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편의점·은행, 소비자 행동 변화시키는 '소리 마케팅' 효과 톡톡

공유
2

편의점·은행, 소비자 행동 변화시키는 '소리 마케팅' 효과 톡톡

한 슈퍼마켓에서 쇼핑중인 손님.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한 슈퍼마켓에서 쇼핑중인 손님. 사진=로이터

'감각 마케팅',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고 무의식적으로 구매에 작용하는 방법으로, 현재 실생활과 인터넷상에서 다양한 장소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 가운데 소리 마케팅이 우리 실생활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보면 새삼 놀라운 일이 아니다. '소리'는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리는 청각 이외의 감각도 움직일 수 있고, 사람의 행동도 바꿀 수 있다. 기업과 소비자 간 접점인 소매점에서는 배경음, 환경음 등에 대한 연구가 종종 이루어지고 있다. 소매업계에서는 의도적으로 주변 소리를 제어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쉬운 예로는 BGM(배경음악)이 있다. (1) 음악 템포 (2) 음악 유형 (3) 볼륨 세 가지 관점에서 우리 기분이나 태도, 행동 방식에 영향을 준다.

우선 매장 내 음악의 템포는 쇼핑 속도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더 느린 속도로 음악을 듣는 소비자들은 더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더 느린 속도로 움직이면 당연히 서비스 이용시간, 매장 내 체류시간이 늘어나 결국 소비자 지출 기회를 증가시키고 그들이 구매하는 금액도 증가하게 될 것이다.

슈퍼마켓에서 템포가 빠른 음악과 템포가 느린 음악을 각각 들려주었을 때, 템포가 느린 환경에서 더 많은 시간과 돈을 소비해 매출이 38%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다.

식당에서도 음악이 느리면 먹는 데 더 오래 걸리고, 식탁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더 많은 음료를 소비한다며, 느린 환경에서 음료 판매가 41%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다.

편의점 배경음악은 더 세밀하게 설계된다. 일례로 일본의 쇠고기 덮밥 체인점이나 편의점의 배경음악이다. 이 가게들 중 많은 곳은 케이블 방송을 계속 틀어주고 있다. 특히 재즈채널이 선택된다고 한다.

소고기덮밥 가게는 손님 한 명당 단가가 거의 같다. 소고기 두세 그릇을 먹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에 최대한 회전율을 올리기 위해 즉, 일찍 먹고 가능한 한 빨리 가게를 떠나게 만들기 위해 배경음악의 템포를 빠르게 한다.

반면 편의점에서는 오래 머물수록 매출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편의점에서 보내는 시간은 평균 3, 4분이라고 하는데, 어느 정도의 오랜 시간 머물게 할지 집중한다. 따라서 시간대별로 편한함을 주도록 템포를 줄이고 한 방송 프로그램을 길게 틀어주는 방법을 쓴다.

또한 시간대별로 각기 다른 배경음악 도입해 적절한 마케팅에 이용한다. 아침, 정오, 저녁, 심야로 나누어 각각 1시간 정도의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아침에는 가볍고 상쾌한 음악, 낮에는 밝은 팝 음악, 밤에는 잔잔한 서양 음악으로 바뀐다. 최근에는 음악 외에도 많은 토크들이 삽입되어 광고도 흘러가고 있다.

무의식적으로 우리는 배경음악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느린 템포는 진정 효과가 있는 반면, 빠른 템포는 경계심을 유발한다.

또한 템포가 느린 배경음악은 화도 참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소매점이나 식당에서 긴 줄을 보고 화가 날 때 느린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어야 한다. 업 템포의 배경음악은 기쁨과 즐거움에 상관없이 경각심을 높여준다. 보통 사람들은 행복할 때나 놀 때 깨어난 상태이지만, 업 템포의 배경음악은 그런 의식과는 무관하며 단순히 각성을 높여준다.

예를 들어, 은행 지점에서 업 템포 사운드를 재생하는 것은 은행 직원들에 대한 친근감을 증가시키고, 미소로 인사하고 수다를 떠는 것과 같은 긍정적인 행동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실험 결과 나타났다.

기차를 타고 내릴 때 흐르는 느슨한 멜로디도 이런 효과를 노린다. 예전에 시끄러운 벨소리가 승객들에게 출발할 때 경고하기 위해 사용되었지만, 고도 경제성장기에는 출퇴근 러시 아워가 심해져 역이 과밀해지면서 그 벨소리를 불편하게 느끼는 사람이 늘었다. 아침에 초조하게 기차를 타려고 할 때 '벌' 소리가 들리면 짜증이 난다.

일본에서 출퇴근 러시아워 열차 내 불편한 느낌을 줄이기 위해 해결책으로 1980년대에 멜로디가 도입되었다.

소매점처럼 원하지 않는 고객들의 행동을 만류하기 위해 소리를 이용하는 장면은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젊은이들보다 장년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클래식 음악을 사용하는 사례도 많이 볼 수 있다고 한다. 오페라 및 클래식 음악은 캐나다의 공원, 호주의 기차역, 영국의 해변 상점, 미국의 세븐일레븐의 주차장, 그리고 더 최근에는 런던의 지하역에서 볼쌍스러운 사람들을 내몰기 위해 틀어주는 경향이 있다.

당신들을 편안하게 해 주기 위해서라기 보다 당신들이 마주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피할 수 있게 하려고 그런 음악을 틀어준다고 한다. 영국 컴버웰에 있는 맥도날드는 원치않는 고객들이 가게 앞에 머물지 못하도록 매장 밖에 클래식 음악을 틀 수 있는 '사운드 장벽'을 구축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실제 역에서 클래식을 들을 때 지하철에서 강도 33%, 직원 폭행 25%, 기차와 역에서의 반달리즘 37%가 감소했다는 보도도 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명예기자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