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성경숙 후원자가 기아대책을 처음 만난 것은 2017년 TV 방송을 통해서였다. 지원을 받는 아이들은 식사와 교육을 받는 반면, 지원받지 못한 아이들은 먼발치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만 있는 장면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저 아이들도 똑같이 도움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고, 그 마음은 우간다 아동 세 명을 후원하는 실천으로 이어졌다.
딸 김지수 후원자가 기아대책을 알게 된 것은 어머니 덕분이었다. 코로나 시기, 어머니의 인터뷰 촬영을 위해 기아대책 본부에 동행한 날 그는 처음으로 다양한 후원 사업을 직접 접하게 되었다. 그 경험은 어머니의 나눔을 ‘지켜보는 사람’에서 ‘함께 관심을 갖는 사람’으로 마음이 옮겨지는 작은 계기가 됐다. 그리고 올해 9월, 어머니의 권유로 찾은 ‘헤리티지클럽 10주년 기념 전시회 시즌2’는 두 사람이 기아대책과 더 깊이 연결되는 결정적인 순간이 됐다.
성경숙 후원자가 유산기부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바로 이 전시회였다. 그전까지는 막연히 “언젠가 여유가 생기면 아프리카 아이들을 돕고 싶다”고만 생각해 왔지만, 전시된 유산기부자들의 삶과 마지막 뜻을 접하면서 마음이 크게 움직였다. 특히 헤리티지클럽 1호인 고(故) 설순희 후원자의 작품을 보며, 자녀들이 어머니의 뜻을 이어 유산기부에 동참한 모습에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 올해 우간다 필드트립에서 본 열악한 주방 환경 역시 마음에 남아 유산기부를 결심하는 데 중요한 이유가 됐다.
이미지 확대보기김지수 후원자 역시 어머니와 함께 본 전시회에서 깊은 울림을 받았다. 전시 직후 어머니가 조심스레 유산기부에 대한 고민을 나누었고, 김지수 후원자는 그 마음을 응원했다. 이후 한 달쯤 지나, 유산기부 약정자가 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무심코 어머니께 다음 약정자가 있는지 여쭤봤고, 어머니는 “다음 자리가 비어 있다면 네가 채워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모님만큼 이루어놓은 것이 없다는 생각에 잠시 머뭇거렸지만, 그날 전시회에서 받았던 울림과 어머니에게 했던 말을 떠올리며 결국 결심을 굳혔다.
현재 성경숙·김지수 후원자는 현금 기부 방식으로 약정했다. 특히 성경숙 후원자는 앞서 우간다 현장에서 보았던 열악한 환경을 기억하며, 자신의 유산이 ‘우간다 나카본도 초등학교 부엌 건축 사업’에 사용되길 바란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유산기부를 통해 기대하는 변화에 대해 두 사람의 소망은 닮아 있다. 성경숙 후원자는 “절약하며 남긴 것을 나누는 일이 기쁘고, 이런 나눔이 자연스럽게 다음 세대에게 이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지수 후원자는 “작은 감사와 나눔이 일상이 되는 사회, 받기보다 주는 삶의 기쁨을 배워가는 세대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모녀는 이렇게 전했다 “유산기부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일상 속 작은 선택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지금 가진 것 안에서도 충분히 누군가의 하루를 밝힐 수 있습니다. 저희의 이야기가 씨앗이 되어 더 많은 분이 함께 동참하고, 그 마음이 선한 영향력으로 이어져 각 가정과 사회가 더 따뜻해지기를 바랍니다.”
한편, 희망친구 기아대책의 ‘헤리티지클럽(Heritage Club)’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아름다운 유산을 남기고자 하는 후원자들의 모임이다. 유산기부는 생전 자신의 재산 중 일부를 공익을 위해 기부하기로 유언을 남기는 방식으로, 자녀에게 성실·겸손·나눔의 가치를 전할 수 있다. 2015년 발족한 헤리티지클럽은 현재 82명의 후원자(2025년 12월 기준)가 함께하고 있다.
황효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ojuh@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