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ESG 워치] ESG 세계화 리스크와 그린 스완

공유
0

[ESG 워치] ESG 세계화 리스크와 그린 스완

이혜주 국가ESG연구원 공동원장
이혜주 국가ESG연구원 공동원장
ESG 경제에서 탄소중립은 단지 기후위기 예방수단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미래를 향한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이자 성장엔진이다. 하지만 저탄소경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기후변화가 예기치 못한 극단적인 경제위기를 초래하는 ‘그레이 스완’ 리스크가 발생하게 된다. 공급 측면에서 농산물·에너지 가격의 급격한 변동성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 또 화석연료의 사용이 줄어들고 친환경적 기술의 한계가 깨지면서 소비와 투자는 약화되고 무역의 흐름이 끊어지기 쉽다.

최근에는 환경(E)보다 사회인류학적 책임(S)과 거버넌스(G)를 문제삼아 국가 간 대립과 투쟁에 따른 ‘그레이 스완’ 문제가 심각하다. 현재 직면한 ESG 리스크는 첨단 ‘모바일 트랜스포메이션(MX)’을 지향하는 가운데 ESG를 선점하려는 국가 간 갈등 문제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첨예한 충돌은 수출주도의 한국 기업에 악영향을 미치므로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
미국은 중국 정부가 신장지역에서 자행한 집단학살과 반인륜 범죄(미 국무부의 2020 국가별 인권보고서)의 ‘인권탄압’에 매우 단호한 입장이다. 얼마 전 중국발 공급난의 기저에는 호주 등 우방국을 반(反)중국 전선에 끌어들인 미국의 견제가 깔려 있다. 급기야 미국은 중국 베이징동계올림픽에 공식 외교 사절단 없는 ‘정치적 보이콧’을 선언했고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이 연쇄적 동맹 보이콧으로 동조했다. 이에 중국은 ‘가식적인 결정’이라며 대미 비난을 쏟아냈고 보이콧 국가에 보복하겠다고 협박했다. 중국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짝퉁의 이미지를 씻어내고 21세기를 리드하는 선진형 ‘환경국가, 자율주행차의 스마트국가’를 표방하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미래 패권에 도전하는 극단적 대결로 인해 남북, 미·북 관계를 개선하려던 한국 정부 구상에도 차질을 초래하게 되었다. 유럽연합은 중국 고위층 11명을 인권유린으로 제재를 가했다. 또한 미국이 리드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배제된 중국은 미국 민주주의를 비난하는 백서를 내면서 맞불을 놓았다.

올해 반도체난에 원자잿값 폭등까지 겹치면서 기술패권의 전쟁도 치열한 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상무부가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센스타임’(상탕커지·商湯科技)을 ‘중국 군산 복합기업 명단’에 올린다고 보도했다. 이 명단에 오른 기업들은 미국인의 투자가 금지된다. 미국 정부는 센스타임의 최첨단 안면 인식 기술이 중국 정부가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을 감시하는 데 활용됐다고 비난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행정부는 (중국 등의) 감시 국가에 기술의 수출 통제를 강화함으로써 ‘디지털 권위주의’와 싸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함으로써 미·중 금융시장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빨라지는 모양새다. 미국 정부는 중국 공장을 확대하려는 인텔을 포기시켰고 중국 군사력 증대에 악용할 우려가 있다고 SK의 EUV 노광장비의 중국 반입에 제동을 걸었다. 미국이 우방국인 네덜란드를 움직여 ASML의 EUV 장비의 중국 수출을 막은 것은 SK하이닉스에는 악재로 작용한다.

또 미국 정부는 중국의 6G 기술을 제치기 위해 삼성 반도체 사업을 최대 8조 법인세를 감면해 주면서 미국내로 끌어들였다,

이처럼 전세계 ESG 기술 경쟁이 격화되는 리스크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빠른 정보력을 흡수해 지속가능한 ‘그린 스완’ 정책을 수립해 ‘그레이 스완’을 미연에 방지해야한다. 미래를 목표로 하는 ESG 패러다임은 단기이익 취득에 급급한 단발적인 접근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익을 증진시키는 ‘인내자본(Patient Capital)’의 수립이 중요하다.


이혜주(국가 ESG 연구원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