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고 공유하고 즐기는 '공간 혁신' 속 이색 체험 콘텐츠 가득
전문가 레슨·참치 해체쇼·전시까지…온라인은 못하는 '차별화' 콘텐츠 사활
전문가 레슨·참치 해체쇼·전시까지…온라인은 못하는 '차별화' 콘텐츠 사활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통가는 색다른 경험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백화점뿐 아니라 대형마트, 편의점까지 ‘오프라인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온라인에서는 시도조차 하지 못할 ‘재미’로 차별화를 이루겠다는 심산이다.
유통업계 최초로 테니스 코트까지 들이며 일반 스포츠 매장과 차별화를 기한 곳은 롯데백화점이다. 잠실 롯데월드몰에 들어선 이 매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닌 ‘복합 문화공간’의 개념으로 만들어졌다.
매장에 설치된 테니스 코트는 가로 22m, 새로 8m로 이 공간에선 고객이 직접 테니스 용품을 사용해 볼 수 있을뿐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상위 1%의 스포츠 선수를 가리키는 ‘파이브 스타’ 선발 출신 코치로부터 레슨을 받을 수 있다. 향후에는 유명 테니스 브랜드 론칭쇼부터 동호회에 대관까지 다양하게 활용할 예정이다.
라켓 컨설팅, 스트링 케어 등 1:1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켓 라운지도 마련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쉽게 구하기 어려운 한정판 아이템부터 기본 용품까지 테니스에 관해선 없는 게 없는 매장으로 꾸며 ‘테니스 성지’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대형마트도 체험을 강조한 ‘공간 혁신’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이마트 연수점이다. 이마트는 이곳을 리뉴얼하면 3800평에 달하던 이마트 매장을 과감하게 1600평으로 줄이고 쇼핑 경험을 위해 전문점과 테넌트를 대거 유치했다.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의 혁신을 위한 결정이다.
마트 공간은 줄었지만,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그로서리’ 매장은 기존 130평에서 1300평으로 확대됐다. 공간이 넓어지면서 시식하고 상품을 고르는 곳이 아닌 ‘눈’이 즐거운 곳으로 변모했다. 스마트팜에서 직접 재배해 갓 수확한 제품을 구입할 수도 있고, 참치 해체쇼도 관람할 수 있다. 치킨을 튀겨 내는 로봇은 물론이고, 축산코너엔 대형 숙성고까지 마련해 새로운 쇼핑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행사장에로 쓰이던 공간도 팬덤 문화 형성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SSG랜더스 선수들의 락커룸을 재현한 ‘랜더스 광장’으로 변신한 것이다. 특히 랜더스 광장 전면에 비치된 대형 스크린에선 야구경기가 있는날 경기도 생중계해 방문객에게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마트가 스타필드 하남에 최근 문을 연 ‘와인클럽’도 상품 구색만 차별화지 않고, 와인전문가들의 강의를 들으며 배울 수 있는 ‘와인랩’을 조성했다. 앞서 2021년 문을 연 롯데마트의 와인 전문매장 ‘보틀벙커’도 테이스팅 탭을 비롯해 와인 소믈리에들이 상주, 직접 상품을 큐레이션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 속 세상을 현실에서 마주하는 체험형 매장을 연 편의점도 있다. 바로 이마트24다. 이미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 ‘게임 협업 맛집’으로 통하는 이마트24는 최근 게임사 넥슨과 손잡고 던전앤파이터 프리미엄 팝업스토어 ‘단진24’을 열었는데 연일 대기행렬을 이을 만큼 반응이 뜨겁다.
인기 스폿은 해당 매장에 들어서면 보이는 디지털 사이니즈다. 2면으로 장착돼 생생한 입체감을 전달,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즐기는 ‘미니게임 체험공간’과 테마 전시공간까지 유니크한 즐길거리로 가득 채웠다.
업계가 ‘이색’ 즐길거리를 위해 공간혁신과 콘텐츠 발굴에 애쓰는 까닭은 급변하는 유통환경 속에서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코로나19 이후 판매채널이 온라인으로 분산되면서 온라인 채널에서는 할 수 없는 이색 체험형 마케팅에 대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다. 과거의 시식, 메이크업 행사에서 벗어나 그동안 볼 수 없던 콘텐츠를 발굴해 다시 한번 전성기를 준비하겠다는 각오다.
공을 들인 만큼 효과도 톡톡히 나오고 있다. 이마트 연수점은 리뉴얼 오픈한지 한달만에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8% 가량 증가하고 방문객 수가 23%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이마트24의 ‘단진24 팝업스토어’는 오픈 3일만에 방문고객이 2300명을 돌파하며 지난 주말(6~7일) 해당 매장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업계는 매출 효과도 크지만, 치열한 유통가 경쟁 속에서 소비자에게 각인될 만한 이미지를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이색 체험형 콘텐츠와 공간 혁신에 심혈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최은용 이마트24 MD·마케팅 담당 상무 “향후 상품 개발과 마케팅에도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혁신적인 시도를 지속 도입해 전국 가맹점의 차별화된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