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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뚜레쥬르, 엇갈린 K베이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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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뚜레쥬르, 엇갈린 K베이커리

파리바게뜨 ‘노심초사’, 뚜레쥬르 ‘승승장구’
허영인 SPC 회장 구속…글로벌 사업 우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지난달 24일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 파스쿠찌의 CEO이자 창업주 3세인 마리오 파스쿠찌와 만나 ‘이탈리아 내 파리바게뜨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위한 업무협약를 체결했다. / 사진=SPC그룹이미지 확대보기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지난달 24일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 파스쿠찌의 CEO이자 창업주 3세인 마리오 파스쿠찌와 만나 ‘이탈리아 내 파리바게뜨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위한 업무협약를 체결했다. / 사진=SPC그룹
해외에서 K-베이커리로 두각을 보이고 있는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표정이 엇갈린다. 결론부터 말하면 뚜레쥬르는 밝다. 하지만 파리바게뜨는 아니다. 파리바게뜨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검찰에 구속되면서 해외 사업에 여파가 생기지 않을지 우려가 나온다. 반면 뚜레쥬르는 해외 진출 국가에서 모두 흑자를 내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의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는 이탈리아 진출을 앞두고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지난 5일 검찰에 구속됐다.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민주노총을 탈퇴하라고 강요한 혐의다.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4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를 받는 허 회장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증거 인멸 염려를 이유로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허 회장 지시로 2019년 7월∼2022년 8월 SPC 자회사인 피비파트너즈가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에게 승진 불이익을 주는 등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사측에 친화적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식품노련 PB파트너즈 노조의 조합원 확보를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SPC그룹은 두 차례의 입장문을 내며 반발했다. SPC는 입장문을 통해 “고령의 환자에 대해 무리하게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피의자에게 충분한 진술 기회와 방어권도 보장하지 않은 채 구속영장까지 청구할 정도로 이 사건에서 허 회장의 혐의가 명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 중요한 시기에 유사한 상황이 반복돼 매우 유감”이라고 토로했다.

SPC는 현재 글로벌 사업 확장을 앞둔 중요한 시기다. 현재 상황이 더 안타까운 이유다. 실제 파리바게뜨는 이탈리아 진출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허 회장은 방한 중인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 파스쿠찌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창업주 3세인 마리오 파스쿠찌와 만나 ‘이탈리아 내 파리바게뜨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파리바게뜨의 해외 사업은 허 회장의 장남인 허진수 파리크라상 사장이 지휘하고 있다. 허 사장은 2019년 중국에 SPC 텐진 공장을 준공하고 같은 해 싱가포르 주얼창이 입점 등 해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2021년에는 합작법인(JV)으로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에 잇달아 진출했다. 현재 파리바게뜨는 해외 영역확장에 집중하며 550개의 매장을 출점했다.

매출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해외 사업 매출액은 2020년 3120억원에서 2021년 4008억원으로 28.46% 성장한 이후, 지난 2022년 말에는 49.76%의 성장률을 보이며 6000억원을 기록했다. 허 회장의 경영 공백이 이탈리아 진출 등 글로벌 사업에 타격이 생기지 않을지 노심초사다.
반면 CJ푸드빌이 운영하는 K-베이커리 뚜레쥬르는 승승장구 중이다. CJ푸드빌이 지난해 호실적에 뚜레쥬르가 크게 견인했다는 평가다. CJ푸드빌은 지난 연결기준 매출액 8447억원, 영업이익 45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2%, 73.6% 증가했다, 2021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래로 영업이익은 연평균 300% 이상 성장했으며 지난해 실적은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베이커리 해외 사업은 미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주요 진출 국가에서 모두 흑자를 냈으며 전체 영업이익 중 해외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달한다. 전년보다 더 큰 이익폭 증가를 시현하며 성장이 가속화됐다.

뚜레쥬르는 현재 LA, 뉴욕, 뉴저지, 매사추세츠주 등 국내 베이커리 업계로는 최다인 미국의 절반이 넘는 26개 주에서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는 100호점을 돌파하고 가맹점 출점에 탄력을 받고 있으며 2030년 미국 내 1000개 매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25년에는 미국 조지아주에 연간 1억개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완공할 계획에 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도 지난해 흑자전환 이후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매출은 전년 대비 20%, 영업이익은 27% 상승했다.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60여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자가르타, 땅그랑, 브까시, 반둥, 발리, 메단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올해 더욱 많은 매장 출점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베트남은 경기 둔화로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흑자를 지켜냈다. 프리미엄 베이커리 1등 지위를 공고히 하는 한편, B2B 및 O2O 사업을 확대하며 수익구조 다각화를 이뤄냈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