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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석유’ 족쇄 푼다… 벤츠·스텔란티스, 나트륨 배터리에 ‘생존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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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석유’ 족쇄 푼다… 벤츠·스텔란티스, 나트륨 배터리에 ‘생존 베팅’

리튬 대비 원가 30% 급감… "2만 달러대 보급형 EV 시대 열린다"
영하 40도서 용량 90% 유지 성능 입증, 북미·북유럽 시장 ‘게임 체인저’
중·저가 시장 LFP 독주 체제 균열… 공급망 ‘탈(脫)중국’ 핵심 병기로 부상
전기차(EV)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벽을 넘기 위한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전략이 '고성능'에서 '초가성비'로 급격히 선회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전기차(EV)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벽을 넘기 위한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전략이 '고성능'에서 '초가성비'로 급격히 선회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전기차(EV)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벽을 넘기 위한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전략이 '고성능'에서 '초가성비'로 급격히 선회하고 있다. 그간 리튬이온 배터리의 기세에 눌려 이등 시민취급을 받던 나트륨 이온(Sodium-ion) 배터리가 메르세데스-벤츠, 스텔란티스 등 서구권 완성차 거물들의 핵심 병기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디지타임즈(DIGITIMES) 등 주요 외신이 21(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을 본지가 심층 분석한 결과,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특정 국가에 종속된 핵심 광물 공급망에서 벗어나려는 지정학적 결단으로 풀이된다. 현재 약 3만 유로(5100만 원) 수준인 보급형 전기차 가격을 2만 유로(3400만 원)까지 낮출 수 있는 나트륨의 경제성이 전기차 대중화의 임계점을 돌파할 '마지막 퍼즐'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나트륨 이온 배터리 vs 리튬 이온 배터리 비교.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나트륨 이온 배터리 vs 리튬 이온 배터리 비교. 도표=글로벌이코노믹


보급형 시장의 새 질서: "리튬의 시대가 가고 나트륨이 온다"


서구권 완성차 업체들이 나트륨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리튬, 코발트, 니켈 등 배터리 3대 핵심 광물의 공급망이 특정 지역에 과도하게 편중되었다는 위기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원 무기화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바닷물에서 무한히 추출 가능한 나트륨은 공급망 안보의 완벽한 해법"이라고 평가했다.

나트륨 배터리는 소재의 흔함뿐 아니라 제조 공정에서도 압도적 우위를 점한다. 값비싼 구리 박(Foil) 대신 저가 알루미늄 박을 양극과 음극 모두에 사용할 수 있어 전체 셀(Cell) 제조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춘다. 이는 곧 전기차 가격 인하로 이어져 테슬라와 중국 업체들이 주도하는 가격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서구권 업체들의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 나트륨 이온 배터리(SIB) 개발 현황. 도표=글로벌이코노믹/출처=SNE리서치 보고서, 각 사 분기 보고서 및 업계 취재 종합 (2026년 2월 기준)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배터리 3사 나트륨 이온 배터리(SIB) 개발 현황. 도표=글로벌이코노믹/출처=SNE리서치 보고서, 각 사 분기 보고서 및 업계 취재 종합 (2026년 2월 기준)


겨울철 방전 공포 해소… "북미·북유럽 시장 정조준"


그간 나트륨 배터리의 발목을 잡았던 성능 한계도 기술 혁신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특히 겨울철 주행거리가 급감하는 리튬 배터리의 고질적 약점을 정조준한다. 중국 CATL의 나트륨 배터리 브랜드 '나스트라(Naxtra)'는 영하 40도의 극한 환경에서도 가용 용량의 90%를 유지하는 성능을 증명했다.

이는 겨울철 성능 저하에 민감한 북미와 북유럽 소비자들에게 강력한 구매 요인이 될 전망이다. 비록 에너지 밀도는 리튬 기반 제품보다 낮으나, 1회 충전 시 500km 주행 거리를 확보하고 화재 안정성까지 갖췄다. 업계에서는 나트륨 배터리가 도심형 EV 시장에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내다본다.

2026년 상용화 원년… 한··유럽 3파전 격화


상용화의 고지는 중국이 먼저 밟았다. 폭스바겐이 투자한 JAC모터스는 이미 나트륨 EV를 시장에 투입했으며, 창안자동차는 오는 2분기 내 공식 출시를 예고했다. 이에 맞서 벤츠와 스텔란티스 등은 자체 연구와 지분 투자를 통해 기술 주도권 탈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 역시 이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국내 주요 기업들도 LFP를 넘어선 차세대 저가형 포트폴리오로 나트륨 배터리 양산 검토를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나트륨 배터리의 부상은 '성능 지상주의'에 빠졌던 배터리 시장이 '실용주의''지정학적 자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에너지 밀도의 한계는 도심형 세그먼트와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에서 충분히 상쇄 가능하다. 한국 기업들 역시 프리미엄 전략에서 벗어나 나트륨이라는 거대한 저가형 물결을 주도할 '-트랙' 전략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