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지배구조 분석] 바이오젠,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매각 이득 2조원?

공유
3

[지배구조 분석] 바이오젠,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매각 이득 2조원?

2018년 6월 콜옵션 행사 후 7486억원 투입으로 지분 50%-1주 확보…4년 안돼 2조7655억원에 매각, 2016년엔 콜옵션 행사 가치를 0원으로 평가했다는 얘기도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 의혹의 논란의 대상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의 미국 바이오젠 지분을 전량 매입키로 결정하면서 바이오젠이 에피스 투자로 얼마나 이득을 봤는지에 대한 궁금중이 커지고 있습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015년 삼성바이오가 에피스의 회계처리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하면서 수조원이 넘는 평가이익을 거뒀고 삼성바이오를 수년간 적자상태에서 한순간 1조9049억원의 흑자로 바꿔준 ‘황금알을 낳은 거위’라 할 수 있습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상업화를 위해 2012년 2월 28일 자본금 164억7000만원으로 설립됐습니다. 액면가는 5000원입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와 미국 바이오젠의 합작법인이며 설립 후 2013년까지 세차례의 증자를 거쳤고 그해 말 자본금이 330억원에 달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2013년 말 지분분포는 삼성바이오가 지분 85%(561만주), 바이오젠이 15%(99만주)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후 2014년 말에는 삼성바이오의 지분이 90.3%(922만4200주)로 높아졌고 바이오젠의 지분은 9.7%(99만주)로 낮아졌습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유상증자에 삼성바이오가 참여했지만 바이오젠은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2015년 말에는 삼성바이오의 지분이 91.2%(1156만7921주) 전년보다 0.9%포인트 높아진 반면 바이오젠의 지분은 8.80%(111만5784주)로 0.9%포인트 낮아졌습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그해 6월 30일 이사회를 열어 주당 5만원에 총 129만7501주를 유상증자키로 결의했습니다.

삼성바이오는 2015년 종속기업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기업으로 회계처리를 바꾸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 투자 지분에 대한 지배력이 상실되어 처분 손익이 4조5436억1053만5000원에 달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는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 90% 이상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바이오젠이 지분 50%-1주의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회계처리 변경의 사유로 제시했습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그후 지속적인 적자로 인해 유상증자의 필요성이 더해지면서 2016년 또다시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삼성바이오는 유상증자에 참여한 반면 바이오젠은 불참했습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2016년 말 지분분포는 삼성바이오가 지분 93.31%(1556만7921주)에 달했지만 바이오젠의 지분은 6.69%(111만5784주)에 불과했습니다.

삼성바이오는 2017년에도 유상증자를 계속했고 삼성바이오의 지분이 94.61%(1956만7921주)로 늘어난 반면 바이오젠의 지분은 5.39%(111만5784주)로 줄었습니다. 삼성바이오의 주식수는 늘어나지만 바이오젠의 주식수는 그대로 유지되면서 바이오젠의 지분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현상입니다.

미 바이오젠은 2016년과 2017년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2018년부터 돌연 태도를 바꿨습니다.

미 바이오젠은 지난 2018년 5월 18일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콜옵션 행사의사를 밝혔고 그해 6월 29일 콜옵션을 행사했습니다.

그결과 2018년 말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 분포는 삼성바이오가 지분 50%+1주인 1034만1853주를 갖게 됐고 바이오젠은 지분 50%-1주인 1034만1852주를 소유하게 됐습니다.

삼성바이오가 2017년 말 보유하고 있던 에피스 주식 1956만7921주에서 922만6068주를 떼내 2018년 콜옵션을 행사한 바이오젠에 넘겨준 결과입니다.

삼성바이오가 인수하려는 바이오젠 보유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식 1034만1852주는 이같은 사연을 갖고 있는 주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2016년과 2017년에 실시한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항간에는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출자한 전액은 물론 콜옵션 가치를 0(제로)으로 평가해 2016년 재무제표(10-k)를 SEC(미국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즉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투자한 전액을 손실로 처리했고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생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평가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바이오젠이 지난 2018년 5월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콜옵션 행사 의사를 밝히면서 상황은 돌변했습니다.

바이오젠은 콜옵션 행사로 보유하게 된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1034만1852주를 2조7655억2000만원(약 23억 달러)에 팔 수 있게 됐습니다.

바이오젠이 2016년 이전까지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투입한 돈은 주식수 111만5784주에 약 5만의 유상증자 가격을 감안하면 558억원 상당으로 추정됩니다. 바이오젠은 2016년엔 투자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를 0원으로까지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이오젠은 2018년 6월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해 삼성바이오가 보유 중인 에피스 주식 1956만7921주 가운데 922만6068주를 7억 달러(7486억원) 상당에 넘겨받았습니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에피스에 그동안 8000억원 가량을 투자해 2조7655억원에 팔게 되는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콜옵션 행사후 4년도 안돼 2조원 가량의 이득을 챙긴 셈입니다.

일각에서는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 이후 유상증자에도 제대로 출자하지도 않았지만 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 의혹 논란에 휩쓸려 바이오젠에게 2조원 가까운 돈을 넘겨준 결과가 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