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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이미지 벗은 프라엘, LG생활건강 북미서 반등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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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이미지 벗은 프라엘, LG생활건강 북미서 반등 모색

프라엘 수퍼폼 미국 출시, 아마존 핫 뉴 릴리즈 주름·안티에이징 1위
닥터그루트 북미 매출 8배, 아마존 1위 후 코스트코 북미 전점 입점
내수 온라인·H&B 강화 및 글로벌 리밸런싱 진행
스킨케어 흡수를 도와주는 'LG 프라엘 수퍼폼 갈바닉 부스터’, 79달러 가격대로 북미 시장 공략. 사진=LG생활건강 SNS캡쳐이미지 확대보기
스킨케어 흡수를 도와주는 'LG 프라엘 수퍼폼 갈바닉 부스터’, 79달러 가격대로 북미 시장 공략. 사진=LG생활건강 SNS캡쳐
2분기 뷰티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하며 적자를 낸 LG생활건강이 뷰티 본고장인 북미 채널 확장과 중저가 뷰티 디바이스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신성장의 중심축은 뷰티 디바이스다. 지난 6월 LG생활건강은 화장품 제조와 뷰티테크 산업 간의 융합 효과를 높이고자 LG전자의 프리미엄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인 ‘LG 프라엘(Pra.L)’ 브랜드를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LG생활건강은 ‘화장품-디바이스-인공지능(AI)’로 이어지는 뷰티 인텔리전스 스킨케어 생태계를 구축하고, 미래 성장 동력인 뷰티테크 사업을 본격 전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어 미국 시장에 ‘수퍼폼 갈바닉 부스터’를 선보였다. 갈바닉 방식의 홈케어 기기로, 기초제품 유효 성분의 피부 흡수율을 최대 182%까지 높였다. 10월 셋째 주에는 아마존 ‘핫 뉴 릴리즈’ 주름·안티에이징 디바이스 1위에 올랐다.

가격은 79달러, 무게는 47g이다. 주머니에 들어가는 초경량·소형 설계와 다채로운 색상으로 고가·무겁다는 기존 프라엘의 이미지를 덜어냈다는 분석이다. 경쟁사 에이피알 메디큐브 ‘에이지알 부스터 프로’(약 220달러) 대비 가격 장벽도 낮춰 접근성을 키웠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타제품 대비 합리적인 가격인 79달러임에도 고가의 디바이스 못지않은 차별적인 고객 경험을 누릴 수 있어서 미국 고객들의 만족감이 상당히 높다"며 "LG만의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뷰티 본고장인 미국에서 트렌드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기존에 강세를 보이던 두피케어 카테고리도 뒷받침을 하고있다. ‘닥터그루트’의 올 상반기 북미 매출은 전년 대비 약 800% 늘었고, 아마존 ‘Scalp Treatments’ 카테고리 판매 1위를 기록했다. NBC ‘투데이쇼’가 2024년 최고의 헤어케어 제품으로 선정하는 등 인지도를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10월 미국·캐나다·멕시코 코스트코 682개 전 점에 입점했다. 까다로운 미국 코스트코 전점 입점으로 제품 경쟁력을 검증받았다는 평가다.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다. 얼굴처럼 두피·바디를 관리하는 ‘스키니피케이션’ 트렌드 확산으로 미국 헤어·두피케어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5.8% 성장이 예상된다.

립케어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CNP의 고보습 립케어 ‘립세린’은 아마존 ‘립버터’ 부문에서 25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피지선이 거의 없는 입술 특성상 겨울철 재구매가 활발해 성수기 모멘텀이 기대된다.

내수시장은 채널·지역 전략을 손질 중이다. 온라인과 H&B 채널을 먼저 공략하고, 다이소 전용 CNP 저가 라인과 이마트 협업 등 세컨드 브랜드로 저렴한 가격대 상품을 선보여 고객층을 넓힌다. 중국은 면세 물량을 선제 조절해 가격과 브랜드 가치를 지키고, B2C 중심으로 마케팅을 전환한다. 또한 북미·일본·동남아·EMEA를 새 축으로 삼아 ‘글로벌 리밸런싱’을 진행 중이다.

평가는 엇갈린다. K-뷰티가 북미·인디 브랜드·디바이스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사이 중국·프리미엄 편중으로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이 있는 반면, 대표이사 교체라는 강수를 둔 경영 쇄신과 함께 북미 채널 확장, 디바이스 안착, 음료 자회사인 해태htb 매각 추진이 맞물리면 실적을 완화하고 중기 체력 회복의 분기점을 만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현재 운영 중인 사업의 성장과 M&A(인수합병)를 통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등 근본적인 기업 가치를 개선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전했다.


황효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oju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