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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현대건설 주식 비중 줄이는 국민연금,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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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현대건설 주식 비중 줄이는 국민연금, 왜?

국민연금, 작년 5월 현대건설 지분 12.15%에서 올해 1월 9.47%로 2.68%p 낮춰…현대건설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추진과 중대재해처벌법 위험 줄이려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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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국민연금공단이 8개월여 현대건설 주식 비중을 줄이고 있어 자회사인 현대엔지니링의 상장에 대비해 모기업의 주가 하락을 피하고 건설업종의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에 따른 위험을 줄이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액이 5조1805억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20% 가량 늘었고 영업이익도 1913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13% 급증했습니다. 당기순이익은 1218억원으로 전년동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습니다.
현대건설의 실적이 그다지 나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5월을 기점으로 계속해서 현대건설 주식 비중을 낮추고 있습니다.

이 시기는 현대건설이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을 상장하기 위해 IPO(기업공개)를 추진했던 시기와 맞물려 주목되고 있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달 28일 기업공개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시장 상장 계획을 연기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이 지난해 5월 31일 보유한 현대건설의 주식 비중은 12.15%(1354만6368주)에 달했습니다. 같은날 현대건설의 주가는 5만7400원으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현대건설 주식 매각을 계속했고 지난해 8월 31일에는 지분 11.29%(1257만7665주)로 낮아졌습니다. 이날 현대건설 주가는 5만5500원으로 5월 31일의 주가에 비해 3.3% 낮아졌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9월엔 현대건설 주식 비중을 다소 높였으나 또다시 매각에 나섰고 지난해 연말엔 지분 9.89%(1111만3223주)로 지분이 두자리 숫자에서 한자리 수로 낮아졌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5월말 현대건설 지분 12.15%에서 지난해말 지분 9.89%로 지분 2.26%포인트(243만3145주)를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이 현대건설 주식 매각을 계속하면서 현대건설의 지난해말 주가는 4만4450원으로 지난해 5월 31일의 5만7400원보다 22.6% 하락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의 현대건설 주식 매각은 올해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현대건설 지분 9.47%(1054만6690주)를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한달간 현대건설 지분을 0.42%포인트(56만6533주)를 팔았습니다. 지난해 5월말 지분에 비해서는 2.68%포인트(299만9678주) 낮아졌습니다.

현대건설의 지난 8일 주가는 4만1800원으로 지난해 말의 주가 4만4450원에 비해 6.0% 하락한 수준입니다. 8일 주가는 지난해 5월 31일의 5만7400원보다 27.2% 떨어졌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이 현대건설 주식을 내다 판 것이 주가 하락의 주요한 요인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연금공단은 현대건설 주식을 일반투자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상장사 지분 5% 이상 보유한 연기금, 기관 투자자는 보유지분 규모와 함께 투자목적을 밝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하는 경우 중점관리사안인 배당, 임원보수, 법령상 위반 우려, 지속적 반대 의결권행사, 정기 ESG 평가 등급 하락 및 예상하지 못한 우려 관련 비공개대화 대상기업, 비공개중점관리기업 등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현대건설 투자목적이 일반투자이어서 배당 확대, 임원의 보수 제한, 지배구조 개선 등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펼칠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현대건설의 보유주식 변동 이유에 대해서는 단순추가처분이라고 사유를 밝혔습니다.

증권가에서는 국민연금공단이 일반투자 목적으로 현대건설 주식을 보유하면서도 단순추가처분을 사유로 지속적으로 지분을 낮추고 있는 데 대해 다양한 추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건설 자회사인 현대엔지니링의 상장 시 현대건설의 주가 하락이 어느정도 예상되고 건설업종의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에 따른 위험 가중이 국민연금공단의 현대건설 지분 축소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