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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진은 크지 않은데”…기업들이 초저가 뷰티에 모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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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진은 크지 않은데”…기업들이 초저가 뷰티에 모이는 이유

다이소 화장품 매출 급증하며 5000원 이하 뷰티 시장 성장
아모레·LG생활건강 등 대기업이 다이소 전용 브랜드로 초저가 라인을 확대
마진은 낮지만 젊은 소비자 유입과 장기 고객 확보를 노린 전략
아모레퍼시픽이 다이소 전용으로 선보인 ‘미모 바이 마몽드’ (왼쪽)와 LG생활건강의 ‘바이 오디-티디(Bye od-td)’ (오른쪽). 사진=각사이미지 확대보기
아모레퍼시픽이 다이소 전용으로 선보인 ‘미모 바이 마몽드’ (왼쪽)와 LG생활건강의 ‘바이 오디-티디(Bye od-td)’ (오른쪽). 사진=각사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화장품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5000원 이하 초저가 뷰티 제품이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단순한 가격 인하 경쟁을 넘어, 소비자 접점을 넓히려는 기업 전략과 맞물리며 시장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나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다이소의 기초·색조 화장품 매출은 최근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매출은 전년 대비 144% 늘었고, 입점 브랜드는 2022년 말 7개에서 올해 1월 기준 160여 개로 확대됐다. 상품 수 역시 1700여 종에 달한다. 업계는 초저가 화장품이 일시적 유행을 넘어 하나의 유통 축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고 있다. 물가 상승과 소비 위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가격 부담을 낮춘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다이소 전용 브랜드 ‘미모 바이 마몽드’를 비롯해 ‘에뛰드 플레이 101’, ‘프렙 바이 비레디’ 등을 5000원 이하 가격대로 선보이며 라인업을 확장했다. 이 가운데 ‘프렙 바이 비레디’는 출시 이후 3개월 만에 누적 판매 10만 개를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었다.

LG생활건강은 CNP의 세컨드 브랜드 ‘바이 오디-티디(Bye od-td)’를 다이소 전용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브랜드의 대표 제품군이 출시 9개월 만에 누적 판매 100만 개를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스팟 카밍 젤’이 판매 호조를 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익성은 기대만큼 높지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5000원 가격대에 맞추려면 원가 구조를 상당 부분 조정해야 한다”며 “용기 사양을 단순화하거나 용량을 줄이고, 원료 배합을 효율화하는 방식으로 단가를 맞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다이소 전용 제품 상당수는 유리병이나 단상자 대신 플라스틱 용기나 튜브형 패키지를 사용하고 있다. 핵심 성분은 유지하되 고가의 부가 성분 비중을 조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제조원가와 물류비를 감안하면 제품 하나당 순이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그럼에도 대기업들이 초저가 채널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단기 수익보다 소비자 접점 확대에 방점을 둔 전략이기 때문이다. 가격 부담이 낮아 젊은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경험하는 창구로 활용하기 용이하다는 판단이다. 다이소를 통해 브랜드에 친숙해진 소비자가 향후 구매력이 높아졌을 때 중고가·프리미엄 라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이익을 남기는 단계라기보다 브랜드를 한 번이라도 더 써보게 만드는 단계”라고 말했다.

유통 환경 변화도 배경으로 꼽힌다. H&B 스토어 중심의 채널 구조 속에서 전국 1500여 개 매장을 보유한 다이소는 대기업 입장에서 놓치기 어려운 오프라인 접점이다. 외국인 관광객 유입 증가로 초저가 K-뷰티 수요가 확대된 점도 초저가 라인 확산에 힘을 보탰다.
다만 리스크도 존재한다. 초저가 라인 확장이 기존 브랜드의 가격 체계와 프리미엄 이미지를 훼손하거나 유통 채널 간 가격 갈등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이에 기업들은 전용 세컨드 브랜드를 앞세워 본 브랜드와의 간극을 관리하는 이원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다이소발 초저가 화장품 확산은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기업 전략이 단기 수익에서 소비자 접점 확보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진은 줄였지만 판은 키웠다. 초저가 시장을 둘러싼 대기업들의 장기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황효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oju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