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환경(E)보다 사회인류학적 책임(S)과 거버넌스(G)를 문제삼아 국가 간 대립과 투쟁에 따른 ‘그레이 스완’ 문제가 심각하다. 현재 직면한 ESG 리스크는 첨단 ‘모바일 트랜스포메이션(MX)’을 지향하는 가운데 ESG를 선점하려는 국가 간 갈등 문제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첨예한 충돌은 수출주도의 한국 기업에 악영향을 미치므로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
올해 반도체난에 원자잿값 폭등까지 겹치면서 기술패권의 전쟁도 치열한 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상무부가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센스타임’(상탕커지·商湯科技)을 ‘중국 군산 복합기업 명단’에 올린다고 보도했다. 이 명단에 오른 기업들은 미국인의 투자가 금지된다. 미국 정부는 센스타임의 최첨단 안면 인식 기술이 중국 정부가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을 감시하는 데 활용됐다고 비난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행정부는 (중국 등의) 감시 국가에 기술의 수출 통제를 강화함으로써 ‘디지털 권위주의’와 싸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함으로써 미·중 금융시장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빨라지는 모양새다. 미국 정부는 중국 공장을 확대하려는 인텔을 포기시켰고 중국 군사력 증대에 악용할 우려가 있다고 SK의 EUV 노광장비의 중국 반입에 제동을 걸었다. 미국이 우방국인 네덜란드를 움직여 ASML의 EUV 장비의 중국 수출을 막은 것은 SK하이닉스에는 악재로 작용한다.
또 미국 정부는 중국의 6G 기술을 제치기 위해 삼성 반도체 사업을 최대 8조 법인세를 감면해 주면서 미국내로 끌어들였다,
이처럼 전세계 ESG 기술 경쟁이 격화되는 리스크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빠른 정보력을 흡수해 지속가능한 ‘그린 스완’ 정책을 수립해 ‘그레이 스완’을 미연에 방지해야한다. 미래를 목표로 하는 ESG 패러다임은 단기이익 취득에 급급한 단발적인 접근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익을 증진시키는 ‘인내자본(Patient Capital)’의 수립이 중요하다.
이혜주(국가 ESG 연구원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