 만만치 않은 특별한 조형 세계가 경이롭기까지 하다. 이탈리아 하이엔드(Highend) 가구가 추구하는 장인 정신의 마감 수준(Finishing Quality)이나 아트 퍼니처(Art furniture) 사조와도 거리가 있는 가구와 작품의 묘한 경계의 특별한 브랜드이다.

카피텔로는 자사의 특허 소재인 구프락(Guflac)으로 마감되어 있는데 이 소재는 일반적인 폴리우레탄(Polyurethane)보다 부드럽고 독특한 고급스러움이 특징이기도 하다.
구프람은 기존의 디자인 관습에 저항하는 '래디컬 디자인'(Radical Design) 운동이 한창이던 1952년 설립되어 기능이나 구조, 형태와 소재에 있어 관습을 벗어난 특별한 가구로 자리매김했다. 팝 아트에 비교되기도 하는 그들의 가구는 주거공간이나 미술관, 박물관, 호텔 등 어떤 공간에서도 감각적인 구성미가 가능하다.

카피텔로를 국내에 소개한 장디자인아트(대표 장혜순)의 조한영 디자인 팀장은 “우레탄 폼 자체를 성형하여 이런 제품을 만들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고 실험적”이라며 국내에도 이러한

독특한 가구 디자인이 없는 점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장디자인아트는 구프람 외에도 필립 스탁(Philippe Starck)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 협업하는 독창적인 가구 브랜드 드리아데(Driade)나 하이엔드 모던 가구 카펠리니(Cappellini), 아웃 도어 콘셉트의 철재 가구 에뮤(emu) 등도 전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김정한 씽크디자인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