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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먹거리 ‘대체육’이 뜬다…채식 선호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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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먹거리 ‘대체육’이 뜬다…채식 선호 반영

2023년 글로벌 대체육 시장, 6조7000억 수준으로 성장 전망
채식주의, 환경보호, 동물복지 등으로 국내 대체육 시장 급성장
풀무원, 아워홈, 파리바게뜨 등 식품업계와 대형마트에도 '대체육 열풍'

아워홈은 최근 구내식당에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메뉴들을 내놨다. 사진=아워홈이미지 확대보기
아워홈은 최근 구내식당에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메뉴들을 내놨다. 사진=아워홈
대체육 시장이 채식에 대한 인식 변화, 건강, 환경 등 가치소비 추세가 전 세계 자리 잡으며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오는 2023년까지 글로벌 대체육 시장 규모가 6조7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체육 시장이 국내는 아직 도입 단계에 불과하지만, 채식 선호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한국채식연합 조사에서 국내에서 채식을 실천하는 인구는 2008년 15만명에서 올해 250만명으로 급증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도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40% 신장한 115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약 35% 신장한 155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엄격한 채식을 하는 인구 외 ‘하루 한 끼 채식’ 등 간헐적 채식을 하는 ‘플렉시테리언(Flexible+Vegetarian)’ 증가 등으로 채식 인구가 크게 늘면서 전통적인 육류 소비 시장에 대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에 국내 주요 유통기업들은 대체육 관련 제품 개발과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가치 소비’가 주목받는 가운데, 환경과 동물 복지를 고려한 식물성 고기인 대체육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육은 콩과 같은 곡물에서 식물성 단백질 등을 추출해 모양과 식감을 고기와 비슷하게 만든 식자재다.

그동안은 채식주의자들이 찾는 '신기한 음식' 또는 '미래 먹거리' 정도로 인식됐으나 환경보호, 동물복지 등을 고려해 채식을 실천하거나 식습관 개선, 건강 증진 등을 이유로 식물성 식단을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대체육 시장 키우기가 활발해지고 있다.
풀무원은 식물성 고기의 맛과 형태를 한국인 취향에 맞춘 한국식 대체육을 출시하고 국내 식물성 대체육(Plant-Based Meat) 사업을 본격화한다.

유통업계에 대체육 관련 제품 개발과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풀무원(왼쪽부터), 파리바게뜨, 이마트이미지 확대보기
유통업계에 대체육 관련 제품 개발과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풀무원(왼쪽부터), 파리바게뜨, 이마트


풀무원식품은 지난 10일 대체육을 풍부하게 넣은 식물성 소스로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 ‘식물성 직화불고기 덮밥소스’를 내놨다.

제품에 사용된 식물성 대체육은 콩에서 추출한 ‘식물성조직단백(TVP, Textured Vegetable Protein)’ 소재를 풀무원의 기술력으로 가공해 육고기(일반 동물성 고기)와 유사한 맛, 질감을 구현했다.

풀무원기술원은 연구개발을 통해 콩 비린내를 최소화하는 숯불 직화 공정을 도입했고, 육고기에 한층 더 가까운 신제품을 선보였다.

풀무원은 내년 1분기 소불고기처럼 얇은 형태의 대체육 신제품을 추가로 선보이는 등 식물성 대체육을 다양화하는 데 힘쓸 계획이다.

김정하 풀무원식품 PPM사업부 CM은 “그동안 내놓은 식물성 대체육이 두부를 다양하게 변형한 제품 위주였다면, 식물성 직화불고기 덮밥소스는 육고기와 형태, 질감, 식감 등을 한층 더 유사하게 구현한 제품”이라며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의 한국식 대체육으로 제품 구색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워홈은 친환경 그린캠페인 ‘가치 EAT GO’의 일환으로 전국 구내식당에 친환경 메뉴를 대거 선보이고 있다. 가치 EAT GO는 아워홈이 지난 8월부터 실시해온 그린캠페인으로 건강과 환경을 생각한 한 끼 식사를 통해 고객에게 환경보호에 대한 가치를 전달한다.

아워홈은 지난 8일 콩고기로 육개장의 맛을 재현한 ‘채식두개장’, 비건스프를 활용한 ‘채식떡만두국’ 등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메뉴들을 내놨다. 온실가스 방출의 주요 원인인 육류 중심 소비를 줄여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생태계를 보전한다는 취지다.

소비자가 채식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대체육의 맛과 식감을 살렸으며, 소스를 비롯한 모든 양념에도 육류 성분을 배제했다고 아워홈 관계자는 설명했다.

파리바게뜨는 지난달 4일부터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언리미트’와 협업개발한 ‘건강한 플랜트 불고기 샐러드랩’을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에 사용된 ‘언리미트 슬라이스’는 식물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만든 100% 식물성 대체육이다. 열을 가하면 갈색으로 변하면서 고기향이 극대화되는 마이야르 반응으로 실제 고기와 비슷한 풍미와 쫄깃한 식감을 구현해낸 것이 특징이다. 소고기와 유사한 단백질을 함유하고, 트랜스지방과 콜레스테롤은 포함돼 있지 않아 가볍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환경과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체식품 카테고리를 확대해 ESG 경영을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롯데푸드는 롯데중앙연구소와 2년여간 연구개발을 한 끝에 2019년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엔네이처 제로미트’를 선보였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식물성 버거를 출시하기도 했다.

대체육 바람은 식품업계에 이어 대형마트로도 옮겨가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2일부터 수도권 20개점 내 축산 매장에서 ‘지구인컴퍼니’ 대체육 판매를 시작했다. 지구인컴퍼니는 전통 육류를 대체할 수 있는 식물성 고기를 개발·판매하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이다.

판매 상품은 순수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언리미트’ 4종으로, 100% 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해 단백질 함량이 높고 콜레스테롤과 트랜스지방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고기의 색감 등을 구현하기 위해 상품에 따라 비트, 석류, 카카오파우더를 넣거나 병아리콩, 렌틸콩 등으로 영양을 더하기도 했다.

이마트는 대체육을 가공식품이 아닌 우육, 돈육과 같은 하나의 축산 품종으로 고려한다는 의미에서 이를 축산 코너에 진열했다. 미국 등 채식문화가 발전하고 대체육이 정착된 나라의 대형마트에서도 전통 육류를 주력으로 하되 동일 공간 내 대체육 비중을 늘리는 추세를 반영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10월부터 대체육 시장에 발을 들였다. 강서점 등 전국 52개 주요 점포에 비건 상품을 모아 진열하는 ‘비건존’을 마련하고 이마트처럼 언리미트의 상품 4종을 오프라인 대형마트와 온라인몰에서 판매하고 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