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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대표 "연내 '순한' 어린이 라면 출시"…하림, 틈새시장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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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대표 "연내 '순한' 어린이 라면 출시"…하림, 틈새시장 노린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유기농' 재료 활용한 신제품…절대강자 없는 라면시장 공략
지난달 8일 출시한 '닭육수 쌀라면' 라입도 확대…식품 신사업 강력 드라이브

지난 15일 전북 익산에서 열린 NS푸드페스타에서 만난 민동기 하림산업 대표이사. 사진=송수연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5일 전북 익산에서 열린 NS푸드페스타에서 만난 민동기 하림산업 대표이사. 사진=송수연 기자
시장이 경쟁적 장에 있기 때문에 출시 시기를 엿보고 있다. 연내에는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제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민동기 하림산업 대표이사가 지난 15일 전북 익산 ‘하림 퍼스트치킨’에서 열린 NS 푸드 페스타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연내 출시를 예고한 제품은 ‘어린이 전용’ 라면이다. 아이에게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좋은 유기농 재료로 만든 것을 특징으로 한다. 꾸준히 라면사업을 확대해 가고 있는 하림이 이번에는 치열한 일반 라면시장 대신 ‘어린이 라면’이라는 틈새시장에 도전하며 승부수를 던지는 모양새다. 이미 시중에는 어린이들이 먹을 수 있는 라면 제품들이 많이 있지만, 아직까지 시장을 선점한 곳이 없어 이 시장을 적극 파고드려는 의도로 읽힌다.

어린이용 라면은 장인라면, 유니자장면 등 하림의 면·간편식 제품으로 대표되는 ‘더미식’ 라인으로 출시될 것으로 관측된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출시를 앞두고 있는 제품은 모든 것이 아직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면서 출시될 어린이용 라면이 더미식 장인라면의 제품군이 될지, 더미식 브랜드의 또다른 라인업으로 출시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같은 날 NS 푸드 페스타 현장에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행사장을 찾은 내빈들에게 자사 제품을 소개하며 “금년부터 어린이용 라면이 나간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해서 별도로 만들게 됐다”고 출시 배경을 설명하며 “이 라면은 수프 등을 순수 유기농 재료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다양한 국·탕·찌개 등을 소개하며 제품에 대한 하림의 식품사업에 남다른 애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이번 신제품은 라면이 나트륨과 열량이 높아 성장기 아이를 둔 부모들이 권하는 식품이 아니라는 점도 고려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미 판매 중인 더미식 장인라면도 기존 라면의 나트륨 양(1650mg~1880mg)보다 낮은 1430mg이며, 면은 기름에 튀기는 유탕면 대신 바람에 말린 건면을 사용하고 있다.
앞서 김 회장은 더미식 장인라면을 론칭할 당시에도 라면 ‘품질’에 남다른 자부심을 보여왔다. ‘라면이 건강에 해롭다’는 고정관념을 깨겠다고 선언하면서 ‘인공조미료’를 최대한 배제한 라면 만들기에 몰두했다. 고품질 재료와 비법 레시피로 만드는 ‘프리미엄 간편식’에 대한 집념이 남다른 만큼 라면 외 다른 제품에도 이같은 철학을 입혔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하림은 인스턴트 식품으로 저평가되어 온 가공식품을 장인, 셰 프가 제대로 만든 요리수준으로 끌어올려 가정에서도 미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로 더미식 장인라면을 먼저 출시했다”라며 “그 뒤로 비빔면, 메밀비빔면 등 면류 라인업을 점차 넓혀 가고 있는데, 장인라면은 니치마켓(틈새마켓) 공략으로 단단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라면 시장의 저변을 확대했다고 평가 받는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지난 8월 출시된 맑은 닭육수 쌀라면·얼큰 닭육수 쌀라면 등으로 구성된 쌀라면 라인업도 올해 확대될 전망이다. 김 회장은 NS푸드 페스타에서 열린 쌀라면 경연대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12월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 대표는 “지난달 출시된 기본 제품에 토핑을 추가한 제품이 될 것 같다”며 “예컨대 떡을 넣은 떡라면 같은 형태”라고 말했다. 이 제품 역시 시장 상황에 따라 내부적으로 출시일을 검토 중에 있으며 출시 전까지 제품 보완 등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쌀라면 경연대회에 나온 레시피도 제품에 적용할 만한 부분이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민 대표는 “자사에서 R&D를 담당하는 연구원들이 해당 경연의 심사위원을 했기 때문에 회사로 돌아가서 전체 참가자들의 레시피를 참고하고 어떤 특징이 있는지 보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며 라면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하림에게 숙제도 있다. 장인라면을 비롯한 더미식 브랜드의 시장 안착이다. 지난해 더미식 장인라면 출시 당시만 해도 매출 목표를 700억원으로 잡았으나 실제 지난해 매출은 목표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며 라면 시장 점유율 1% 수준에 그쳐서다. 라면시장 경쟁이 워낙 치열한 이유도 있지만,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더미식 브랜드의 경우 경쟁사보다 높은 가격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막 첫 발을 내딛은 시장의 막내로서 매출을 쫓기보다는 시장을 더 장기적으로 보려한다”며 “'하림에서 만든 라면은 모두 맛있다'라는 것을 목표로 앞으로도 다양한 제품 개발에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 대표는 올 초 하림펫푸드 대표에서 하림산업 식품사업부 신임 대표로 이동해 식품 신사업을 이끌고 있다. 김 회장의 오랜 꿈인 ‘종합식품기업’을 책임지는 주요 계열사인 하림산업 육성이라는 ‘특명’을 안은 민 대표는 하림 펫푸드의 사업을 안정적 궤도로 올려 놓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