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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았다”…올리브유 인상에 물가 또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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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았다”…올리브유 인상에 물가 또 꿈틀

올리브유 가격 인상이 밥상 물가 영향 ‘갑론을박’
“정부 눈치에 새로운 대안 찾는 곳이 더 많을 것”

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급증하면서 관련 국내 기업들도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급증하면서 관련 국내 기업들도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물가 인상 기운이 또 감돈다. 기후변화로 인한 올리브 작황 부진으로 올리브유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후속 여파다. 올리브유를 원자재로 사용하는 다른 제품들의 가격이 올라 밥상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신중론도 있다. 최근 연이어 물가 인상이 단행되면서 정부도 나서고 있어 당장 반영되지는 않을 거라는 이야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샘표는 이달 초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올리브유 제품 가격을 각각 30% 이상 인상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사조해표와 동원F&B도 올리브유 가격표를 바꿀 모양새다. 인상 폭은 다른 곳과 같이 약 30% 정도로 예상된다.
대한민국뿐만이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올리브유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국제 올리브유 가격은 지난해 1분기 5926달러에서 올해 1분기 1만88달러로 70% 올랐다.

올리브유 가격은 세계에서 생산량 절반을 차지하는 스페인이 기후변화에 시달리면서 치솟았다. 스페인은 45~50℃의 폭염, 극심한 가뭄, 냉해 및 초대형 산불 발생 등 연이은 기후변화와 기상이변으로 올리브 생산량이 급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페인은 이상 고온과 가뭄으로 생산량이 평년 대비 절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수출협회(Asoliva)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이용 가능한 올리브유 양이 2021년 310만t에 달했던 것에 비해 최소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스페인산 올리브유는 1년 새 가격이 2배 이상 급등했다.

그리스와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주요 올리브 생산국에서도 날씨 탓에 작황이 나빴다. 포르투갈에서도 올리브유 가격이 올해 1월 기준 전년에 비해 69% 올랐으며, 그리스에서도 같은 기간 67% 급등했다.

이런 상황에 앞으로 올리브유 가격 인상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 문제는 밥상 물가에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지다. 올리브유는 국내에서도 치킨, 파스타, 샐러드 등 다양한 식품에 사용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식품업계에서 가격 인상을 할 때마다 ‘원자재값 인상’을 이유로 들었다. 이대로 올리브유 가격이 지속적으로 치솟으면 관련 식품들이 또 연이어 가격을 올리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귀띔했다.

반대의견도 있다. 요즘 같은 분위기에 가격을 올리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다른 관계자는 “올해 들어 가격 인상이 계속됐다. 정부까지 물가 안정에 나서는 상황에서 곧바로 가격 인상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달 12일 대통령실은 최근 신설한 민생물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물가 안정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물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구조적인 측면, 예를 들어 유통 구조나 무역 구조의 개선에 초점을 둬 물가를 전체적으로 안정화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물가 관리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뒤 경제 수장들과 만나 경제·금융 현안을 점검했고, 다음 날인 10일에는 시장을 방문해 물가를 잡는 데 정부의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또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치킨 프랜차이즈 BBQ처럼 올리브유를 대체할 무언가를 찾는 곳도 계속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제너시스BBQ는 지난해 10월 올리브유 가격이 급등하자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50%를 원료로 한 새로운 ‘BBQ 블렌딩 올리브오일’을 선보인 바 있다. 이 오일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50%에 해바라기오일 49.99%을 섞어 만들었다.

당시 BBQ는 “성장 속도가 느린 올리브나무 특성상 새로 심은 나무에서 제대로 된 열매를 수확하려면 약 10년 이상의 오랜 기간이 필요한 만큼, 올리브오일 가격이 예전 가격을 회복하는 것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BQ 블렌딩 올리브오일 도입은 올리브오일 가격 폭등에 따른 위기 속에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치킨을 만들겠다’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도 유지하면서도, 고객과 패밀리(가맹점)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